‘모글리 신드롬(Mowgli Syndrome)’이라는 말을 알고 계신가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 <타잔>이나 <정글북>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야생아에 관한 현상을 말합니다. 학계에서도 진위 여부에 대해 의견 차이는 있지만, ‘인간 문명의 암시’를 받지 못하고 ‘야생의 암시’를 받고 자라난 아이는 존재했었던 걸로 보입니다. 저는 이런 야생아들이 동물과 어울려 살면서도, 사랑·배려·도덕 같은 인간미를 전파하고 도구를 사용하며 진보된 문화를 가르치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야생아의 초기 발견된 모습은 짐승 그 자체였던 걸로 보입니다.  

우연히 티비에서 <금쪽같은 내새끼>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정신의료 분야에서 아주 유명한 오은영 박사께서 문제가 있는 아이들의 생활하는 촬영물을 분석하고 진단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학대를 당하고 자라난 여성이 똑같이 학대와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을 만나 이혼을 하고, 본인의 딸이 삐뚤게 성장하고 자신과 같은 삶을 살게 될까 걱정하는 어머니의 사례였습니다. 왜 어머니께서는 자신의 부모와 같은 나쁜 남자와 결혼을 하였으며, 본인의 딸 또한 자신과 같은 불행한 삶을 살 것 같다는 걱정을 하는 걸까요? 

무의식이 작동하는 방식을 가상의 예로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2살 아이가 벌에 쏘인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아이는 작은 체구에서 감당하기 힘든 벌의 독성분이 체내로 침투해서 죽을 고비를 가까스로 넘기게 됩니다. 그 결과, 이 아이는 무의식 깊은 곳에, 벌에 대한 저항과 공포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세포 하나하나까지 이 불행한 사건의 정보들을 저장하게 됩니다. 아이는 2살 때의 기억은 잊어버리지만 막연하게 벌에 대한 공포심을 가진 채 8살로 성장하고, 공원서 친구와 놀다 다시 한번 벌에 쏘이게 됩니다. 그러자 이 8살 아이의 무의식에서는 2살 때의 그 끔찍한 사건을 떠올리게 되고 벌에 대한 극한의 공포와 저항감이 증폭되어 더 각인이 되고 부정적인 감정적 신체적 왜곡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아이는 성인으로 성장하여 벌을 볼 수 없는 대도시의 아주 좋은 기업에서 일하게 됩니다. 어느 날 기업의 CEO가 바뀌어 조직 생활에 대한 철학을 벌에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벌은 수억 수만 년을 진화해온 조직적인 사회적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사내 교육은 벌의 사회적 역할론을 교육하고, 기업의 심벌도 벌과 같은 노란색으로 바뀝니다. 사내의 색상도 노랑, 갈색 같은 벌을 연상시키는 색상으로 정하게 됩니다.

2살과 8살의 기억을 간직한 이 어른은 회사만 가게 되면 갑자기 불안함과 초조함이 생기기 시작하고, 신체적으로는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계산하기 좋아하는 어른의 ‘현재의식’은 문제의 원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부모님 탓을 하고 그다음엔 사랑이 식은 연인의 탓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본인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현실과 자신을 원망하기 시작합니다. 문제의원인을 모른 채 그렇게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수억 년을 살아온 벌에 대해 여러분들은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육각형의 벌집을 확장하고 꽃이 피면 꿀과 꽃가루를 모으러 일벌들이 나가서 노역을 하고 또 세력이 많아지면 여왕벌을 생산하여 분봉을 하는 의사 결정을 누가 하는지 여러분들은 알고 계십니까? 이 결정은 하나의 여왕벌이 아닌 경험 많은 일벌들이 한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아마 우리 현실을 창조하는 여러 선택들을 우리 ‘현재의식’인 ‘생각’이 한다고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선택을 하는 건 ‘현재 생각’이아니라 여러 경험을 토대로 형성된 ‘나의 무의식 차원’ 에서의 내면 자아에 의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마치 벌 군집체의 의사결정을 하나의 여왕벌이 아닌 경험이 많은 여러 일벌들이 하는 것처럼, 나의 선택도 지금의 내 생각이 아닌 나의 축적된 무의식 차원의 내사(內射)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당시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목격했거나 혹은 죽을 뻔한 사람들은 당분간, 아니 더 긴 시간 동안 사람이 많은 곳은 갈 수 없을 수 있습니다. 이는 무의식 차원에서의 자기보호, 자기사랑의 기능이 작동하여 비슷한 장소 혹은 사건 인물에 대해서 부정적인 감정과 반응을 나타내게 하는 것입니다. 

짐승의 암시를 받은 야생아, 학대받고 자랐지만 또 다시 나쁜 남편을 맞은 어머니, 벌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내면화했던 사람, 그리고 이태원 참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히 현재의 표면적인 나의 의식을 고치는 게 아닌 무의식 차원에서의 내면의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최면에서는 ‘현재의식’의 생각을 줄이고 무의식을 활성화시키는 기법을 이용합니다. 이릍 통해 단순히 ‘현재의식’인 생각을 바꾸는 작업이 아닌 무의식 수준의 변화를 하게 하는 작업을 합니다. 여러분께서도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왜 반복된 선택과행동을 하는지 자신의 내면을 한번 돌아보시고, 좀 더나은 현실을 창조하기 위해 긍정적인 내사(內射)를 만드셨으면 합니다.

 

김태원(ABH최면 전문가, EFT상담사)
김태원(ABH최면 전문가, EFT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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