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동통장협의회의 남이면 팔봉리 농가 생강 캐기 봉사

10월 27일 희뿌연 이른 시각 컴컴한 길을 나섰다. 산남동통장협의회(회장 황은준) 소속 통장 20여 명이 생산적 일손 봉사를 위해 모이는 집결지로 가기 위해 어두움을 뚫고 집을 나선 것이다.

도착 시각이 7시라 평소에 일어나지 않는 시간에 눈을 비비고 시골길을 달려 생강밭에 도착했다. 농가의 생강밭은 광활하기만 했다. 밭을 쳐다보니 대나무 줄기 같아보였는데 생강 줄기라고 한다. 태어나서 처음 봐서 신기하기만 하였다.

밭에는 외국인 몇 명이 벌써 삽질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도착지로 가면서 기계로 생강을 일궈 주면 흙만 털면 되리라 상상을 했다. 삽으로 넓은 밭의 생강을 캐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악~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농가를 돕기 위해 나온 것이니 일단 자리를 잡고 삽질해 놓은 생강의 줄기를 제거하고 흙을 털었다. 처음에는 흙을 깨끗이 턴다고 생강을 부러뜨리면서 흙을 털어냈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자원봉사 대장이 가르쳐 준다.

삽으로 캐낸 생강은 일단 눕힌 상태에서  줄기를 제거하고 생강이 부러지지 않게 흙을 털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강이 부러지면 세척 과정에서 물이 들어가서 생강이 썩고 상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는 조심조심 어린아이 다루듯 생강의 줄기를 떼고 흙을 털었다.

농가에는  통장단 말고도 8시쯤에 들어온 봉사자들이 있었는데,  농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일 년의 반 이상을 봉사하는 분도 만나게 되었다. 역시 이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좋은 일을 하는 분들이 있어 살 만한 세상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아침이라 바닥에서 찬기가 올라오고 흙도 얼굴에 튀었다. 흙을 털다 보니 비닐장갑이 구멍이 났지만 모두 열심히들 하였다. 중간에 간식 시간이 되어 떡과 두유를 받아 밭두둑에 앉아 요기를 했다.

휴식 후 열심히 일하는 중에 유종열 산남동장과 행정팀장, 담당 주무관이 나와 간식과 함께 격려해주었다. 또다시 분발하며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그 넓던 생강밭에 끝이 보였다. 마지막 힘을 짜내어 생강을 다 캤다. 수확이 끝난 밭에서 혹시라도 떨어진 생강이 없는지 포대를 들고 다니며 줍는 밭주인을 보면서 생산작물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아울러 농촌의 고마움도 느끼면서 마지막 삽질과 작업을 했다.

생강이 필요한 통장들은 미리 주문하여 농가로 내려가고 다른 사람은 집으로 오는 것으로 일과를 마무리하였다. 농촌에서는 많은 일손이 필요한 만큼 필요한 시기에 뜻있는 분들의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지면서 힘들지만 뿌듯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