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푸르지오 노인회 이연수 회장 인터뷰

18일 오전, 산남푸르지오 경로당에 갔다. 지난 10월 11일 제26회 노인의 날을 맞아 산남푸르지오 경로당이 표창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이연수 노인회장을 찾아뵈었던 것이다. 이연수 회장님은 기자를 만나자마자 ‘청주시 510곳의 경로당이 경합을 벌였던 터라 수상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는데, 큰 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2022년 10월 18일에 산남푸르지오 경로당에 모인 회원들. 왼쪽부터 박장국 총무님, 박명희님, 유해석님, 서영옥님, 이연수 회장님, 홍정자 감사님, 유재순님, 최상숙 부회장님, 송월용님, 강명애님 ⓒ조현국
2022년 10월 18일에 산남푸르지오 경로당에 모인 회원들. 왼쪽부터 박장국 총무님, 박명희님, 유해석님, 서영옥님, 이연수 회장님, 홍정자 감사님, 유재순님, 최상숙 부회장님, 송월용님, 강명애님 ⓒ조현국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에 대해 여쭤보았다. 
이연수 회장님이 말씀하신다. 
“코로나 전에 두꺼비생태둘레길을 회원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 차례씩 청소했던 것이 먼저 떠올라요. 바위 틈새도 쓸어가면서 화초들이 예쁘게 피어날 수 있게 경로당 회원들과 청소를 했었죠.” 
“아파트 어린이집 원아들과 교류한 것도 기억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 아파트에는 어린이집이 3군데 있는데요, 설날 때면 어린이집 꼬마들이 경로당으로 세배 오고 추석 때가 되면 꼬까옷 입고 재롱 잔치를 했어요. 어린이날엔 경로당 회원들이 어린이집 아이들을 초대하여 다과회를 열기도 했지요. 이 흐뭇한 기억들은 아쉽게도 코로나 이전에 있었던 일들입니다.”
아파트 경로당이 갖는 공간의 소중함이 떠올랐다. 경로당은 아파트 어린이들과 경로당 노인회원들 간의 ‘세대공감’의 장이었던 셈이다. 

이연수 회장(좌)이 표창장과 꽃다발을 들고 강대곤 산남동노인회 회장(우)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현국
이연수 회장(좌)이 표창장과 꽃다발을 들고 강대곤 산남동노인회 회장(우)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현국

“코로나 기간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경로당이 폐쇄되자 회원들이 ‘주간보호센터’나 ‘요양병원’으로 많이 빠져 나가셨어요.” 코로나 격리 기간 동안 겪었을 노약자들의 주름살이 깊게 느껴지는 말씀이었다. 
이연수 회장님은 올해 중반부터 달라진 경로당 풍경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올해 6월부터 다시 경로당이 열리면서 회원들이 오시고 있습니다. 일주일 한 번씩 9988 같은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고 가까운 데 나가서 함께 회식도 하고 합니다.”

이연수 회장이 표창 심사에 제출한 공적서를 기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조현국
이연수 회장이 표창 심사에 제출한 공적서를 기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조현국

 

경로당 운영에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이연수 회장님은 “우리 아파트 경로당 회원들은 2007년 10월에 개원한 이래 지금까지 16여 년간 같이 생활해 온 가족 같은 분들이십니다. 그런 분들이 연세 들어 한 분 한 분 우리 곁을 떠나갈 때 가장 힘듭니다.”라고 답했다. 식사 문제도 꼽았다. 경로당 문을 다시 열면서 식사 문제가 좀 힘들어졌는데, 다행히도 산남푸르지오 경로당에는 열 명의 특별회원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하신다. 

아파서 점심 드시러 나오지 못하는 회원들에게 전화를 거는 이연수 회장 ⓒ조현국
아파서 점심 드시러 나오지 못하는 회원들에게 전화를 거는 이연수 회장 ⓒ조현국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세요?
이연수 회장님은 두 가지를 꼽았다. “경로당 회원들을 늘리고, 현재 계신 분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실내 운동기구 설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회원들도 실내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아니면 운동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건강이 최고니까요. 그리고 점심식사만이라도 경로당에서 회원들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마을 어르신이나 주민들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이연수 회장님이 답하신다. “현재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소 직원들이 경로당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궂은일 마다하지 않은 경로당 특별회원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경로당 회원들에게는 아름다운 아파트, 아름다운 마을에서 같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자고 말하고 싶어요.”

10월 22일에 아파트에서 열린 ‘가족과 함께 하는 아나바다 장터’에서 봉사하고 있는 이연수 회장과 경로당 회원들 ⓒ 조현국
10월 22일에 아파트에서 열린 ‘가족과 함께 하는 아나바다 장터’에서 봉사하고 있는 이연수 회장과 경로당 회원들 ⓒ 조현국
10월 22일에 아파트에서 열린 ‘가족과 함께 하는 아나바다 장터’에서 봉사하고 있는 이연수 회장과 경로당 회원들 ⓒ 조현국
10월 22일에 아파트에서 열린 ‘가족과 함께 하는 아나바다 장터’에서 봉사하고 있는 이연수 회장과 경로당 회원들 ⓒ 조현국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이연수 노인회장은 기자에게 22일 아파트 공동체 행사에서 노인회가 어묵하고 전을 부치니 꼭 와서 맛보라고 말씀하신다. 그 말씀을 듣고, 공동체 활동에 앞장서시는 어르신들이 있어 참 든든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스스로 공동체를 지키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이연수 노인회장의 활동을 통해 새삼 환기했다. 박장국 경로당 총무가 기자에게 슬쩍 귀뜸해준다. “이연수 회장님은 아프신 분들까지도 꼭 챙기셔요.” 
부디 코로나가 완전히 지나가 아파트 경로당이 다시 훈훈한 사람들의 소통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연수 노인회장님의 바람처럼 “여름에는 무더위쉼터가 되고 겨울에는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곳, 누구나 운동할 수 있고 누구나 차 한잔 나눌 수 있는 곳”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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