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동물축복예식을 다음과 같이 진행합니다!
2022년 10월4일(화) 오전 11시
두꺼비생태문화공원 야외공연장

10월 4일은 세계동물의 날이다. 이날은 기독교에서 프란시스 성인을 기리는 축일인데 동물들을 아끼고 사랑했던 프란시스 성인의 축일을 ‘세계동물의 날’로 정한 것이다. 1931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생태학자대회에서 인간과 동물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멸종 위기에 빠진 동물을 보호하자는 의미에서 처음으로 제정되었다고 한다. 그 후 전세계에서 동물보호 대사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 ‘세계동물의 날’ 조직위원회는 이날 제정의 사명에 대해 “동물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은 동물복지의 기준을 전 지구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함”이라고 하며, “동물의 날을 제정을 통해 전세계 동물복지 운동을 일치시켜서 동물들이 살아가기 좋은 지구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물복지법’을 개정하여 이날을 국가가 지정하는 ‘세계동물의 날’로 만들자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법률을 통해서가 아니라 종교적 차원에서는 이미 천주교회와 성공회 등에서 ‘동물축복식’을 거행하는 행사들이 언제부터인가 계속되고 있었다.
프란시스 성인의 종교적 정신을 생태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착안한 ‘동물축복식’이라는 행사는 이제는 종교적 경계를 넘어 공공성을 띠여 번져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톨릭과 성공회 이외에 동물보호단체와 그 밖의 세속단체들이 이러한 ‘동물축복식’을 생태적 공공활동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산남동에서는 코로나19가 유행되기 전에 생태공원에서 조그마하게 동물축복식이 시도되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되었다. 그러나 이제 올해 ‘동물축복식’을 시작해 보자는 제안을 이 지면을 통해 밝혀본다. 위에서 밝힌 것과 같이 동물축복식은 종교적 행위로서의 의미만이 아니라 <세계동물의 날>을 인식하고 확산하기 위한 운동도 함께 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필자는 <동물축복식>을 준비하려고 한다. 이 동물축복식에 우리동네 동물들을 사랑하고 기르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동물이 우리와 함께 공존하는 생명의 파트너임을 확신하고 천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동물축복식에는 집에서 기르는 반려동물뿐 아니라 자연계에 있는 모든 동물을 향한 축복과 사랑의 선언이 포함될 것이다. 또한 죽어가는 동물(혹은 반려동물)에 대한 애도, 상처 입고 병든 동물에 대한 치유의 기원, 그리고 생태적 위기 속에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동물들에 대한 인간의 죄책 고백 등의 다소 전례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지구 생명 전체를 아우르는 절대적 존재(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염원을 기원하는 것으로 보아주면 좋을 것이다.


동물에 대한 태도는 각 문화권 마다 또는 우리나라같이 급격하게 변화된 사회에서 겪게 되는 문화격차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동물을 애니미즘의 대상으로 보는 컬트적 문화라든가 사육과 식량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관습적 태도는 이러한 문화격차의 현상이기보다는 변화된 세계에서의 문화적 대응의 문제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에 반려동물의 문제는 사육과 식량의 대상으로 하던 동물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반려동물과의 공존을 위한 사회적 문제는 아직도 많은 문제를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단지 반려동물의 문제가 아니라 동물계에 대해 전통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 뿐 아니라 도시화된 문화권에서 동물에 대한 적대감과 공포의 문제로 인한 생태파괴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인간과 다른, 혹은 도시문화권에서 동물세계를 접해보지 못한 협소함으로 인해 동물에게 가지는 공포와 혐오의 감정을 넘어서는 문화적 행동은 생물다양성의 보전에 꼭 필요한 것이다.


동물축복식은 이러한 문제를 포괄하여 생태적 문화와 생물과 함께 공존하는 도시문화의 건설을 위해 시도하는 문화적 행동이며 생태문화운동이다. 종교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공공적 차원에서 동물에 대한 친근함과 공존의 대상임을 표현하는 문화행동이 더욱 다양화되길 바란다.

오동균 신부(대한성공회 청주산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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