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변화’는 단순히 계절 변화로만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내면서 ‘기후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사망자의 23%가 대기 오염, 수질 오염 및 화학 물질 노출과 같은 ‘환경 위험’과 관련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최근 제46차 유엔인권이사회 회의는 생태계 보존, 보호, 복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만큼 이 결의안은 인류의 건강과 복지에 매우 중요함을 보여준 것이다.


최근 두꺼비마을신문에 게재된 오동균 신부의 ‘폭우와 폭염-재난의 사회학’ 글을 읽으며 기후위기가 사회취약계층에 특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에 매우 공감했다. 예를 들어, 뉴스보도를 통해 접하게 된 폭풍과 폭우, 산불과 태풍 등의 자연재난에 의해 발생되는 피해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그에 대한 피해가 더 큰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쪽방 거주자, 홀몸노인, 환기불량 주택, 반지하 거주자, 저소득층,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었다.


올해 2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와 한국기자협회는 ‘제11회 인권보도상’ 대상 수상작으로 <한겨레> 최우리·이근영·김민제 기자, 김정수 선임기자의 ‘기후위기와 인권’ 보도를 선정했는데, 심사위원단은 “기후변화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 삶의 현장을 찾아 기후위기는 결국 불평등, 정의의 문제라는 현실을 드러내고 인권의 관점으로 기후위기를 풀어낸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2022.02.28.일자). 기후위기가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에 위협을 주고, 주거와 직업, 노동환경 등 삶의 질에 변화를 준다는 경각심을 충분히 이끌어 내었기에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언론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기후위기에 대해 성인과 청소년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에 대한 설문조사가 있었다. <한겨레>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지난 10월 16-22일 공동으로 전국의 청소년(14-18실) 500명, 성인(19-59살)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후변화의 책임에 대해 청소년은 자원을 독점하고 고갈시킨 선진국(28.8%), 기후·환경에 무관심한 어른 세대(26.6%), 이윤에 몰두하는 기업(17.6%), 에너지 과다사용을 허용한 정부(14.4%) 순으로 응답한 반면, 성인은 자신들의 책임이 크다고 38.2%로 가장 많이 응답하였다(한겨레, 2021년 1월 5일자).


기후위기를 만들어 낸 가장 책임 있는 주체는 숨어버리고 가장 책임 없는 사람들이 큰 피해를 받으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환경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 즉 뭔가 공정하지 못하고 부당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특히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경제적,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더 큰 피해가 되는 상황에서 책임의 주체들은 더욱 책임감을 갖고 이를 위한 해결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 또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공론화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될 것이다.


청주서원노인복지관은 기후위기, 환경문제 등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환경보호를 위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자 선배시민 자원봉사단이 구성되어 활동하기도 하고, 충북녹색구매지원센터와 연계한 환경교육, 녹색제품 등에 대한 홍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두꺼비마을신문과 함께 아이스팩 재활용을 위한 버모나 캠페인도 참여 중인데 좀 더 ‘기후위기와 인권’이라는 주제로 학습하고 자각하며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정치권에도 선한 영향을 주어 재난극복을 위한 지혜와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되고 더 나아가 기후위기에 주 책임을 가진 사람들에게 한목소리로 위기동참을 요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봉욱 청주서원노인복지관 관장(서원대학교 미래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오봉욱 청주서원노인복지관 관장(서원대학교 미래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