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손칼국수 산남점' 전경 ⓒ조현국
'할머니손칼국수 산남점' 전경 ⓒ조현국

이원희 회장은 미식가다. 그와 함께 간 식당의 음식은 다 맛있었다. 주민이 추천하는 우리동네 맛집멋집 첫 번째 주민으로 그를 떠올린 이유다. 
전화를 걸었다. 기획 취지를 설명하고 우리동네 맛집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원희 회장은 주저하지 않고 ‘할머니손칼국수’를 추천했다. 할머니손칼국수의 ‘수제비’를 아주 좋아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깔끔하고 칼칼한 맛에 반한 후로 자주 찾는다고 했다. 그래서 12일 이원희 회장과 함께 할머니손칼국수를 찾았다.
 

산남두꺼비생태마을 아파트협의회 이원회(산남퀸덤) 희장이 '할머니손칼국수'의 수제비를 권하고 있다. ⓒ조현국
산남두꺼비생태마을 아파트협의회 이원회(산남퀸덤) 희장이 '할머니손칼국수'의 수제비를 권하고 있다. ⓒ조현국

이원희 회장은 할머니손칼국수 윤병인 대표를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이날 취재 간 자리에서 두 사람은 처음 인사를 나눴다. 순전히 ‘맛’에 이끌려 추천한 것이었다. 
이원희 회장은 처음에는 칼제비를 주로 먹다가 우연한 기회에 수제비를 맛본 이후로 수제비 애호가가 되었다. 음식이 나오자 이원희 회장은 수제비를 백배 더 맛있게 먹는 팁을 슬쩍 알려준다. 수제비만 뜨지 말고 국물도 함께 넣고, 청양고추와 집고추를 알맞게 넣은 후 먹을 것이며, 곁따라 나오는 공기밥을 말아먹으면 깔끔하고 칼칼한 수제비 맛을 백배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할머니손칼국수 윤병인 대표가 합석했다. “동네 맛집으로 추천해줘서 영광입니다. 그 동안의 노력이 인정받는 기분이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이원희 회장에게 인사를 건넨다. “맛있으니까요.” 이원희 회장이 화답해주었다. 
몇 가지 궁금했다. ‘할머니손칼국수’라는 상호가 여러 지역에 보이는데 어떤 관계인지 궁금했다. 모두 가족들이라고 한다. 내덕동에 있는 1호점은 어머니가 운영하던 곳이고, 10년 후 누나네가 용정동에서 2호점을 내고, 윤병인 대표는 2011년에 3호점을 냈다고 한다.(4호점은 복대동에서 형님이 개업했다.) 올해로 만 11년째, 윤병인 대표는 태권도장을 운영하다가 ‘가업’에 종사하게 된 케이스다. 17년 갈고 닦은 태권도 정신이 할머니손칼국수 산남점의 근간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윤병인 대표는 새벽 5시 30분이면 가게 문을 열고 반죽하고 홍두깨로 국수를 민다.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순전히 몸으로 면을 뽑아낸다. 육수도 장인어른이 순창에서 농사짓는 고추를 공급받은 고추씨와 파뿌리, 무, 북어 등을 넣고 푹 우린다. 재료를 준비한 후에 주문과 동시에 음식을 만들어 맛의 신선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이원희 회장의 미감을 사로잡은 깔끔하고도 칼칼한 맛의 비결은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이원희 회장은 맛 외에도 사장님과 직원들의 친절을 할머니손칼국수의 매력으로 꼽는다. 아무리 바쁜 상황 속에서도 친절하게 응대해줘서 좋다는 것이다. 또한 식당에 올 때마다 손님들로 꽉 차 있어 아는 분들을 자주 만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서로 먼저 계산을 하려는 진풍경이 펼쳐진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할머니손칼국수’는 동네 식당이다. 문득 이런 문구가 생각난다. ‘반가운 이웃들을 만나 맛있는 식사를 하려면 할머니손칼국수에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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