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욱 청주서원노인복지관 관장

(서원대학교 미래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나는 누군가의 선배이자 후배이다. 학교, 군대, 직장 등의 소속에서의 선후배이면서 삶의 선후배로 누군가에게 좋은 선배 혹은 나쁜 선배인지는 내가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만든 기준에 의해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내 삶이 마무리되는 날까지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그게 가능하다면 말이다. 최근에 노인복지관을 중심으로 선배시민 운동에 관심을 갖고 활동 중에 있다. 지금부터는 시민으로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시민으로서의 선배’는 어떻게 살아가는 것일까?

이 세상의 빛을 보는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은 나를 중심으로 내가 잘 살기 위해 어떻게 살면 좋을까를 생각하고, 나를 중심으로 무엇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왔다. 물론 내 삶의 변화에는 누군가를 만나 가족을 형성하면서 나와 가족을 중심으로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가족구성원에게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먹고 살기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면서 살아왔다.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었다. 빈곤의 책임을 나에게 두었고, 개인 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자라왔기 때문이다.

 

청주서원노인복지관에서 '선배시민'들이 전문교육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빈곤의 책임은 나에게만 있는가? 아니면 내가 속한 국가에게도 있는가?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면서 살아왔다. 그렇다면 시민에게 주어진 권리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외우지 않아도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납세의 의무, 국방의 의무, 교육을 받게 할 의무, 근로의 의무, 환경 보전의 의무, 재산권 행사의 공공복리 접합 의무가 있다. 시민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하기에 누구보다 잘 지키며 살아왔다. 물론 시민의 의무를 지켜오지 않은 사람이 있는지 궁금해서 질문을 하면 모두 시민의 의무를 지켜온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시민의 의무는 알고 있지만 시민의 권리에 대해 질문하면 잘 모른다. 물론 선거철이 되면 자연스럽게 듣게 되는 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참정권’인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있 으니 참여해 달라는 외침을 자주 듣는다. 그래서 우리는 아픈 몸과 마음을 갖고 있는 경우에도 투표하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기도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외친다. 물론 우리가 뽑은 그들이 정치인으로서 잘 활동하고 있는지를 보고 듣고 말하지 않아서 그런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것도 우리의 잘못이다. 우리가 바라보고 함께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심을 잃어가는 의원과 대통령이 존재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내가 뽑은 사람에 대해 그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응원과 함께 건강한 비판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34조」에 ①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바로 국가의 역할이자 책임이다. 이와 더불어 ② 국가는 사회보장ㆍ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 ③ 국가는 여자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하여 노력 하여야 한다. ④ 국가는 노인과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진다. ⑤ 신체장애자 및 질 병·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 ⑥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준다.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사회권, 즉 시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위하여 필요한 사회적 보장책을 국가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 건강한 생활을 누릴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노동권, 노동자의 단결을 보장해주어야 하는 권리를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아무도 이러한 권리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우리가 스스로 찾아서 읽어보고 배우지 않으면 이를 알고 있는 시민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시민으로서의 선배의 역할은 후배시민과 함께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와 권리에 대해 서로 공감하며 지역사회가 갖고 있는 사회문제에 대해 논의하여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된다면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문제 역시 조금씩 해결되리라 생각된다. 전국적으로 노인복지관을 중심으로 노인 자원봉사활동을 ‘선배시민 자원봉사단’ 으로 부르며 지역사회와 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가 갖고 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득, 의료, 교육, 주거, 근로에 대해서는 국가가 중심이 되어 시민의 권리를 지켜주고, 시민은 자신의 의무와 권리를 이해하고, 선배시민이 후배시민과 함께 지역사회를 바라보고 소통하며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할때 그 가치가 커지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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