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의 딸인 조카가 취직하였다. 몇 년 동안 수 없이 시험을 보고 면접을 보러 다녔는데 낙방이라는 고배를 마셔 조카는 조카대로 동생은 동생대로 마음을 졸이며 빨리 좋은 곳에 합격하기를 바랐다. 올 초만 해도 별다른 소식이 없어 수습사원으로 중소업체에 몇 개월 동안 다녔다. 좋은 직장에 합격 소식이 없으니 조카는 늘 마음을 졸이며 눈치를 보며 살았다. 그러던 조카가 사람들이 부러워 할 만한 직장에 합격하여 출근하는데 다른 몇 군데에서 최종 합격통지의 소식을 받게 되었다. 이제는 어디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서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된다.

조카의 취업 소식이 오자 여동생은 마음 졸이며 살았던 지난 몇 년간의 아픔이 서러움이 되어 눈물이 나오고 좋아서 여기저기 소식을 전하여 함께 기뻐해 주었다. 아마 자식의 합격이 동생이 합격한 것보다 더 좋을지 모르겠다.

어른들이 늘 말씀하였다. ‘어른이 되어봐야 어른의 마음을 안다고.’ 자식들이 잘되는 것을 보아도 눈물이 나오고 안 될 때는 더 마음이 아파하는 부모들을 보면서 취준생을 둔 부모 마음이 새까맣게 타들어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본다. ‘이제나저제나 될까’ 하면서 속절없는 세월이 흐르고 1년, 2년, 3년…… 취준생 부모들은 어디 나서는 것조차 힘들어한다. 혹시 자녀에 대해 취직이 되었냐고 물어보면 대답할 말이 없어 죄인처럼 사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본다. 그럴 때면 어떤 위로를 해주어야 할지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사회를 원망할 수도, 자신의 실력을 원망할 수도, 운이 없음을 탓할 수도 없는 괴로 움을 취준생 역시 얼마나 힘들겠는가!

이런 힘든 시기에 며칠 전 지인이 여행 도중 눈물을 떨어뜨렸다. 이유인즉 아들이 국가직 공무원에 최종 합격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서 눈물을 흘린 것이다. 차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축하해 주었고 지인의 얼굴에는 그동안 말 못하고 속끓이던 아픔들이 눈물이 되어 흘렀던 것이다. 참 잘 되었다. 눈물이 강이 되어 흘러도 오늘만큼은 다 좋을 것 같다. 다른 취준생들도 모두 합격이 되고 취직이 되어 부모들이 흐르는 눈물이 흘러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모는 늘 자식을 위해 응원하고 바라보면서 안타까움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것을 자식들도 알고 힘들 때 주저앉으면 부모는 더욱 절망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바람을 이 땅의 젊은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부모는 언제나 자식들을 짝사랑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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