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아침부터 마을 기자 쌤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청원초의 전 학년 수업을 위해 지난 몇 달간 2주에 1번씩 만나 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면서 파워포인트를 만들고 모의 수업을 했다. 오늘은 처음으로 초등학교 1학년 수업을 하는 날이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수업하는 일수보다 더 많은 모임이 부담되기도 하고, 때론 꿈이 되기도 하면서 천당과 지옥을 수없이 넘나들었던 것 같다.

카톡으로 모든 전달 사항이 전해지고 파워포인트를 USB에 저장해 가면 된다고 하는 순간 나의 고민은 시작되었다. USB를 사용한 지가 오래되어서 사용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유튜브를 찾아보았다. 설명은 되어 있긴 한데 익숙하지 않아 딸에게 물어보았다. 딸이 아주 자세히 설명하였는데 귀에 잘 안 들어온다. 만약 학교에 가서 안 되면 어떻게 하지! 고민하면서 혼자서 카톡으로 들어가 저장하는데 카톡에 은행과 통장번호도 등록해야 해야 했다. 순간 이거 보이스피싱 아닌가 의심하면서 겨우 USB에 저장 할 수 있었다.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닌지 다른 노트북에도 해보고 다른 컴퓨터에도 해보며 제대로 된 것인지 몇 번을 확인한 후에야 안심하고 잠을 잘 수가 있었다.

나에게는 학교 수업보다도 잊어버린 지식의 창을 열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었다. 수업 당일은 설렘과 두려움과 기대를 안고 수업에 임하게 되었다.

교실에 들어가서 1학년 학생들을 보니 옛날처럼 코 흘리는 아이들은 한 명도 없었다. “발표할 친구들~” 하면 초롱초랑한 눈으로 거의 다 손을 든다. 춤을 추고 싶다는 친구가 있어 춰보라고 하니 알 수 없는 춤을 흐느적흐느적 춘다. 그 자신감에 손뼉을 쳐 준다. 아직 1학년이라 한글을 다 적을 수 없어 칠판에 적어 주기도 하고 계속 되는 질문에 답하랴 수업 이끌어가랴 정신 없긴 했지만, 아이들의 순수함과 밝음이 에너지가 되어 2시간 수업이 언제 끝난 줄 모르게 끝났다. 수업이 끝나고 인사를 하는데 아이들도 아쉬워하는 얼굴이다. 오늘 수업이 재미있었냐고 물으니 재미있었다고 합창하듯 대답하여 무사히 마칠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아이들이 꿈을 발표하면 다른 친구들은 ‘넌~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하듯, ‘난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신념으로 오늘도 새로운 역사의 장이 만들어졌다는 것에 자긍심을 갖는다. 다른 반 수업에 참여하신 베테랑 쌤들의 노련한 수업을 피드백 삼아 내일의 수업 또한 준비하고 기대해 본다.

 

 ※두꺼비마을신문 기자단 선생님들이 6월 14일부터 16일까지 청원초 1·2·3학년 학생들에게 를 주제로 수업을 했습니다. 이 글은 그 체험기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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