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복지센터에 일이 있어 가는 길에 ‘창조의 길’을 걷게 되었다. 지인과 걸으면서 먼저 심어놓은 꽃들이 잘 자라고 있나 살피면서 걷는데 심었던 자리에 꽃들이 몇 개 안 보인다. 꽃이 죽었나 싶어 앉아서 자세히 살펴보니 누군가가 꽃을 파 간 흔적이 군데군데 보이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마음을 활짝 웃을 수 있게 하느라고 열심히 심었는데 어떤 사람은, 그 꽃이 예뻐서 자기 집 화단으로 가져갔는지 화분으로 가져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을 한 것이다. 처음에는 꽃이 죽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다시 살펴보니 교묘하게 여러 군데서 몇 개씩 뽑아 간 것이었다. 한 사람의 행동인지, 여러 사람이 몇 개씩 가져간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비상식적인 행동임이 틀림없다. 약 보름 전에 심을 때만 해도 심는 사람들은 꽃들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심었을 것이고 꽃들이 자라서 마을에 꽃향기가 퍼지기를 기원했을 것이다.

꽃을 심기 전에 모습은 아파트 담장을 따라 꽃밭은 풀이 수북하여 거리가 황량하게 느껴졌다. 그러던 것을 산남동주민센터에서 새봄맞이 꽃 심기 목 적으로 여러 단체에서 심었던 것인데 누군가 아주 몰상식한 행동을 한 것이다. 그 사람은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는 것을 이기적인 욕심으로 혼자만 볼 수 있게 가져간 것이다.

꽃이 너무 예뻐 순간적으로 가져가고 싶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빠진 화단의 모습을 보면서 유쾌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다시 심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어느 분인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이 그 길을 오고 가면서 각기 다른 꽃들의 모습을 보면서 노래도 읊조릴 수 있고 시상도 떠올리며 마음을 순화시키고 힐링할 수 있도록 제발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 짓은 양심에 털 난 분이라고 한마디 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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