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새로 어린이집에 입소하는 아이들이 적응하는 시기이다. 어린이집에 처음 와서 엄마와 분리를 하게 되면 아이보다 엄마가 더 불안해하는 경우가 있다. 부모님에게는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리시면 된다고 말씀드린다. 아이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한 달 정도 적응 기간을 갖는다.

첫번째 한주일은 엄마 아빠도 어린이집에 들어와서 아이와 함께 이곳저곳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번째 주는 부모님은 집에 가시고 아이 혼자 한 시간 가량 지내다, 세번째 주는 점심을 먹고 간다. 마지막 주는 낮잠을 시도해본다. 이렇게 아이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서서히 부모와 분리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집 적응기 아이들
어린이집 적응기 아이들
신입원아 김 준
신입원아 김 준

 

시간을 조금씩 늘려 가며 적응하는 것이 좋은데 올 3월은 코로나 확진자가 주변에서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바람에 첫 번째 주 적응 기간을 제대로 두지 못했다. 갑자기 엄마와 떨어진 슬픔에 아이는 눈물 콧물을 흘리며 울기도 한다. 대상 연속성 단계에 있는 우리 아기들은 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사라졌다고 생각을 한다. 눈앞에 보이던 엄마가 보이지 않아도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기 아이들에게 까꿍 놀이를 해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까꿍 놀이는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같은 호르몬이 나와서 행복감이 높아진다고 하니 가정에서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아직은 엄마와 떨어진 슬픔이 너무 커서 잘 들리지 않았지만 잘 놀고 있으면 엄마가 데리러 오신다고 아이에게 반복해서 얘기한다. 엄마 아빠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도 보여주고 까꿍 놀이를 하며 아이의 마음을 가져 보려고 선생님은 갖은 애를 쓴다. 눈앞에 보이지 않지만, 엄마의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한 달이 지나면 아기들은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적응기부터 담임 선생님과의 애착은 중요하다. 어찌 보면 어린이집에서의 담임교사는 엄마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를 맡기는 부모님은 아이와 선생님이 애착 관계가 잘 형성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 같다. 애착은 성인이 되어서 타인과의 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어린이집에서 담임교사와의 애착이 잘 생길 수 있도록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적응 기간에 간혹 퇴행을 보이는 아이가 있다. 대소변을 가리던 아이가 다시 오줌을 싸거나 동생이 있는 아이가 동생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부모님이나 교사는 아이들 앞에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가 편안해지면 이런 것들은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니까 말이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처음에는 충분하게 점심을 먹지 못할 수도 있다. 집으로 돌아가서 배고파하면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여주면서 오늘 너무 잘했다고 칭찬해주면 머지 않아 엄마와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 을 것이다.

/최미경(산남계룡 리슈빌 어린이집 원장)
/최미경(산남계룡 리슈빌 어린이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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