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호 ‘비둘기 유감’에 대한 후속 이야기

비둘기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깨끗한 동물이 아닙니다. 배설물에 있는 곰팡이균이 노약자의 호흡 기에 들어갈 경우 뇌 수막염, 폐렴, 피부병 등을 유발시킨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또 깃털이 방충망에도 붙고, 또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도 들어와 곰팡이균에 감염될 수가 있습니다. 또한 배설물은 강한 산성이라서 에어컨 실외기를 부식시키고 건물을 부식시키기도 합 니다.

이에 우리 아파트에서는 피해 세대, 관리소장, 입주자대표회장과 회의를 해서 실태 파악을 하고 방송도 하고 게시판에도 알려 적극적으로 비둘기를 퇴치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첫째로는 원인이 되었던 단지 안의 길고양이 먹이 자리를 없앴습니다. 고양이 먹이가 없으니 확실히 비둘기 개체 수가 줄긴 했지만 그래도 자기 배설물의 냄새로 그 자리를 찾는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 배설물 청소입니다. 무조건 빗자루 같은 것으로 쓸어내리면 바로 아래층 실외기나 창문, 방충 망에 붙어버리니 힘이 들더라도 완벽하진 않지만 긴 막대에 헌 수건이나 버려도 되는 자루걸레에 친환경 세제를 묻혀서 닦아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전문 업체를 부르면 고압 세척과 약품 처리 등으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비용이 드니 이렇게 해보는 거지요. 그리고 나서 균이 죽으라고 거품 락스를 군데군데 뿌렸습니다.

세 번째로 차단작업입니다. 환경에 따라 그물망이나 철조망, 버드스파이크를 설치합니다. 우리아파트에서는 관리실에서 원하는 세대의 자부담으로 차단장치를 설치하는 데 도움을 주어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공동주택에 사는 저는 이번 비둘기 사건을 통해 단절된 아파트 주민이 아니라,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환경을 중히 여기는 두꺼비생태마을에 살고 있다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이웃과 소통하고 고민을 들어주는 고마운 협조자들이 있음을 발견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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