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경기 지역의 아파트는 점점 더 그 수요가 늘어가고 있고, 그 비율 또한 전체 주거의 70%에 가까 워지고 있다. 청주시도 이와 유사한 추세를 보인다.
2021년 9월 30일 기준으로 청주시 총 세대수 385,294세대 가운데 공동주택(아파트·연립주택)이 229,284세대로, 거의 60%에 육박하는 인구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그런데 청주시의 경우, 공동주택에서도 아파트 거주 비율이 압도적이다. 229,284세대 중 아파트가 226,403세대를 차지한다.* 공동주택 세대 중 약 90% 인구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젠 아파트를 논하지 않고 시민의 삶·마을공동체 등등을 운운할 수 없게 된 국면을 맞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몇 차례에 걸쳐 아파트 공동체 이야기를 실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지난 15일 청주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센터장 변지숙)가 주최한 ‘청주시 아파트공동체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발표된 김승수 관장(똑똑도서관)의 <아파트 공동체에 대해 생각해 볼 몇 가지>라는 발표문을 발췌한다.


아파트 일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김승수 관장은 아파트 단지로 구성된 현재의 ‘마을’을이렇게 진단한다. “특별히 살고 있는 동네와 관련해서는 집값에 대한 정보, 학군에 대한 관심, 주변 편익·이용 시설 위치, 교통편 정도에 대해서만 알 뿐 이밖에 특별히 이웃과 공통의 관심사와 목표, 이해를 가지고 의식을 공유해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특별히 관심 가질 이유를 찾지 못했고, 관심 가지지 않아도 크게 문제될 것도 없는 그래서인지 살고 있는 동네, 마을에 대한 애정은 점점 더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특히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의 구조를 보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면 바로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는 구조로 바뀌면서 이웃을 만나지 않고도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웃을 만날 일도 없고, 이웃을 만나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요즘의 아파트살이다.”


김승수 관장은 이런 삭막한 현실에서 “우리 모두 잘 인간답게 살려면” 아파트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상 속 작은 실천”을 하자고 제안한다. “남들이 했었던 일들을 부러워할 시간에 자신이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해보는 것…(중략)… 꽃을 심는 봄날엔 이웃이 함께 꽃을 심고, 눈이 오는 겨울날엔 누구 할 것없이 함께 눈을 치우고, 이웃아이의 이름을 알아가고, 아랫집 어르신과 만날 땐 안부를 여쭈어 보는 일상의 실천”을 말이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지” 찾아 실천하고 한두 번 지속하면서 작은 변화를 실감하고 재미를 느끼면 “동네에서 공동체 문화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웃과 무엇인가 계속해서 주고받는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많은 말보다 아파트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상의 실천이 관건인 것이다.


입주민들의 행복 추구가 아파트 동대표·입주자대표 회장의 존재 이유


김승수 관장은 “아파트 공동체의 동별 대표자, 입주자 대표회장이 주민들이 잊고 있던, 또는 그리워하는 공동체적 향수를 복원시킬 수 있는 노력을 해나가는” 상상을 한다. 동대표들이 “많은 아파트가 외치고 있는 비리 없는, 관리비 절감, 관리비가 투명한 아파트 만들기”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공동체에 관심가질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실천”에 먼저 신경 쓴다면 자연스레 입주민들의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며, 더불어 동대표에 대한 신뢰 또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동대표의 노력으로도 지금 시대에 맞는 동네 이웃과의 심리적 관계와 기능을 복원하기 위한 시도는 충분히 가능할 수있다는 것이다. “동대표는 주민의 직선으로 선출하여 뽑은 법적 주민대표”로서, 더군다나 “단지의 대표권과 의결권을 가진 집단으로서 주민을 위해 봉사하시는 분들” 이기 때문이다. 김 관장은 “동대표를 중심으로 이웃간 관계를 통해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재조명, 동네 사람들과의 느슨한 정서적 유대, 그리고 이를 통한 동네에 대한 새로운 관심의 생성, 동네와 이웃에 대한 관심 증진을 유도할수 있는 공식적인 참여의 장(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5일, 청주시 상당도서관 다목적실에서 청주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주최 하는 ‘청주시 아파트공동체 활성화 방안 토론회장’에서 만난 김승수 관장(좌)과필자(우). 필자는 토론자로 참여했다.김승수 관장은 동대표를 경험하면서 아파트 공동체를 고민했으며, 책을 매개로 아파트 이웃을 연결한 ‘똑똑 도서관’으로 아파트 공동체 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똑똑 도서관이 열은 아파트공동체 문화에 대한 소개는 다음 기회에 소개하기로 한다. 사진_김동수 마을기자
지난 15일, 청주시 상당도서관 다목적실에서 청주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주최 하는 ‘청주시 아파트공동체 활성화 방안 토론회장’에서 만난 김승수 관장(좌)과필자(우). 필자는 토론자로 참여했다.김승수 관장은 동대표를 경험하면서 아파트 공동체를 고민했으며, 책을 매개로 아파트 이웃을 연결한 ‘똑똑 도서관’으로 아파트 공동체 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똑똑 도서관이 열은 아파트공동체 문화에 대한 소개는 다음 기회에 소개하기로 한다. 사진_김동수 마을기자

 

상호 신뢰 형성


김승수 관장이 보기에 그 관건은 상호 신뢰에 있다. “동대표 고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을 것이라는 입주민의 신뢰와 동대표의 제안 또는 입주민간의 제안에 기꺼이 상호 협력하고자 하는 능동적 태도를 기반으로한 긍정적 관계가 형성된다면 아파트 안 모든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동기부여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관장은 이를 위해서 서로 믿을 수 있는 긍정적인 경험을 더 자주하라고 권유한다.  “이웃과 함께 해서 훈훈했던 경험, 누군가와 작은 것이라고 나누었을 때 느껴지는 행복감 등등, 이 모든 것이 개개인의 공동체에 대한 인식 변화와 참여에 중요한 동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승수 관장의 발표에서 마지막으로 주목된 부분은 ‘부정적인 시각’이 갖는 위험성을 짚는 대목이었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상대를 대할 때 우리는 감시하게 되고, 비난하게 된다.  공동체를 위한다하지만 대안 없는 비난은 서로의 긍정적 에너지를 소모시킬 수밖에 없으며, 순수한 동기조차 발현하기 어렵게 만들 어버린다.”

                                               /조현국(전 산남유승한내들 입주자대표회장,

                                              전 산남두꺼비생태마을아파트협의회장, 본지 편집인)

 

*이 자료는 <2021 청주시마을공동체 지원센터 「마을공동체 정책 포럼」 청주시 아파트공동체 활성화 방안 토론회> 자료집 103쪽에 의거함 **여기서 말한 자료집은 김승수 관장의 발표문이 실려 있는 <청주시 아파트공동체 활성화 방안 토론회> 자료집을 말한다.  이하 인용은 그 자료집에 근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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