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사회복지사 김학철님이 함께해요~

2018년 봄 무렵부터 ‘사회복지사의 단상’이라는 칼럼으로 마을신문과 함께했던 김학철 사회복지사를 만났다. 그를 통해 보았던 복지는 우리가 배려해야 할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도 함께 할, 또 우리 자신의 이야기였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 변화와 성장을 위해서 우리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주었던 글이었다는 호평과 함께 그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다. 오늘은 마을과 함께한 사회복지사, ‘구룡산여의주’로서의 그를 만나보았다.

김학철 사회복지사가 본지에 마지막 연재한 칼럼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학철 사회복지사가 본지에 마지막 연재한 칼럼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회복지사의 단상의 시작은?

2017년 즈음 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이 지역과 함께 하는 사회복지, 마을만들기의 일환으로 산남동과 함께 축제를 시작하던 즈음 마을신문에서 칼럼 제의가 왔었어요. 그 당시 CJB 라디오 ‘길원득의 음악앨범’에 복지관 소식도 전하고 간간이 복지관 글을 쓰고 있던 터라 자연스럽게 저에게 기회가 왔었던 것 같아요.

칼럼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저는 항상 비틀어 보는 시선을 가지려 하는 것 같아요. 만족스러운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크기도 하고요. 글을 쓸 때도 하나마나한 이야기, 결국 누구나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맺음말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았어요. 흔히 낼 수 있는 결론 말고, 놓치고 있는 건 뭘까? 동일 주제의 글이 있다면 다른 시선으로 보려고 노력해요.

글을 쓰면서 박스 줍는 어르신을 취재한 적이 있어요. 혹시나 받을 수 있는 지원, 할 수 있는 일을 모를 수도 있지 않을까?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었어요. 시니어클럽 등에서 요구하는 짧은 시간과 적은 일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그들에게도 역할, 스스로 중요한 사람임을 느끼게 할 존재 이유가 필요했다는 것을 알았어요.

어떤 이에게는 수동적인 혜택이, 또 어떤이에게는 능독적인 삶이 제각각 필요하고 그 시선에서 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례 관리를 하는 것이 보람과 의미를 준다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지요.

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의 역할은?

자립생활지원팀에서 사례관리를 주로 맡고 있어요. 2009년 혜원에 입사했고 상담을 통해서 일자리, 혹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함께 찾아가는 일이죠.

사회복지사로서의 감동이 있어요!

꼭 사회복지사, 장애인을 위해 일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사회복지가 문과의 다양한 과 중에 가장 유의미한 전공이라는 생각으로 선택했고 자연스럽게 혜원에 입사를 했어요.

하지만 일을 하면서 단순히 물품 지원, 활동 보조를 넘어서 이 사회에는 보호받지 못하고 보호받을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나로 인해 삶이 변해가고 더 나아지고 있다는 것에 감동을 받게 되었어요.

사회복지사로서 누릴 수 있는 감동, 효능감이 있어요, 가끔은 최상의 감정 노동자 같아 힘들기도 하지만 나의 직업, 일에 대한 호감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사례는?

어느 날 갑지기 집에서 나오게 된 지적장애인이 있었어요. 혼자 자립할 수 있는 나이였고 수급자였기에 함께 방을 구하고 일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돕게 되었어요. 집도 절도 없이 학대받던 사람이 보금자리를 찾고 일을 통해 삶의 의미를 알아가며 저축도 하고 현재는 임대아파트에 들어간 사례가 있어요. 단지 집만 얻은 것이 아니라 자존감이 올라가면서 자신의 미래를 꿈꾸게 된 것이 가장 뿌듯했어요. 그 일을 통해 쉽지는 않지만 자신의 상황에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어요.

마을과 혜원

마을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행정적인 절차, 진행상 협의의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지역 문화를 잘 아는 산남오너즈, 마을신문 등과의 협력이 주는 활력이 있었고 축제를 진행하면서도 모두 신났었죠. 그 순간만큼은 장애, 비장애를 구분 짓지 않고 서로 상생했고 든든한 이웃이 생겨서 좋았어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단절되면서 결국은 이렇게 될 것이었나 생각도 들었어요. 아쉽지만 비대면, 새로운 방식의 축제를 시도하고 함께하려고 해요.

앞으로의 꿈은?

특별한 꿈은 없어요. 하지만 그런저런,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는 나은 오늘, 내일은 더 변화하고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누군가에겐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나만의 철학을 가지고 늘 깨어 있고 싶어요. 현재는 제가 함께하는 분들이 수동적인 삶이 아닌 아주 천천히라도 계획적 소비, 미래를 설계할 수 있기를 바라고 돕고 싶어요!
 

1200자 칼럼을 통해 사회복지 세상을 보여줄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김학철 사회복지사. 조금 더 길었어도 짧았어도 괜찮았는데...라고 했더니 그는 오히려 1200자에 압축하느라 가장 알맞은 단어를 고르기 위해 더 많은 생각을 해서 더 뜻깊었다고 했다. 도움을 받을곳, 함께 고민할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한 발 한 발 더 내딛는다는 사회복지사 김학철님. 그는 “좋은 일 하시네요. 힘드시겠어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했다. 자신은 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인데 생업을 하며 나눔을 위해 일부러 걸음하고 후원과 봉사를 결심하는 분들이 더 훌륭한 것 아닐까요?라며 반문하셨다.

자신의 직업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의미를 찾으며 사명감을 높여가고 있는 그를 보며 자신이 얼마나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고 있으며 그 진심의 힘이 얼마나 큰지 모르는 그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누군가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더 나은 내일을 주고 싶은 마음, 그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아주 좋은 일, 힘든 일’이라고 말이다.

오늘도 어디선가 누군가를 위해 걸음하고 있을 그에게 우리마을의 보물, 구룡산 여의주임을 땅땅땅~ 임명해 본다.

이명주 마을기자
이명주 마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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