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는 전세계에 생명의 소중함과 국가적․사회적으로 증가되고 있는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이에 대한 각 정부의 대책 마련과 공동 대응을 위해 매년 9월 10일을 '세계 자살예방의 날'로 정하고, 이날로부터 1주일간 자살 예방주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자살예방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 그리고 교육, 상담, 생명존중 홍보캠페인 등 자살예방 관련단체를 통해 다양한 사업이 전개되고 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자살 발생률 1 위의 불명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4.6명으로 OECD 평균(11.0명)의 2배가 넘는다. 최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한 해에만 1만3799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사망했다. 시간당 1.5명, 하루 평균 38명이 사망하는 셈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의 삶은 소중하다.’ 이소중한 삶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변화되는 경제․사회구조 변화에 예측하지 못했던 위기 상황을 경험하면서 사람의 삶도 변화되었다. 지금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면 절벽의 벼랑 끝에 서 있듯 한순간에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마음의 문을 닫고 은둔하게 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 질 것이다.

‘위드(with) 코로나‘ 전환 시기를 앞두고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정신건강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이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면서 정부의 다양한 시책이 쏟아지고 있으나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기쁨보다 지쳐가는 우리들의 삶을 즐길 수 없는 삶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 심각한 상황이다.

고의적 자해를 생각하는 이들이 자신의 삶을 함부로 하고 싶었을까? 의문을 가져보자. 정말 열심히 살고 싶고, 인간답게 살고 싶고, 잘 지내며 살고 싶은 우리들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와 주변 사람들에 의해 삶을 마감하는 이들이 없도록 경청과 공감, 배려, 사랑해줄 수 있는 가족과 이웃, 지역사회, 국가가 없다면 어떤 심정일까? 우리 모두가 성찰해봐야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 라는 상황 속에서 사람의 생명이 존중될 수 있도록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놓치지 않도록 그들의 신호를 빨리 알아차릴 수 있도록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이 요구되며,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노동자, 학대 등의 범죄피해로 목숨을 잃는 소중한 이들을 지켜야 하고, 지친 삶과 외로움, 그리고 우울한 삶으로 부터 마음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그들의 신호를 알아 차려야 할 것이다. 생명이 존중되지 못한 사회는 오래 가지 못하며, 이에 대해 사회가 조금씩 무디어 질까봐 나는 두렵다.

우리 주위에 '죽고 싶다'는 말을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그 징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논쟁과 충고는 피하면서 그들의 목소리에 경청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취하면서 주위에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손을 잡아주는 사회, 자신의 생명을 끊는 상황이 없도록 우리가 서로에게 비타민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나는 살고 싶다. 이 생명 마치는 날까지 나를 사랑하며 살고 싶다. ”

오봉욱 (서원대학교 미래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오봉욱 (서원대학교 미래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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