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4일 2021청주행복교육지구 꿈자람학생동아리 청소년 기자단 ‘퓰리처’와 김병우 충북 교육감과의 만남이 있었다.

2019 코로나를 시작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위축되어진 수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충북 교육 정책의 중심인 교육감을 직접 만나 고민을 얘기하고 대답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2025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와 2019년부터 시행된 자유학년제, 학생자치, 학생 인권 등 현재 교육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질문에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이해하는 공감의 시간이었다. 이날의 질문을 위해 청소년 기자단 ‘퓰리처’는 일주일 전 김병우 교육감의 교육정책과 기사자료를 읽고 분석했는데 예상 외의 수준 높은 질문에 김병우 교육감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다음은 꿈자람학생동아리 청소년 기자단과 김병우 교육감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많은 질문이 있었으나 지면 한계상 일부만 발췌하고 실었다.

                                                                           /박미라 교육문화국장

청소년기자들의 질문에 흥미 있고 친절하게 답변하고 있는 김병우 교육감
청소년기자들의 질문에 흥미 있고 친절하게 답변하고 있는 김병우 교육감

배은주 청소년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주변 대부분의 또래 학생들이 많은 것을 경험하고 진로를 정해야 할 시기에 미래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그런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김병우 교육감 : 몸이 자라는 데에는 영양이 필요하고, 특정한 나이에 생겨나는 근육이 있는데 그 나이에 영양이 결핍되면 근육이 생겨나지 못합니다. 근육이 생기더라도 영양실조나 단식으로 인해 사라진 근육은 다시 생기기 어렵듯이 몸의 근육뿐만 아니라 마음의 근육도 다르지 않습니다. 마음의 근육이 생겨날 시기에 다양한 경험을 하고 관계를 겪어봐야 하는데 이 과정을 겪어보지 못하면 마음의 근육도 생겨나지 못합니다. 이 것이 나중에는 결핍이 되어버립니다. 코로나 19시대에 거리 두기, 비대면과 같은 방역수칙이 강요되다 보니 청소년기 경험의 부족과 관계의 제한이 평생 안고 가야할 결핍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특정 시기에 공부를 못한 것은 나중에 채울 수 있지만, 나이를 먹으면 채울 수 없는 것들은 골든타임을 놓쳐버리면 회복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기에 코로나 때문에 못해 본 아쉬운 것들을 빨리 해소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충청북도 교육청에서도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고자 여러가지 대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코로나 세대’라는 장애를 가진 시기로 보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힘내세요!’

송채희 청소년기자 : 교육감님이 생각하시는 이상적인 학교란 무엇인가요?

김병우 교육감 : 지금까지는 산업화 과정에 학교가 틀 속에 아이들을 가두는 일종의 ‘틀 속의 학교’였다면 저는 아이들을 독수리와 같이 키울 수 있도록 학교들이 울타리가 없고 더 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적인 교육이란 유기농 같은 교육, 이상적인 학교란 울타리가 없는 생태 친화적인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이채원 청소년기자 : 2025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김병우 교육감 : 현재 시행되고 있는 2015교육과정은 국어, 영어, 수학 같은 교과목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교육도 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알려진 ‘앎’에만 제한되었던 교육을 알려지지 않은 ‘앎’, 알려진 ‘무지’, 알려지지 않은 ‘무지’로 넓히고자 시행하는 것이 고교학점제입니다. 이러한 고교학점제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충청북도 교육청에서는 선생님들을 위한 연수, 융합수업을 위한 교실 증축, 공통교육과정 시행을 위한 온라인 수업 지원시설 증축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과목을 벗어난 학문에 대한 수업을 위해 대학교수님들과 협력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채원 청소년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교육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은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교육격차는 자기주도능력의 차이 때문에 발생합니다. 자기주도능력이 좋은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자기주도능력이 부족한 중하위권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충청북도 교육청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 도우미 선생님들을 온라인 튜터(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지원하는 튜터)로 고용하여 중하위권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케어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민수정 청소년기자 : 2010년부터 학생들의 인권 보장을 위해 선두로 몇몇 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충청북도교육청에서는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할 의향이 있으신가요?

김병우 교육감 : 학생인권조례라는 것은 학생을 온전한 사람으로서 존중하는 자치 법안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사람의 권리는 보장되지 않습니다. 즉 학생과 학부모들이 주민발의를 해서 이뤄져야 진정한 자치로서의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 쥐여 주는 것은 쉽게 사문화됩 니다. 진정한 자치와 권리 보호를 위해서는 우리가 더 성숙해져야 합니다. 그래서 충북은 학생인권조례 대신 교육공동체헌장을 만들었습니다. 교육공동체헌장은 교육의 모든 주체들이 서로의 권리와 책임을 인지 하고(학생의 권리와 책임, 교사와 학부모의 권리와 책임 등) 배려하자는 공동의 약속입니다. 그 후 우리가 좀 더 성장한다면 학생인권조례를 필요로 하는 목소리가 들려올 것이고 충북 교육은 최선을 다해 응답할 것입니다.

민수정·류지웅 청소년기자 : 지난 2019년부터 진로탐색 기회를 넓히기 위해 시행된 자유학년제가 현재 대부 분의 학생들에게는 노는 시간으로 전락해 버렸는데요. 이 이유는 체계적이지 않은 자유학년제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병우 교육감 : 가장 바람직한 자유학년제는 아무런 체계 없이 하는 것입니다. 자유학년제의 기본 취지는 1년 동안 숨 막히는 교육 체제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게 해 자신의 진로를 찾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의 교육 체계는 학교교육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합니다. 자유학년제 활동 또한 실외에서보다는 학교에서 활동을 하는 경우가 주로, 자유로운 교육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와는 다르게 실행된 점이 있었습니다.
후에 자유학년제가 제대로 시행된다면 그 속에서 꿈을 발견하고 공부하는 방법과 공부의 필요성도 찾게 될 것이며, 학생들의 성장의 발판이 될 것입니다.

 

인터뷰 소감

 

배주은 청소년기자
배주은 청소년기자

교육감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나와는 너무 멀리 있는 인물이라고 느껴져서 막연히 엄격하고 딱딱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유쾌하시고 인터뷰 분위기를 편안하게 해 주셔서 인터뷰 내내 즐거웠다. 평소 걱정거리였던 주제들을 교육감님을 통해서 직접 들으니 불안함이 많이 가셨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다시 생긴다면 더 꼼꼼하게 준비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 배주은(산남중3) 청소년기자

 

송채희 청소년기자
송채희 청소년기자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고 즐거웠습니다. 언젠가 또 만나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송채희(산남중3) 청소년기자

 

이채원 청소년기자
이채원 청소년기자

막연하게 걱정만 했던 고교학점제에 대해 충청북도 교육청에서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조금은 안심되었던 것 같다. 또한 교육정책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궁금한 점을 교육감님께 직접 질문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 이채원(산남중3) 청소년기자

 

민수정 청소년기자
민수정 청소년기자

충청북도 교육감님과 흔치 않은 인터뷰 기회를 갖게 되어 영광이었다. 교육감님의 시원시원한 답변 덕분에 인터뷰 시간이 더욱 즐거웠다. 인터뷰가 처음이라 준비했던 질문을 다 하지 못하고 말을 더듬어 아쉬웠다. 또 인터뷰할 기회가 생긴다면 이번 인터뷰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아쉽지 않은 인터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민수정(산남중3) 청소년기자

 

윤보민 청소년기자
윤보민 청소년기자

충청북도 김병우 교육감님을 만나 궁금한 것, 사소한 것들에 대해 여쭤보면서 이렇게 높은 자리라고 생각했던 분이 재밌고 친근하게 알려주시는 것이 새로운 경험이라 좋았다. 교육감님이 추천해주셨던 <휴먼카인드>라는 책은 어렵더라고 꼭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런 유명인과의 만남이 먼 훗날 내가 원하는 직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앞으로 학생들에게 이런 자리가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 윤보민(산남중2) 청소년기자

류지웅 청소년기자
류지웅 청소년기자

자유학기제는 노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의 갭 이어 등과 같이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사실 자유학기제 동안 학생들이 학교조차 나가지 않는 것을 원한다. 제대로 실행되기만 하면 학생들에게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교육감님과의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는 긴장도 많이 되고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들었는데, 친근하게 다가와 주시는 교육감님 덕에 딱딱하지 않게 잘 인터뷰를 진행해 나간 것 같다. 인터뷰하면서 현재 우리가 받고 있는 교육의 목적에 대해서 알게 되고 추구하시는 교육의 가치 등에 대해 알게 되었기에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 류지웅(세광중2) 청소년기자

 

※ 청소년기자단과 김병우 교육감의 인터뷰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진행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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