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5일은 광복절이다.

행정복지센터에서 통장들에게 태극기를 적극적으로 달아달라는 행정지침을 전달하였다. 또한 바르게살기위원회에서는 태극기를 무료로 나누어 주고, 주민들이 태극기를 꼭 달아 주기를 부탁하면서 길거리 홍보판에 현수막까지 걸어놓은 것을 보았다. 아침 일찍 태극기를 달면서 얼마나 많은 태극기들이 달려있을까? 위, 아래, 옆을 보았다. 몇 군데 달지 않았다. 일요일이고 공휴일이라 늦게 일어나서 조금 늦어지나 해서 다시 보아야지 하면서 거실로 들어왔다.

국기 게양 안내문 ⓒ황은준
국기 게양 안내문 ⓒ황은준
태극기가 나란히 게양되어 있는 분평계룡리슈빌 ⓒ황은준
태극기가 나란히 게양되어 있는 분평계룡리슈빌 ⓒ황은준

어렸을 때 아버지는 태극기를 달아야 할 때 달지 않으면 자식들을 혼내셨다. 아버지는 ‘태극기를 달 때 밖에서 볼 때 어느 쪽에 달아야 하느냐?’, ‘현충일에는 태극기를 어떻게 달아야 하느냐?’ 등 질문을 하였고 대답을 못하면 꾸지람을 많이 들었던 기억이 아직까지 있어 국경일이면 태극기를 달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아파트에 살면서 태극기를 다는 것을 보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정도로 태극기를 달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얼마 전에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선수들이 메달을 걸고 자국의 국기가 올라갈 때 눈물짓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는 그 무언가를 느꼈을 것이다. 메달을 딴 선수들이 자국의 국기를 옷처럼 두르고 힘차게 트랙을 돌고 있는 모습을 볼 때도 선수가 아닌 나에게도 뭉클하는 무엇이 다가왔고, 특히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서 태극기가 제일 높이 올라가면 더욱 가슴 뭉클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이렇듯 태극기는 모든 국민들을 똘똘 뭉치게 할 수 있는 근원이 될 수 있는 것이기에 태극기를 달아야 할 때 달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보다는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내 한 몸 돌보지 않은 채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가족도 돌보지 못하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제와 항거한 희생 덕분에 지금 우리는 나라를 되찾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것에 무한한 자긍심과 안도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적어도 국민으로서 선조들의 희생에 대한 보답으로 태극기만은 달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아파트에 걸려 있는 태극기 ⓒ박종복
아파트에 걸려 있는 태극기 ⓒ박종복
아파트에 휘날리는 태극기 ⓒ전영순
아파트에 휘날리는 태극기 ⓒ전영순
아파트에 휘날리는 태극기 ⓒ엄기태
아파트에 휘날리는 태극기 ⓒ엄기태

오후에 다른 일이 있어 다른 아파트를 지나갈 일이 있어 몇 가구나 태극기가 달렸을까? 보았더니 전체 아파트에 반도 달지 않은 것 같았다.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국경일은 쉬는 날이라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일요일이 국경일이라 대체 휴일까지 지정하였건만 그냥 휴일로만 인식이 된다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에 미국에 이민을 가신 어떤 분이 있었다. 젊었을 때는 돈을 버느라고 정신이 없다가 나이가 들어 생각하니 조국이 너무 그립다고 하면서 태극기를 보면 무척 반갑다고 한다. 이렇듯 나라 안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타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대한민국을 그리워하고 그 그리움을 대표하는 것이 우리나라 태극기가 아닐까?

우리는 힘든 일도 아닌 태극기 달기에 모두 동참하여 민족의 얼을 계승하는 일에 밑거름이 되고 선조들의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태극기 달기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나의 아버지가 어렸을 때 태극기 달기를 강조하였듯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자식들은 또 그자식들에게 전승하는 방법은 그것이 최소한의 나라를 사랑하는 방법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광복절에 정신이 없어 태극기를 달지 못한 국민들은 다음 국경일에는 모두 태극기 달기에 솔선수범하여 태극기가 모든 세대에서 펄럭이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이 나의 오지랖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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