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장 지글러 지음, 시공사)를 읽고

 

왜 세상은 모두에게 다른가?
부모님께서는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고 말씀하시며 내가 누리는 것들에 늘 감사해 살아야 한다고 하셨다. 문득, 나는 왜 이런 것들을 당연히 누리고 있는가, 왜 세상은 노력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이 지구촌 안에서 누군가는 백신부자가 되고 또 누군가는 백신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만큼 가난하고 힘이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중학교 시절 장 지글러의 ‘왜 세상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통해 세상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어린 시절 노벨이 자신의 발명품인 다이너마이트가 전쟁에 이용되는 것을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무작정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의학자, 혹은 발명가로서 나의 발명과 연구로 생명을 살리고 싶은 꿈을 가진 나에게 이 책이 충격이기도 했지만 나 또한 이것을 해결하고자 무엇인가 하고 싶다는 결심도 하게 했었다. 그는 120억명을 먹이고도 남을 식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는지에 관해 아버지와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했었다.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에서 장 지글러는 이제 할아버지가 되었다. 2007년부터 2019년까지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두 책의 제목만으로도 여전히 세상은 변하지 않았고 현재도 세상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를 나 스스로 깊이 고민할 때가 된 것 같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불평등에 봉기(蜂起)할 의무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는장 지글러와 손녀인 조라의 대화를 통해 현재의 자본주의로 인한 폐해, 또 그로 인해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세계의 절반에 관한 이야기이다. 과학기술이 발전과 더불어 경제발전 또한 급속화 될수록 빈익빈 부익부가 점점 더 커지는 현실. 이 발전한 세상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여전히 고통 받는 사람들의 현실을 조라가 되어 차근차근 설명을 들어보았다. 서로의 이익을 목적으로 기업, 정치, 또 그것을 묵인하는 자들 등 점점 더 괴물로 변해버린 자본주의의 모습. 장 지글러는 자본주의가 이러한 생산방식으로 소수가 누리는 풍요로움은 제 3세계 사람들의 고통과 빈곤이 자양분이 되었다고 지적 했다. 또 그는 “꽃들을 모조리 잘라버릴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한들 절대 봄의 주인이 될 수 없다”고 파블로 네루다가 한말을 인용하며 우리에게 이런 불평등에 봉기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암울한 자본주의 현실을 해결하거나 붕괴시킬 방법이 봉기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그 해결 방안은 결국 나 자신, 우리뿐이라는 색각이 들었다. 그것은 다수의 힘이었다. 또 하나는 문제의식이고 끊임없는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를 무너뜨리면 되지 않냐의 조라의 질문에 그는 우리가 유전자, 바이러스 등을 연구하여 다양한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고 또 기후 변화 등을 이겨낼수 있는 힘 또한 자본주의에 있다고 했다.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단점을 위해 장점을 모두 버릴 만큼 아직은 봉건제도에서 최선이라 생각했던 이 자본주의를 대체할 획기적이고 확실한 사회체제가 없다는 현실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실감했다. 하지만 그 사실은 절망적이지만 희망적이기도 하다. 결국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문제의식을 통해 변화할 수 있도록 행동으로 옮긴 그들이 자본주의를 찾아냈듯 새로운 사회체제를 찾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은 늘 신제품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그중 많은 아이들이 소비하는 핸드폰 또한 중요한 부품의 원료를 위해 많은 아이들의 희생이 따른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이 세상을 변화시킬 다수의 힘에 동참하는 일원이 되기를 다짐했다.

잠재의식을 겨냥하라
저자가 이 책의 쓴 목적이 무엇일까? 단순히 가난한 상황들의 나열이나 참상을 드러내는 것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거나 소수의 거대한 기업들의 횡포를 고발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는 사람들에 동정의 눈빛으로 도움을 주라고 말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가 이렇게 책으로 말하고 있듯이 우리가 더 나은 현재와 미래, 다음 세대를 위해 고민하고 변화하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장 지글러는 책에서 봉기의 힘은 우리 각자가 ‘이런 세상을 언제까지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성적으로 거부하는 데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가해지는 비인간성은 내 안의 인간성을 파멸시킨다고도 말했다. 이 책을 추천한 ‘세상 물정의 사회학’의 저자 노명우 씨는 “후세대를 사랑한다면, 아니 사랑 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이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감추지 말고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려주어야 한다.”고 했다. 과거의 봉건제도에 봉기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정의로운 경제 형태라고 주장하고 믿으며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 하지만 자본주의로 인해 수많은 불평등과 환경파괴 등을 경험하고 있다면 우리는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하거나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의 말대로 우리의 무의식, 잠재의식이 봉기하고 깨어 있어야 하고 그것이 나와 친구들의 몫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결국은 누군가의 고민과 봉기로 인해 우리는 늘 조금씩 나아지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당연한 오늘이 아니었다. 이제 겨우 18년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낀 것 중에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논리는 혼자 좋은 것은 진정 좋은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나는 도시지만 시골 같은 마을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곳에서 함께 좋은 것이 제일 행복하다는 것을 경험하며 살았다. 엄마가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시는 이유를 이제는 확실히 알 것 같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 논리로 자국민만 접종한다고 바이러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모두를 위한 생각과 의식이 확산될수록 함께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 책에서 장 지글러가 잠재의식을 겨낭한다는 말은 우리의 의식보다 한 층 아래의 의식에서 작용한다는 뜻이며 잠재의식에 작용함으로써 우리 인간이 행동하는 방식 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우리가 우리의 행동을 변화할 수 있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나와 내 친구들, 우리 모두의 잠재의식을 겨냥해 말하고 있었다. 내가, 우리가 할수 있다!

권규빈(북일고3)청소년기자
권규빈(북일고3)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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