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인 이해담 디자인작가
인터뷰 중인 이해담 디자인작가

어느날 마을신문 편집회의에서 “마을 신문에 딱딱하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코너가 있으면 좋겠어요.”라는 제안이 나왔다. “무엇이 좋을까?”, “어떤 장르가 재미있고 다가가기 쉬울까?” 그런 고민을 시작으로 탄생된 코너. 두꺼비마을신문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펼치며 미소 짓게 만든다는 ‘뚜비툰을 아시나요? 1년의 행보 끝에 뚜비툰이 잠시 휴식기를 가진다고 한다. 아쉬운 마음에 두꺼비마을신문 뚜비툰의 작가 이해담씨를 만나 뚜비툰의 탄생 비화와 함께 디자이너 이해담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뚜비툰의 탄생
마을신문 새 코너를 위해 디자이너인 지인에게 그림 잘 그리고 아이디어도 엄청 많다는 디자이너를 추천받았다. 디자이너가 추천하는 디자이너는 어떤 분일까? 무작정 뭔가 재미있는 코너, 신문을 더 재미있게 할 코너를 부탁했다. “뚜비툰은 많은 고민을 통해 탄생된 캐릭터예요. 처음 제안받았을 땐 막연했지요.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코너? 이 코너로 인해서 마을신문을 편하게 접할 수도 있으려면 뭐가 좋을까? 일단 두꺼비마을신문은 남녀노소 독자의 연령대가 다양했고 월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고, 연재를 하는 것이 좋을까? 매월 다른 에피소드를 할까? 등 여러가지를 고민했어요. 마을의 이야기를 마을만의 캐릭터로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많은 개구리, 두꺼비를 관찰하고 그린 후에 뚜비툰이 탄생했어요.” 소재를 고를 때도 가족과 이웃의 일상이나 공감이 편한 내용, 코로나19, 주식, 마스크처럼 사회적 이슈를 담을 때도 가볍게 보고 너무 생각을 길게 하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무거운 주제나 심각한 내용은 다른 코너들에서 많이 다루니까요” 몇 컷의 만화라 쉬운 것이 아니라 몇 컷 속의 작가의 마음을 담기 위해 많은 고민 끝에 탄생한 뚜비툰! 이제 우리마을에겐 뽀로로 보다 더 귀한 존재가 되었다.

디자이너 ‘이해담’
어린 해담씨는 그림 그리기를 마냥 좋아했던 아이였다고 한다. 늘 펜으로 색연필로 뭐든 그리고 또 유난히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고 해요. “어린 시절 본 책들과 영화 속 이야기들이 지금 제가 가진 지식의 절반 이상이 되는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으로 다양한 것들을 표현하고 싶어서 애니메이션 전공으로 대학 진학을 하고 싶었지만 당시 우리 지역엔 없었어요. 산업디자인과가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고 진학하게 되었고 산업디자인이 자유로운 창작활동과는 조금 거리가 있음이 늘 아쉬웠던 것 같아요.” “사람들은 디자이너라고 하면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오히려 디자이너에게 드로잉이 필수는 아닙니다. 산업디자인은 직접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도구를 이용해 표현하니까요. 무엇보다 디자이너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원천은 아이디어, 감각, 센스라고 생각해요. 디자인은 똑같은 의뢰인, 똑같은 요청에도 담당 디자이너의 역량에 따라 아주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디자이너야 말로 다양한 배경 지식이 필요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또 마음을 담아 표현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제가 읽었던 책, 본 영화를 통해 제 마음 속에 저장했던 것들을 일을 할 때 나도 모르게 꺼내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저 코너 하나를 부탁했을 뿐인데 디자이너 이해담의 생각과 마음을 담아 뚜비툰도 탄생되었다는 생각에 참 감사했다.

두꺼비마을신문에 연재된 뚜비툰 1화 표지
두꺼비마을신문에 연재된 뚜비툰 1화 표지

워킹맘 ‘이해담’
해담씨는 일을 하면서 아이 둘을 돌보아야 하는 워킹맘이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망설였지만 한달에 한번이라는 사실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제가 만든 디자인, 캐릭터가 나만의 것이 아닌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된다는 사실이 디자이너에게도 큰 보람이 되지요. 또 새로운 창작물에 대한 꿈이 있던 제게 시작점을 준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뿌듯하고 기회를 주신 것에 늘 감사해요. 그리고 4살, 7살인 아이들과의 생활 속에서도 소재를 찾으며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어요. 아이들도 신문에 엄마 그림이 나오면 좋아하며 엄지 척을 해준답니다. 저 또한 두꺼비마을신문의 독자로서 신문을 읽으며 뚜비툰이 재미있었다는 후기를 읽거나 또 독자들이 알음알음 잘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때면 ‘참, 잘했구나!’ 생각해요. 우연히 시작했지만 캐릭터에도 점점 애정이 생기고 소재 찾기는 물론 캐릭터 다듬기도 신이 나서 했던 것 같아요. 아쉽지만 잠시 휴식기를 가지며 아이들과 추억도 쌓고 뚜비툰도 변화와 성장의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꿈꾸는 해담씨
해담이라는 이름에는 말 그대로 해가 담겨 있다고 한다. “해를 닮은, 해를 담은 이라는 이름처럼 많이 담고 넓게 펼치며 살고 싶단다. 그래서인지 배우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일도 많다는 해담씨, 자신의 생각을 디자인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며 살고 싶다는 그녀는 환경이나 교육을 위한 사회적인 프로젝트 등을 통해 공익적인 일도 꼭 해 보고 싶다고 했다. “요즘은 모션그래픽이라는 것을 새롭게 배우고 있어요. 움직이는 화면을 표현하는 것인데 표현을 좀 더 자유롭고 임팩트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설레임에 배우고 있지요. 저는 늘 새로운 꿈을 꾸고 살아요. ‘세상에 안되는 일이 어디있나, 다만 시간이 걸릴뿐’ 이라는 유재석의 말을 좋아하고 공감해요. 어느새 30대가 되어 있더라고요. 좌절하지 않기, 자기통제권이 많아야 행복하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 주며 희망을 주는 누군가의 선배가 되고 싶어요. 세상에 가능하지 않은 일이 있나요? 시작하지 않아서이지 시작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어린왕자의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곧 자신의 삶의 가치관이라는 해담씨. 나의 눈에 그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귀함을 알아차릴 줄 알고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는 참 귀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참 멋진 사람!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은 사람. 그녀의 스케치북은 크기가 정해지지 않은 하늘 같았다. 무엇을 그릴지 무엇을 담을지 알 수 없어서 더욱 궁금한 그녀의 스케치북. 해담씨는 무엇이든 언제라도 시작할 수 있는 열정가였고 누군가가 도움을 원한다면 제일 먼저 달려갈 행동가였다. 그녀는 원하고 요구한대로 잘 그려내고 만들어내는 기술이 뛰어난 디자이너가 아닌 자신도 함께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내어 그 마음을 담아 그려내는 디자이너이고 작가였다. 우리마을 인물백과는 기술이 아닌 예술을 하는 해담씨를 ’마음을 그리는 디자인작가‘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디자인은 목적을 조형적으로 실체화하는 것이고 작가는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을 뜻한다. 나만의 작품이 아닌 우리가 좋은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온전히 다 내어주는 해처럼 누군가에게는 빛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따스함이 되고 싶은 사람.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뚜비툰’을 보며 위로받고 따뜻했던 나를 포함한 독자들도 모두 그녀의 예술을 응원하고 기대하리라 믿는다.

스캔하시면 연재된 ‘뚜비툰’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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