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9일 청주교육지원청에서 진로 직업 체험의 날을 마련하고 교육공무 원을 꿈꾸는 학생들을 초대했다. 교육지 원청 앞마당 소나무 사잇길로 삼삼오오 재잘거리며 걸어오는 아이들의 모습이 생기발랄하다. 아이들 웃음소리로 교육 지원청에 활기가 넘친다.
교육장님의 환한 환영의 인사로 시작 하여 MBC충북 이영락 아나운서의 특강을 함께 들었다. ‘나의 도끼’라는 주제로 ‘나’를 찾아 표현하는 이야기꾼이 되어 보라는 강의가 인상적이다. 교사는 ‘나’ 를 수업에 담아 가르치고, 학생들은 교사를 통해 세상을 배운다. 세상의 모습은 물처럼 변하지만 그 물을 담는 그릇은 교사가 빚어간다.
특강이 끝나자 3명의 학생들과 멘토와 멘티로 만났다. 전날 밤늦게까지 일하는 중에도 학생들이 미리 보내온 질문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왜 교사가 되었는 지? 지금은 왜 장학사가 되었는지? 사뭇 진지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이야기꾼이 되어본다. 이야 기하다보니 신기하게도 헝클어진 마음이 정돈된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무실 책상 한쪽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제자의 편지를 보여주었다.
한 때 삶을 포기하려 했던 제자는 그저 옆에서 함께 울어주는 담임과 서로 의지하며 힘든 시간을 이겨냈고, 지금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지켜나가고 좋은 반려자를 만나 행복한 모습의 제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한 사람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교사의 삶에서 더할 수 없는 기쁨이 다.
며칠 뒤,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의 기억 이 생생하게 남아있는 채 중등교사 임용 시험 감독을 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 시험을 준비해왔을 수험생들의 모습이 비장하기까지 하다. 눈을 반짝거리며 질문을 던지던 아이들이 몇 년 뒤에는 이곳에 있을 테지.
마지막 시간 수험생들에게 코로나19가확산되는 속에서 무사히 시험이 끝난 고마움을 전하고 충북의 학교에서 동료로꼭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건넸다. 비장 했던 수험생들의 얼굴에 처음으로 미소가 번진다. 가벼운 목례로 답하는 수험 생들의 모습에 알 수 없이 뭉클하다.
시험장에서 만난 예비 선생님들과, 진로 체험으로 만난 학생들과 동료로 함께 수업과 교육을 고민할 미래의 어느 날이 기다려진다.

추주연(청주교육지원청, 산남퀸덤)
추주연(청주교육지원청, 산남퀸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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