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추석특집 ‘나훈아 콘서트’가 세간에 잔잔한 화제인 것 같습니다. 그 중에도 '테스형'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를 형이라고 부르며 작사·작곡한 그의 노래는 지금 혼돈과 격랑에 휩쓸린 우리 현실의 자화상을 잘 나타내는 가황다운 노래였습니다. 자유·평등· 정의가 점점 소멸된다고 외치는 저 소리없는 아우성이 사막에 부는 모래바람 같습니다.


지난 여름 폭염 아니면 비바람 휩싸인 태풍이 삶의 터전을 망가뜨리는 기후 붕괴에 눈뜨면 코로나로 평범한 우리들의 생활이 궁핍해지고 삶이 무너져가는 나날이 너무도 고달픈 하루 하루였습니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마는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이래 왜이렇게 힘들어.’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저 수많은 인력시장의 노동자들, 내일의 꿈을 접고 헤메는 청춘들, 생업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미로를 돌고 도는 가장들, 무미건조한 삶이라고 우울증에 갇혀 있는 우리들 피부에, 가슴에 와 닿는 노랫말이었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아 테스형, 아프다’고 테스형을 수없이 반복하는 그의 노래는 차라리 살벌한 거리에 내뿜는 소시민들의 원망스러운 절규였습니다.
때로는 견딜 수 없이 무겁게 느껴지는 삶의 짐을 지고 몸부림치듯 살아 가더라도 잠시 쉬었다가 “테스형’을 다시 한번 들어보면서 아픈 마음 상처난 내 영혼에 위로와 격려의 간절한 편지를 띄워봅니다.
만산 홍엽이 봄꽃보다 더 화려한 수확의 계절에 빈손일지라도 멈출 수 없이 선택받은 이 길을 가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나 자신을 잘 모르고 사는 우리들에게 독배를 들면서 ‘테스형’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떠날 때가 되었으니 이제 각자의 길을 떠나자.
‘나는 죽기 위해서 여러분은 살기위해서 어느 편이 더 좋을지는 오직 신만이 알뿐이다’


그리고 그전에 한마디 더. ‘가장 적은 것으로도 만족하는 사람이 가장 부유한 사람이다’라고.
그래도 사색의 계절인데 저 짙푸른 가을 하늘을 우러러 보며 또 속더라도 내일의 꿈을 키워봐야겠습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중에서)

노장우(산남계룡리슈빌)
노장우(산남계룡리슈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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