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인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오동균 신부’
‘빵과 인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오동균 신부’

 

2019년 겨울 이전한 두꺼비 살림의 건물에 ‘공유공간’
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마을 공동체가 둥지를 만들었다. 이 공간에서 함께 밥을 먹으면서 생태환경, 문화, 로컬푸드 등 다양한 주제로 이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나누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것이 ‘한솥밥 한식구 한마을’이다.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폭 축소되어 마을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이날은 그레이스카페의 오드림군이 식사를 준비했다. 두꺼비친구들 대표 오동균 신부는 대한성공회 청주산남교회 관할사제이다.
두꺼비살림을 통해 ‘빵굽는 신부’로 알려져 있다. 주제는 ‘빵과 인생’이다. 강연의 시작은 오신부가 태어 나고 자란 청주에서 80년대 학생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가고 성공회 사제가 되는 과정이었다. 이야기는 우리밀로 건강한 빵을 만드는 현재로 이어졌다. 우리밀은 키가 작아서 앉은뱅이 밀이라고 불린다. 앉은뱅이 밀은 기원전 300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재배되었고 50-80센티로 키가 작고 병충해에 강하며 수확량이 많다고 한다. 6.25를거치면서 원조로 지원되는 외국산 밀로 우리농촌의 밀 생산 기반은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종자를 보존하는 몇몇 분들의 노력과 직접 농사를 지어 현재 우리밀로 건강한 빵을 만들고 있다. 그레이스 카페는 하루에 통밀빵 12개를 팔고 있다. 20개가 목표다. 우리밀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거의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빵 만드는 과정은 고되고 많은 양을 만들 수 없다고 한다. 수입에 의존한 공장밀에 대항하는 우리밀은 5프로 남짓이다. 코로나19로 우리는 작은 모임을 선호하게 되었다. 지금 코로나 이전과 이후에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갈림길에 서 있다. 오동균 신부는 그레 이스 작은 카페에서 우리밀을 지키고 있다.
이날 시의회 박노학 농업정책위원장과 박완희 시의원이 함께 참여했다. 박노학 의원은 앉은뱅이 우리밀에 대 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종일 가슴이 설레였다고 했다. 그리고 식량안보에 대한 깊은 관심과 고민을 알 수 있었다. 현대사회는 편리함과 대량생 산을 추구하는 사회이다.
작은 것을 지키는 것의 소중함을 이제 조금씩 알아가고 넓혀가야 한다. 빵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오동균 신부를 보면서 성직자로서 두 가지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소중한 것을 지키고 수호하는 길과 그리고 구원받을 사람들을 신께 인도하는 길. 생명의 소중함을 기도하는 오동균 신부는 우리밀을 지키고 살려내기 위한 작은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두꺼비마을에서 거대 골리앗과 싸우는 우리밀이 지켜지길 바란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오늘 강연을 들으 면서 생각했다. 대형마트와 획일화된 상품 구매를 잠시 멈추고 때로는 우리 동네 가게로 발길을 돌려보길 독자들에게 권한다.

 

김영이 마을기자
김영이 마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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