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교육을 꿈꾸는 이유남 장학사 인터뷰

이유남선생님
이유남선생님

  교육청의 최근 감사 일정과 코로나 19로 늘어난 업무로 인해 늦은 9시가 되어서야 이유남 장학사(진천교 육청 중등교육과) 를 만날 수 있었다.
병원까지 다니며 업무를 소화해야 하는 와중에도 인터뷰 시간 내내 “아이들이 행복해야 참된 교육이 살아날 수 있다”며 시종 일관 강단 있고 유머러스하게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국어과 선생님으로 재직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과 왕따, 폭력으로 아이들이 상처받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 교육이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지를 치열하게 고민했던 우리동네 이웃 이유남 선생님(49세, 산남동), 그와의 인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다가갈 수 있는 열려있는 마을교육이 제가 꿈꾸는 행복교육입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 깊이 공감해 3년 전 행복교육공동체 마을 교사 양성 연수를 신청한 이유남 장학사는, 산남동 생활 12년 만에 처음으로 주민들과 안면을 익혔다고 한다. ”동네에서 제가 아는 분은 윗집, 아랫집, 앞집 세 분이었어요. ^^ 그런 제가 동네 사람들과 행복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공부했던 그 시간이 제겐 치유의 시간이었습니다.” 이유남 선생님이 ‘산남행복교육공동체’ 라는 마을 학교를 꿈꾸는 주민들의 모임에 참여한 이유 였다. 사실 이유남 선생님은 2002년 처음 교직생활을 시작할 때 가정 형편이 어렵고 상처 많은 아이들을 보며 어떻게 하면 저 아이들을 품을 수 있을까? 라는 고민 으로 교직 생활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고 했다. 그러던 그에게 마을과 함께 하는 행복교육 사업은 또 하나의 희망이었다. “행복교육은 제 주변에서 시작되는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아파트 도서관에서, 마을의 공동체에서 의도된 목적 없이 시작하는 교육. 무언가 배우려 할 때학원을 찾거나 그룹을 만들지 않고 마음만 먹으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열려있는 마을교육이 행복교육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유남선생님 가족과 부여 여행
이유남선생님 가족과 부여 여행

상반기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장학사로서 넘어야 했던 큰 산.
장학사로서 그에겐 코로나19 대응이라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학교 현장과 행정을 아울러야 하는 장학사 에게 코로나19는 코앞에 닥친 커다란 산이었다. 2020 년 2월 초 개학을 앞두고 교육부와 도교육청의 지침에 맞춰 ‘바로학교’ 등의 온라인 교육으로 발 빠르게 대응 하며 일단 고비를 넘겼다. “그 당시를 되돌아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학교도 교육청도 난감하고 어려웠던 시기였습니다. 특히 초반에는 신입생과 초등 저학년 학생들의 돌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학교와 지역의 도움으로 많이 안정화 되어가고 있습니다.”라고 이유남 장학사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코로나19 이후 사이버폭력과 집단폭력의 증가는 안타까운 변화입니다.”
18년 동안 교사를 거쳐 장학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유남 장학사는 코로나19 이후 크게 체감하는 변화가 있다고 한다. 올해부터 학교폭력 업무가 학교에서 지역교육 청으로 이관되어 심의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진천교 육청에서 생활교육(학교폭력)을 담당했던 이유남 장학 사는 ”코로나19 이후로 사이버 폭력이 급증하는데다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집단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타 지역 간 사안 발생 시대면 없이 서면진술서로 심의위원회가 운영되는 점, 학교폭력 심의가 교육청으로 이관되어 학생 생활을 정확히 알 수 없어 객관적 기준에 의한 조치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점은 안타까운 변화입니다.” 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교육계는 학력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질적 향상된 온라인 컨텐츠를 고민해야 합니다.”
지난 한 학기 동안 온라인 교육은 학생 간 학력 격차 를 벌려놓았다. 기자 또한 개인적으로는 학부모로서 이를 해결 할 방법이 없는지 궁금하던 차였다. 이유남 장학사는 “안전을 위해서는 개인 학습이 좋고 학력을 생각하면 등교 학습이 효과적인데 현 상황에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는 어렵습니다”라고 말하며, 기존에는 팀단위 수행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능력 신장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 간에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학습공백이 적었지만, 현 온라인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음을 밝혔다. “앞으로도 지금 같은 상황으로 운영이 될수 밖에 없어 교육계가 질적 향상된 온라인 수업을 하는 방법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라며 교육계의 노력을 주문했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미래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
이유남 장학사는 ‘성공한 아이가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아이가 성공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학부모들도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의 본질은 등수를 평가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배우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학력보다는 학생의 행복이 우선시 되고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로 바뀌는 것이 포스트코로나시대로 나아가야 할 교육의 변화라고 봅니다. 물론 이 모든 변화는 입시의 변화가 없이는 불가능 합니다. 저 또한 학부모로서 이런 상황이 어렵게 느껴 지지만 궁긍적으로 교육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합 니다.”


코로나19로 올 상반기 교육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4차산업혁명 이후 미래 교육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행복교육을 향한 소신 있는 이유남 장학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의 교육이 느리지만 옳은 방향 으로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반년간의 경험을 통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변화 시켜야 하는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성세대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이다.

 

2018년 2월 6일 청주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산남행복교육공동체 출범식에서. 좌측에서 세 번째가 이유남선생님이다. 사진_조현국
2018년 2월 6일 청주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산남행복교육공동체 출범식에서. 좌측에서 세 번째가 이유남선생님이다. 사진_조현국

*포스트코로나:포스트(Post, 이후)와 코로나19의 합성어로, 코로나19 극복 이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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