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소신 있는 부부 국악인

“주민과 함께 하는 공연도 하고 싶어요.”

우리 것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소신 있는 부부 국악인

 

국악 예술인이면 한복을 입고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그런데 큰아이(김강빈 5)와 16개월 된 꼬마(김성빈)가 입주위에 자장면을 묻히며 엄마 아빠랑 저녁을 먹고 있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사하는 5살 박이 유치원생의 귀여운 모습에서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편안함을 주는, 30대 아이 둘 키우는 정겨운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부부국악 예술인 김철(34), 조애란(35)씨 댁을 다녀왔어요.

 

의자의 새로운 용도(?)

큰아이가 무엇가 보여주고 싶은가 본데 엄마가 “아냐, 아냐, 안 돼”. 아빠도 “시끄럽다고 아래층에서 올라오면 알아서 해!” 그래도 아이는 식탁의자를 나란히 놓습니다. 그리고 장난감 드럼북채로 공연을 시작합니다. 의자 등받이와 앉는 부분을 치는데 장단이 제대로... 저는 초등학교 때 배운 굿거리장단만 알고 있는데 엇몰이, 터벌림, 어랑 흥겨운 장단이 사람을 끌리게 하네요. 아이의 공연 모습에 놀라고, 의자의 새로운 용도 변경에 놀랐어요. 장난감 드럼 북채를 무지 아낀다고, 누가 빌려달라고 해도 절대 안준다고 합니다. 큰아이는 스케치북에 그림도 그립니다. 네모에 동그라미가 세 개, 엄마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자동차가 왜 바퀴가 세 개일까?했는데, 아빠가 공연하는 모듬북을 그린 거래요. 무대와 객석을 나누워 그리는 센스까지 발휘... 얼마 전 새로 산 스케치북이라 더 좋아 한다고 해요. 스케치북도 사고 작은애 기저귀도 살려고 오랜만에 마트에 가서 물건을 샀는데 산 것도 없는데 카드 값이 많이 나와 다음 달은 어떻게 지내나 걱정이래요. 현대인의 고단함과 예술인의 고단함이 느껴지네요. 요즘 물가가 참 높긴 높죠.

 

"여보, 마누라~"라는 대사처럼

남편은 어떻게 만났는지 물어보니 2006년 바리공주라는 공연에서 바리공주역과 남편역으로 만났는데 공연 대사 중에 “여보, 마누라~”라는 대사처럼 부부가 되었다고... 가수는 부르는 곳처럼 산다더니 이들 부부는 공연 중 대사처럼 여보, 마누라로 인연이 된 것을 보면 헛된 인연은 없는가 봅니다. QTV ‘엄마를 바꿔라’라는 프로그램에서 국악을 하는 가부장적인 가족 대(對) 드럼을 치는 신세대 가족 구도에서 신랑이 가부장적인 아빠로 나오는데 “다 설정이에요”합니다. 정말 설정 맞습니다. 16개월 꼬맹이가 앙증맞은 손으로 엄마에게 계속 녹차 속의 녹차 잎을 계속 먹여주는 모습에서 평소 아빠의 모습이 보이네요. 이렇게 작은 아기도 엄마를 위하는데 평소 아빠가 어떻게 하는지 훤히 알 수 있죠.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배우는 것이지 그냥 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죠.

 

그냥 한 순간에 확 끌러

조애란 씨는 우연히 TV에 판소리를 들었는데 그냥 한 순간에 확 끌러 다니던 대학을 휴학 하고 판소리를 배우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경주에 선생님이 계신데 아이를 키우면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 배우는데 애로점이 있다고 하네요. 아이를 키우면서 배우거나 일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사회실정에 마음이 무거워 지네요. 남편 김철 씨는 청주놀이마당 <울림>에서 활동 중이며 모듬북을 연주한다고 합니다. 김철 씨 또한 부인처럼 대학을 다니다가 다시 국악대학에 입학, 서울예술대 졸업, 안성 시립풍물단에 1년 있다가 국악교육에 관심이 있어 서원음대에 입학하여 2008년도에 졸업을 했고 지금은 국악의 대중화를 위하여 드럼도 배우는 중이래요. 요즘 공연하는 작품은 우리가락 우리마당이라는 토요상설공연이 있어 부인 조애란 씨는 객원형태로 공연에 참가하고 남편 김철 씨는 모듬북 퍼포먼스를 공연을 한대요. 7월3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예술의 전당에서 무료 공연을 한다고 하니 아이들과 함께 관람한면 좋을 것 같아요. 간단한 상설무대만 있다면 연습겸 공연겸 주민들과 함께 하는 공연도 하고 싶다 합니다. 두꺼비생태공원에서 우리의 소리, 우리가락, 우리장단을 들을 수 있는 상설공연이 이루워지길 바라며, 우리 전통문화, 우리 것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소신 있는 부부 국악인이 우리 주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네요.

 

※청주놀이마당 울림(www.gogoullim.com) : 충북지역의 우리문화 활성화를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는 단체로서 충청북도 전문예술단체로 지정되어 활동 중이며, 각종 해외공연과 기획공연 및 창작 공연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우리가락 우리마당 토요상설공연>을 치면 그와 관련된 일정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 <우리동네 이웃>은 이웃가족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인터뷰하는 곳입니다. 우리동네 주민이라면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희망하시는 분, 추천하고 싶은 분이 있으면 연락주세요.

 

류현희 기자 new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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