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시의원 후보

‘일등만 기억하는 XXX 세상’. 최근 항간에 자주 회자되는 유행어이다. 많은 국민들이 이 말을 애용한다는 것은 그 만큼 이러한 말이나 현상에 공감한다는 뜻일 것이다. 이제 6.2 지방 선거가 끝났다. 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화기애애하고 좋은 분위였다는 우리 지역구. 선거가 끝난 후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박승찬 후보를 만나 보기로 했다. 


두 아이의 아빠도 경력?

산남두꺼비마을 주민협의회의 주관으로 이루어진 ‘우리동네 시의원 후보들과의 간담회’ 후 유독 팬이 많이 생긴 한 후보가 있다. “두 번 떨어져도 30대”, “정치는 명함 돌리기 전쟁”이라는 말을 해서 참석한 주민은 물론 마을신문 독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어 낸 국민참여당의 박승찬 후보이다. 명함에 ‘두 아이’의 아빠라는 것을 새김으로써 “누구는 두 아이 아빠 아니냐”는 말도 심심찮게 들었다는 박승찬씨는 분평동에서 아내(이해경)와 예쁜 두 딸(예은6. 예진2)을 키우며 단란하게 살고 있다. 오전에 전화했는데 당일 오후에 흔쾌히 가정방문을 허락하는 걸 보니 이 집도 어지간히 열린 분위기인가 보다. 현관문을 들어 서니 포근한 가정집 분위기가 그대로 묻어 난다. 큰 아이는 손님이 온다고 예쁜 옷으로 갈아 입기 위해 자기 방에 들어 갔다가 한참 만에야 쑥스럽게 아빠손을 잡고 나온다. 가족 사진을 보니 두 아이의 아빠가 맞다. 후후.

선거 때문에 더 돈독해 진 가족애

“오실 줄 알았어요.” 오잉!~ 우리가 올 줄 알았다고? 당선자만 찿는 일반 언론과는 다른 우리 마을신문의 성격을 벌써 파악했단 말인가? 오호~ 역시 젊은 감각의 센스쟁이~.

“부모님은 처음에 잘못된 정치인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반대 했어요. 그런데 막상 유세를 할 때는 어머님이 가장 열심히 도와 주셔서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어떤분은 그런 어머님 보고 찍어 주겠다는 분도 계시더라구요. 부모님은 수곡동에, 남동생은 우성 아파트에 사는데 선거 때문에 가족이 더 돈독해 졌어요. 힘들 때 같이 의논하며 자주 만나서 그런가 봐요”. 아내인 이해경씨도 “아이들이 어린데 동서가 많이 봐 줘서 남편을 도울 수 있었어요. 어느 날 명함을 수북히 들고 나가려는데 큰 딸이 다 뺏고 남편한텐 10장, 저 한테는 4장을 주며 -“이것만 주고 빨리 들어 와”- 하더라구요.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그러더니 땅에 떨어져 있는 아빠 명함을 보고는 -“아빠 속상하게...”-라며 주워서 상의 호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오더라구요”. 그때를 회상하는 듯 그들의 표정이 애잔하다.


즐겁게 선거 했습니다

“선거에 떨어진 후에 시부모님들은 남편에겐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고 너희들 나이 때 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 했다. 창피한 일 아니다. 그러나 다음부터 하지마라”-라며 현실적인 말을 하고 저에겐 -“남편 기 죽지 않게 잘 보듬어 줘라.”- 하시더라구요”. 선거에 떨어진 후 실망해서 좌절하진 않았는지 궁금했다. “제가 속한 당이 전국 지지율 3위로 나왔는데 저는 당보다 4배 이상 표를 얻었기 때문에 성과 있었다 생각하고 만족 합니다. 요즘은 많은 사랑을 주신 주민 분들을 만나며 인사 다니는데 -“4년 있다 또 나올라는 것 아녀? - 하시는 통에 인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곤란합니다”라며 웃음을 짓는다. “4년 후에 또 재도전 할 생각은 있는지”라는 질문에 “그런 생각은 해 보지 않았고 모르겠습니다.”하니 옆에 있던 아내가 행여나 다시는 그런 생각 하지 말라는 듯 놀라며 고개를 살레살레 젓는다. 부인 눈치를 보던 박승찬씨는 “이제 끝났으니 가정도 챙겨야죠. 그때(4년 후) 일은 잘 모르겠습니다.”하니 부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뜨악!’ 한다. ‘안한다가 아니고 모르겠다니!’  그러면서도 웃는 그녀의 모습이 그 힘든 과정을 ‘즐겁게 보냈다’며 웃는 그의 넉넉한 웃음과 닮아 있다.

아름다운 꼴찌 박승찬


“경쟁상대인 차순애 후보와는 워낙 친하게 지내서 -“오누이냐?”- 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어요. 선거가 끝난 후 아는 분이 일일 호프 표를 주었는데 겉봉투에 ‘아름다운 꼴찌 박승찬’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그 마음도 고맙고 그 말이 싫지 않네요.”라며 조용히 미소짓는 그의 모습이 여유로워 보인다.‘일등만 기억하는 XXX 세상’에 ‘아름다운 꼴찌’라는 말이 싫지 않다는 이 사람. 그의 이런 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여운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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