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길 교통안전자원봉사 성기원(72세)할아버지


언제부터인가 산남중학교 4거리에서 통학시간 오전, 오후에 교통정리를 하시는 할아버지 하면 “아! 그분” 하며 대부분의 주민들이 아는 척을 합니다.

산남중학교에 다니는 딸아이에게 물어보았더니 역시 우리 아이도 “아! 그 할아버지. 엄청 무서워, 신호를 위반하면 막 뭐라고 그래” “아니, 할아버지셔, 젊은 사람이 아니고...”

그 분이 어떤 분인가 궁금해 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해서 마을신문에서 찾아뵈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4거리 신호대 앞에서 열심히 수신호를 하시며 호루라기를 불고 계셨습니다.

대단한 일도 아니라며 인터뷰에 손사래를 하시는 할아버지를 잠깐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할아버지 언제부터 시작하시게 되었어요?”

“이곳이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난다고 들어서 올 3월3일부터 시작했어요, 집이 분평동이라 집에서 6시30분에 나와서 걸어오면 7시10분쯤 되요. 그때부터 9시까지 합니다.”

그러고 보니 분평동 남성초등학교 후문에서 교통정리하시는 모습을 뵌 것 같다는 말에 빙긋이 웃으신다. 그때도 차타고 지나다가 보면 열심히 참 잘하신다 생각했는데...


“교통정리를 잘하시던데 전직이 교통일과 관계된 일을 하셨나봐요?”

“고향이 경상도인데 청주에서 20년을 회사생활을 했어요. 교통일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지요. 이젠 40년을 청주에서 살다보니 고향이 청주가 되었어요.”

“힘들지는 않으신가요?”

“힘들지는 않고 재미있어요,” “그전에 사고로 다리관절이 안 좋아서 한달에 2번 충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건강을 위해 걸어 다니고 있어요. 학생들은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미래의 꿈입니다. 학생들이 건강해야 나라가 건강합니다. 교통정리를 하다보면 법질서나 양보심이 부족하여 내 편한 데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과속방지카메라도 필요하지만 운전자들이나 보행자들이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다보면 사고도 줄어들겁니다.”

과속으로 신호를 위반하고 질주하는 차량 때문에 위험한 적도 많았다는 할아버지는 이 일도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라며 웃으신다.

“빨간색모자를 쓰시는데도 이유가 있으신가요?”

“빨간색 모자는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조심하라는 경고를 나타내고 우천시에는 눈에 잘 보이라고 노란옷을 입습니다. 그리고 흰 장갑은 멀리서 잘 보이라고 끼고 수신호를 합니다. 장갑은 벌써 10켤레이상 사서 썼네요.”

“아니, 장비를 지원해주는 곳이 없나요.”

“내가 봉사하는 일인데 지원은요, 집사람이 몸이 안 좋아서 내가 봉사하면 덕이라도 쌓아서 몸이 조금이나마 좋아질까 생각하는 마음에서 더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지난 겨울 눈이 많이 내렸을 때는 비탈길이라 학생들이 위험하니 빨리 제설작업을 하라고 시에다 전화를 걸어 공무원들을 독촉해서 염화칼슘도 뿌리고, 사고날 뻔한 학생도 보호하시는 일이 보람된다고 하신다. 여러 가지 봉사일을 하다보니 시정에 협조한다고 시장표창도 많이 받았단다.

“내 손자가 귀하면 남의 손자도 귀하잖아요”하시며 교통정리에 몰두하시는 할아버지.

‘그럼요, 어르신, 덕이 많은 집에 복이 많겠지요, 항상 건강하셔서 우리 아이들 잘 지켜주세요. 저도 지금 부터는 학교앞 서행을 잘 지킬께요’ 생각하며 출근길을 서둘렀습니다.

서충원 시민기자(산남 칸타빌 2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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