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보다 내가 더 기다렸던 행상


산남유치원 가족등반대회는 아이보다 내가 더 많이 기다리던 행사였던 것이 틀림없다 남편에게는 행사 한 달 전부터 시간을 비워놓으라고 부탁했고 유치원에서 5월 30일 (일요일)에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안내문을 두 차례나 받아놓고도 아이의 유치원수첩에 계획된 5월 29일(토요일)을 행사일로 착각하여 봉사활동계획이 있다는 남편의 약속까지 취소시켰는데 우리 딸이 “엄마 산남가족 등반대회 일요일에 가면 되요”하는 게 아닌가! “뭐라고” 부랴부랴 안내문을 다시 보니 분명 일요일로 적혀 있다 아이가 늘 함께 지내는 같은 반 친구들과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로 가족등반대회 행사를 3월부터 기다려왔기에 내 머릿속에는 유치원수첩에 행사일로 계획된 5월 29일(토요일)만 각인되어있었던 것이다 행사당일 계획대로 토요일에 행사를 진행하면 많은 부모님들의 참석이 어려울 것 같아 일요일로 변경하여 진행하게 되었다는 원장선생님의 설명이 있으셨다 많은 친구들과 부모님들이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내 기대와는 달리 반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절반정도의 가족만 참석하여 많이 아쉽기도 했다

간단한 간식과 준비물을 챙겨 행사장에 도착하였는데 “아 추워”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상당산성이 고지대이고 아침9시전이라 그런지 쌀쌀하게 느껴졌다 하복체육복을 입은 아이의 복장이 계속해서 신경쓰였다 그러나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자 날씨는 계절의 여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너무나도 좋았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원장선생님을 비롯하여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가족들을 일일이 따뜻하게 맞아 주셨고 아이들 얼굴을 각양각색의 페이스페인팅으로 꾸며주어 아이들 모두 더욱 즐거운 모습이었다 덩달아 신이 난 28개월된 우리 셋째아이는 드넓은 잔디밭을 신나게 뛰어다니다 넘어져서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드디어 신나는 체조음악과 함께 행사가 시작되었다 체조 후 각 반별로 산행을 시작했는데 아이도 다치고 해서 산행을 할까? 잔디밭에서 기다릴까? 고민을 하다가 아직 어린 자녀를 업고 산행을 하는 가족들에게 용기를 얻어 나도 셋째아이를 업고 산행을 하기로 했다 산행은 코스별로 쉬어가며 가족끼리 모여 “내 이름으로 삼행시 짓기”, “가족소원적어보기”, “사랑의 전화하기 및 가족사진 찍기󰡓 등의 미션이 있어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산행을 마치고 간단히 휴식을 취한 뒤 청팀과 백팀으로 나뉘어 󰡒엄마아빠가 만들어주는 다리 위 지나가기”, “빨간 판, 파란 판 뒤집기”, “아빠들이 펼치는 손바닥위의 막대기 오래 지키기”, “엄마들이 펼치는 3인이 한마음 되어 걸어가기”, “줄다리기”등의 명랑운동회가 진행되었다 모든 경기가 너무너무 재미있었지만 “판 뒤집기”경기에서 경기가 끝났음에도 두 친구가 서로를 쫒아 다니며 열심히 자기편 판을 돌려놓는 모습에서 웃음이 절로 났다 아이와 부모님 한마음이 되어 진행된 줄다리기경기에서 너무도 열심히 참여한 많은 부모님들의 손바닥이 까지기도 했다는 후문이 들리기도 했다 행사의 마지막은 헬륨풍선에 산행하면서 적은 가족소원 날려 보내기 였는데 맑고 파란 하늘로 올라가는 오색의 풍선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모두들 한참을 바라보는 모습 이었다 헬륨풍선에 날려 보낸 우리아이의 소원은 󰡒엄마, 아빠에게 야단맞지 않기, 동생들이 누나 말 잘 듣기󰡓였는데 집에 돌아와서󰡒내가 소원 날려 보냈는데 왜 동생들이 말을 안 듣지“ 라며 속상해하기도 했다 마무리 정리체조시간에 주변에 나들이 나온 가족들 중 어린 친구 몇몇이 먼발치서 체조에 동참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 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상당구청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우리 둘째아이가 󰡒엄마, 상당구청등반대회는 언제 해요󰡓라고 묻는다 산남유치원등반대회가 무척 좋아 보이고 부러웠나보다 즐거워하는 세아이의 모습에 행사에 참석하길 너무너무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마음 한켠이 뿌듯했다 집 가까운 곳에 시설좋고 프로그램 좋은 유치원이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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