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은 전쟁입니다. 명함 돌리는 전쟁”


지난 5월27일 늦은 7시부터 9시까지 분평,산남 선거구 시의원 후보 초청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우리 지역의 후보들은 한나라당 이관우, 안성현 후보 민주당 김영근, 이완복 후보, 민주노동당 차순애 후보, 국민참여당 박승찬 후보등 총6명의 후보가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간담회에는 이관우 후보를 제외한 5명이 참가를 했습니다.
질의 내용은 서면으로 미리 알려주었으며, 후보들이 말한 내용은 속기로 기록하고, 동영상으로 촬영되었습니다. 이같이 많은 준비를 하게 된 것은 선거후에 발생하는 건망증 내지는 오리발을 사전에 차단하고 병이 발병했을 때 약을 처방하기 위한 우리 주민협의회의 사랑 가득한(?) 배려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초청간담회는 주민협의회의 의도처럼 기분 좋게 시작되었고 질문을 받는 후보들은 어떠했는지는 모르지만 분위기 역시 다른 매스컴에서 치러지는 후보토론보다 화기애애하고 즐거웠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사회자의 실수로 질문을 피해갔던 한 후보는 ‘안 시켜서 좋아하고 있었는데 좋다 말았다’고 해서 폭소가 터지기도 하고, 어떤 후보는 선거에 두 번 떨어져도 삼십대라고 해서 딱딱했던 분위기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살기 좋은 마을을 위해 반상회를 활성화하고, 생태마을의 이미지와 어울린 태양열을 이용하자’라든가, ‘아파트안의 가로등은 입주민의 공동전기료가 아닌 시에서 부담해야 한다.’ ‘주민센터를 이전하여 더 나은 주민편의시설을 설치하고, 기존의 주민센터를 노인복지센터로 만들자’ 등과 같은 우리 마을이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들과 침체된 지역상가를 위해 지난번 축제와 같이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정기적인 문화예술 공연을 실시하여 상권을 활성화하자’라든가 등등의 비전에 대해 후보들의 진지한 마을 발전 방안의 장도 열렸습니다.
후보 상호간의 애로와 정정당당한 경쟁을 유도하고 후보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우리 마을 두꺼비공원을 생태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조례 제정에도 모든 후보들이 찬성하며 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다짐도 받았습니다.
어떤 도시, 어느 마을에서도 볼 수 없었던 주민스스로의 후보초청 간담회는 짧은 2시간을 더 짧게 만들었습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석을 실천해 나가는 우리 두꺼비 마을에 살고 있음을 뿌듯하게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후보들도 소견을 피력할 기회를 준 것에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어떤 인터뷰가 이보다 기분 좋을 수 있을까요?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선거는 후보에게도, 유권자에게도 기 분좋은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선거를 즐거운 축제처럼 만들려고 시작했는데, 선거는 전쟁이었습니다. 명함 돌리는 전쟁”이라는 한 후보의 말이 아직도 귓전에 들립니다.
귀찮아하고 버려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건네야 하는 명함과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냉소적인 눈빛이 선거운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다는 후보들의 말입니다.
후보들이 유권자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가 후보들을 모두 모아 놓고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를 유도하고 올바른 우리의 대변자를 선택한다면 우리 산남두꺼비생태마을에서는 더 이상 선거가 전쟁이 아닌 마을의 축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축제는 좀 더 많은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꼭 필요합니다. 다음 선거에는 선거가 고통이 아닌 축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정말 기분 좋은 인터뷰였습니다.
서충원 시민기자(산남칸타빌 2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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