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유승한내들 106동 강영수, 장주현 씨 댁


이런 우연이 어디 또 있을까? 2010년 두꺼비생명한마당에서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나날이 금값이 올라가는데 작년 두꺼비생명한마당 ‘떡두꺼비사진콘테스트’에서 2등을 해 금반지를 받아간 아기가 올해 또 ‘복바구니터트리기’ 1등 경품에 당첨돼 금 한 돈을 받은 것이다. 올해 준 금 한 돈도 작년에 노래자랑이 취소되는 바람에 1년을 서랍에 묵혀뒀던 것이다. 그것마저 찾아가다니, 그 아기에게는 ‘금붙이’를 끌어당기는 특별한 힘이라도 있는 걸까? 이번에는 그 행운의 주인공을 만나러 가봤다.

눈을 뗄 수 없는 귀여운 아기

산남유승한내들 106동에 사는 강영수(37세), 장주현(33세) 씨의 세발배기 아들 종우가 그 주인공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청바지를 차려입은 앙증맞은 아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빤히 쳐다본다. 앳된 얼굴에 아직도 새댁티가 나는 엄마가 인사하라고 하자 눈은 손님을 바라보며 어설프게 허리를 구부린다. 하는 짓마다 어찌나 귀여운지 눈을 뗄 수가 없다. 양팔을 벌려 내밀자 처음 보는 나에게도 덥석 안기고 포크로 과일을 찍어 입에 넣어준다. 친가, 외가 통틀어 하나뿐인 첫손자라 멀리 대구에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끔찍이 여긴다고. 매일 컴퓨터로 화상통화를 하는데, 그래서인지 카메라만 들이대면 포즈를 취해 배꼽을 잡게 한다. 잘 웃고 잘 먹고 예쁘기 그지없다. 아직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몇 개 안되지만 눈치는 빤하다. 벽에 붙어 있는 ‘여러 가지 탈 것’이 그려진 판에 비행기, 자동차 모양을 뗐다, 붙였다 하고, 책장에서 책을 꺼내다 엄마에게 읽어 달라고 내민다. 방에 가서 베개를 들고 나오기도 하고 잠시도 가만있질 않는다. 얼마나 빨빨거리고 다니는지 어디 부딪칠까 무서웠다. 아니나 다를까, 내 눈앞에서 책장에 머리를 한번 박았다. 부딪치곤 삐쭉삐쭉 울음을 터트릴듯하더니 아빠가 안아주자 금방 눈물이 쏙 들어갔다. 울음끝이 짧은가 보다. 책장 모서리가 둥글기 망정이지 예쁜 이마에 파랗게 멍 들 뻔했다. 종우만 보기에도 엄마는 하루해가 짧겠다.

어떻게 행운의 주인공이 됐는지 물었더니, 부부가 열심히 복바구니를 터트리고 경품권을 9장정도 주웠는데 8장이 다 ‘꽝’이더란다. 그래서 이전에 대전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종우 손에 있던 번호가 ‘차렵이불’에 당첨됐던 기억을 떠올리며 기도하는 심정으로 나머지 경품권 한 장을 종우 손에 쥐어졌는데 그게 바로 금 한 돈에 당첨된 거라고. 작년에도 ‘풀잎에 누운 두꺼비’를 연상시키는 종우 사진으로 가족사진촬영권을 주는 1등보다 금반지가 탐나 2등을 노렸는데 소원대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돌때 모두들 현금으로 주셔서 그 때 받은 반지가 종우의 유일한 돌반지가 됐다고. 자기 손으로 돌반지를 마련한 셈이다.

▶2010년 떡두꺼비 컨테스트 수상작


공기 맑은 산남동이 좋아


종우 아빠 엄마인 강영수, 장주현 씨는 같은 대학 동아리 선후배 사이다. 복학생이 풋풋한 후배가 맘에 들어 선배가 밥 사준다고 불러내 인연을 만들었다. 8년을 사귀고 2005년 결혼했는데 3년 정도 주말부부로 살다 대구에 있던 주현 씨가 청주로 올라오며 살림을 합쳤다. 전에는 영수 씨 혼자 봉명동에 살았는데 공기 좋은 곳을 찾다보니 산남동에 자리를 잡게 됐다. 원래는 산남퀸덤을 분양 받았는데 이사날짜가 안 맞아 유승에 살게 됐다. 다음 달에 분양받았던 퀸덤으로 이사갈 예정이다.

주현 씨에게 종우랑 하루 종일 뭐하고 노냐고 했더니 남편이 셔틀버스로 출근하고 나면 자가용으로 종우와 함께 홈플러스 문화센터도 가고 기적의 도서관도 간다고 했다. 문화센터에서는 ‘아이와 나무’란 프로그램을 하는데 콩, 메밀 등 자연물을 늘어놓고 만지며 논단다. 기적의 도서관에서는 ‘엄마랑 아기랑’이란 ‘품앗이교육’을 하고 있다. 자기 차례에 어떤 걸 했냐고 물었더니 ‘무지개물고기’를 읽어주고 자석으로 낚싯대를 만들어 낚시놀이를 했다고. 자석도 싼 걸 쓰면 잘 안 붙고, 개당 최소 3백 원은 넘는 게 잘 붙는다고 경험자는 조언한다. 듣기만 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아기 있는 엄마들은 집에서도 만들어서 아기랑 같이 놀면 좋겠다.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에 신청하려면 신청하는 사람은 많고 뽑는 사람은 적어 경쟁률도 높고, 거리도 멀어 차가 없는 엄마들은 이용하기가 어렵단다.

엄마 아빠와 얘기를 나누는 사이 왔다갔다 내내 잘 놀던 종우가 졸린 지 자꾸 머리를 긁는다. 우리 동네에도 아기랑 함께 놀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 집을 나섰다.

 

글 김말숙/ 사진 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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