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내들 박춘우 경비 반장님과의 만남


한내들 박춘우 경비 반장님과의 만남 가정의 달 5월은 여느 달 보다 행사와 축제가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가슴 따뜻한 행사들이 많아 두꺼비신문에서는 고심 끝에 우리들 가까이에서 함께 하고 있지만 조금은 멀게만 느껴지고 자부심과 애정이 없으면 하기 힘든 일을 하시고 계시는 아파트 경비분을 만나 보기로 했다. 삶의 애환이 그대로 얼굴에서 묻어나는 박춘우 한내들아파트 경비반장님이 그 주인공이다.

저녁 8시경 음료를 하나 사 들고 경비실을 찾았다. 경비실 한쪽에 많은 양의 택배 물건들을 정리하시다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이해 주시며 하시던 일을 정리하시고 의자를 내어 주셨다.
“식사는 하셨나요?” 인사를 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라는 첫 질문을 시작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올해 66세로 슬하에 4녀 1남의 자녀를 두고 있는 반장님은 쌍용양회(시멘트·레미콘 제조 회사)에 근무하면서 자식들의 교육 문제로 85년 경북 상주에서 교육의 도시 청주로 발령 신청을 해 청주에서 27년 직장 생활을 마감했다고 한다. 우리동네 에버빌 아파트에 살고 있는 큰 딸은 청주MBC 고정 작가로 활동했었고 현재는 가끔 일을 받아 작가 활동을 하고 있으며 충북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막내아들 이야기를 짧게 하셨다. 교육의 도시 청주로 이사를 하신 결정이 좋은 결과를 보인 듯싶다.

한내들 아파트에 오시기전에는 타 아파트에서 경비 업무를 3년 정도 하셨고 그 전에는 학원버스 기사를 하셨단다. 정년 퇴직을 하시고도 계속해서 일을 하신 셈이다. 어떤 일이든 할 수만, 할 자리만 있으면 그 자체로 만족하시고 능력이 되는 한 일을 하고 싶어 하시는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대화를 한참 하는 동안 주민들이 택배를 찾으러 몇 차례 들렸다. 그 때마다 웃는 얼굴로 맞이하고 물건을 찾아 문 밖을 나갈 때 까지 지켜 보고서야 다시 자리에 앉으셨다. “들어오다 보니 밖에서 아파트 건물 위아래를 살펴보시던데 왜 그러신가요?” 했더니 맡겨진 택배 주인들이 집에 들어 왔나 불이 켜져 있는지를 확인해서 인터폰으로 안내를 해 주기 위해서란다.

택배 물건이 출입구 한쪽에 수북이 쌓여도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주민들이 이렇게 해서 경비실을 방문하게 되면서 한편으론 주민들과 친분이 쌓여가는 또 다른 기회로 보시는 것 같았다.
“일을 하시면서 제일 힘든 게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는 그냥 웃으시면서 특별히 힘든 건 없다며, 본인뿐만 아니라 동종 일을 하시는 분들 모두가 다 그렇지요 하시면서 넘기셨다. “그래도 있으면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일주일에 한번 하는 파지정리가 육체적으로 다른 업무보다 조금 더 힘이 든다.”라고 솔직한 말씀을 하셨다.
“주민들은 친절한가요?” 라는 질문에 “친절하다”, “많이 좋아졌다”며 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고 하신다. “그 동안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게 있으신가요?”라고 질문했더니 “글쎄 특별 한 건 없고 오늘 낮에 화재가 날 뻔한 것을 초기에 발견해서 진압을 했다”는 아주 놀라운 사실을 말씀 하셨다. 순찰하다가 타는 냄새가 나서 살펴보니 한 세대에서 무언가 타는 것으로 판단되어 집 주인에게 알려 진입을 해서 화재진압을 하신 것이다. 일반 주민이었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평상시 재난대응 교육을 잘 받았으며 업무에 충실 하셨기 때문이고 관리사무소 직원들 또한 긴급 상황 시 즉시 조치가 될 수 있도록 맡은 바 업무에 충실했기 때문에 큰 재난사고를 막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박 경비반장님은 한 시간 넘게 대화를 하면서 힘든 일과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내색을 전혀 하지 않으셨다. 항상 웃음을 보여 주셨고 칠십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한참 젊은 주민들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직업엔 귀천이 없으며, 눈높이를 맞출 줄 아시며, 업무에 충실하시며, 상대를 배려 할 줄 아시는……그런 마음 따뜻한 어르신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으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자리를 일어섰다.

어르신! 항상 건강하시고 즐겁게 오랜 시간 동안 하고 싶으신 일 하시며 행복하게 사세요!


노장우 시민기자 (유승한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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