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학교를 가지 않으니 어떠니
아홉 살 여민은 기종이하고 놀테고
친동야 아저씨 따라 창가의 토토는 골목길 지키겠지
너는 구룡산 숲에 들어 비냄새를 맡을까
고라니와 마주쳐 고요한 눈빛 살필지도
모과나무꽃 보며 개똥 철학이라도 할까


오늘은 나무가 하늘에 닿을 듯 해
산벚나무 키가 큰 게 아니라니까
하늘이 내려와 잠시 무게를 내려놓은 거지
구름이 사분사분 걸어다니고
별들 사방치기를 톡톡 하고
붉은 노을은 나무와 나무 사이를 줄넘기 하는
풍선껌을 생각해
여전히 입김 불면 되살아나는 자연의 빅뱅


사람 없이 숲 나무와 지내
거리두기를 하라니까
나와 비슷하게 생긴 물체는 만나지 않아
나무하고 가까이 해도 되겠지
가끔 온라인 수업도 해
지금은 또 어떠한지 몰라
아까는 버벅대며 끔벅이더니 the end

학교를 가지 않으니 어떠냐고
햇볕 비는 나무와 꽃은
바이러스는 어떠냐고 묻는 거와 같아
꿀벌은 꿀벌의 지금을 살고
민들레는 민들레의 현재를 살아
변해 늘 변해서 지금은 뭐라고 부를지 모르겠어
일생이 보여
쓰러진 떡갈나무가 내일은
어떤 일생을 펼칠지 하늘 아래
눈부시게 살아갈지 궁금해

/김태식(성화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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