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을 참 좋아한다. 여행은 새로운 환경에 나를 던지기 때문이다. 무엇이든지 새로운 환경은 새로운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한다. 즉, 나를 계속해서 새로운 환경에 던지는 여행은 내가 새로운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한다. 이런 의미에서 언젠가 읽은 책에서 본 “여행은 생각의 산파이다.”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지난 2월, 나는 이탈리아에 다녀 왔다. 13일간 “이탈리아”라는 새로운 환경에 내던져짐으로써 얻은 생각들을 이 글을 통해 공유해보려고 한다.

▲ Boxer At Rest, BC329

인간이 우리의 고독에 다가설 수 있다면 :
로마 국립박물관(palazzomassimo)에서는 교과서에서 볼 법한 훌륭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들중 나를 가장 생각하게 만들었던 작품은 원반 던지는 사람, 비너스 조각상같이 정말 유명한 작품이 아니라 한 복서(boxer) 의 동상 [BoxerAtRest, BC329] 이었다. 한 복서가 화려한 링위에서 경기를 끝내고, 혼자 쉬며 느끼는 고독감과 공허함을 표현한 작품인데, 그의 표정에서는 인간의 고독을 자연히 느낄 수 있었다. 작품을 통해 객관화된 고독은 내가 고독에 다가 설 수 있게 했다. 이전의 우리는 우리의 고독을 객관적으로 보기보다는, 일방적으로 느낄 뿐이었지만, 이 작품으로 나는 우리의 고독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었다.

▲ 로마, 콜로세움
▲ 나폴리, 폼페이 유적지


무엇이든지 우리는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
내가 여행 중이던 시기에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명 내외였고, 한국도 대구신천지교회에서 집단감염으로 인한 확산 전이었지만,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를 보며 눈을 찢는 제스처를 취했고, 지나가면서 고의적으로 일부로 기침을 하는 일은 다반사였다. 처음에는 사실 조금은 화가 났지만, 인종차별 때문에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아 대응을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은 잘한 일인 것 같다. 그 인종차별 행위에 만약 내가 똑같이 대응 했다면, 아마 한국인의 이미지는 더 부정적으로 변했을 것이다. 또한, 이 경험을 통해 내가 앞으로 다양한 사람을 대할 때의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이탈리아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글에 담아보았다. 내가 앞으로 어떤 새로운 환경에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또 새로이 펼쳐질 새로운 내던져짐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 이채원 (산남중2) 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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