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시골 중학교에 요즈음 볼 수 없는 졸업식이 열렸다. 전 학년이 1개 학급씩만 있는 이 학교에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 어머니와 사는 다문화 가정의 한 여학생이 ‘가장 특별한 상’의 주인공인데 사연은 이렇다.
  그 여학생은 입학을 해서 졸업할 때까지 가정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밝게 웃으며 생활하였고 전교 부회장으로도 활동하였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타의 모범이 되는 학교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졸업을 앞 둔 어느날 그 여학생의 아버지가 큰 교통사고를 당하여 병원에 입원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그 학교의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은 그 학생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교장 선생님은 출장을 가야했고, 출장 중에도 교장 선생님의 뇌리에는 그 여학생을 도울 생각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출장이 끝나 학교에 돌아와 보니 이심전심이랄까! 교감선생님이 교장선생님에게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여학생을 돕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내기로 한 성금 금액이 쓰여 있는 종이를 내보였다. 그때 교장선생님께서는 선생님들이 써낸 금액은 보지 않겠다고 하고 임의 금액을 적으셨다. 그것이 어쩌다가 선생님들에게 전달되었고 선생님들은 처음 금액 보다 더 많은 성금을 모아 ‘가장 특별한 상’이라는 상과 함께 장학금으로 주자는 의견을 모았다. 졸업식 날 ‘가장 특별한 상’과 장학금을 주는 훈훈한 졸업식은 이렇게 해서 펼쳐졌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은 학생들이나 마을에는 알려지지 않고 선생님들만 알고있었기에 졸업식 당일 ‘가장 특별한 상’이라는 상장과 장학금이 수여되자 졸업식에 참석한 내빈이나 마을주민과 학생들은 잠시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 상장을 수여할 때 교장선생님이 그 여학생을 가장 잘 아는 담임 선생님에게 상을 주도록 안내를 했고, 담임 선생님과 여학생이 단상에 나오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이로 인해 그때까지 사고 소식을몰랐던 학생들이나 지역주민 등도 함께 울어 졸업식장은 울음바다가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그 학교 교장선생님의 졸업식축사의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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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은 끝이 아니고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는 순간이니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집시다. 감사하는 마음에서 행복이 우러납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웃음을 만들고 복이 오게 합니다. 감사하는 마음 없이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감사하는 마음 없이 이기심과 욕심으로 가득한 사람은 공부도 행운도 자기편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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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으면 내용이 쑥쑥 머릿속에 들어옵니다. 그러나 이기심과 욕심으로 책을 읽으면 여러 권을 읽어도 한 권을 읽는 것만도 못하게 됩니다.
밥알 하나 하나에도 농부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물 한잔을 마실 때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시게 되면 공부도 잘 할 수 있게 되고 여러분이 원하는 대학에도 들어갈 수 있고 결국 원하는 직장에도 취업할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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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좋은 내용이죠! 이 교장선생님은 늘 감사의 마음으로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데 앞장서는 멋진 분입니다. 그래서 교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으신 분이었기에 선생님들도 여학생을 위해 기분 좋게 호주머니를 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 이런 훌륭한 선생님들이 계셔서 교육의 미래가 밝게 빛날 수있기에 졸업 시즌을 맞아 교육에 힘쓰신 모든 선생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아울러 감사한 마음을 담아 시골중학교 여학생의 ‘가장 특별한 상’의 가슴 따뜻한 글을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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