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2020년 쥐의 해인 경자년을 맞이했다. 2000여 년 전 인류 구원을 위하여 가난한 모습으로 인간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따르고자 그분처럼 어두운 곳의 빛을 밝히려 가장 낮은 자로 세상의 모든 이를 받들고 섬기며 살겠다고 다짐한 사람들, 천주교 사제 서품식이 1월 7일 청주 체육관에서 있었다.
천주교 사제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신학교에 입학하여 신학, 철학. 과학, 역사 등 사제가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교육은 물론이고, 사제로 양성되기에 합당한 자인가의 까다로운 심사 평가를 학년이 바뀔 때마다 받는 동안 ‘내려놓음과 비움 그리고 낮아짐’을 수련하며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을 그렇게 준비한 후 사제서품을 받게 되기에 입학 할 때에는 몇 명의 사제가 탄생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사제 서품을 받는 날, 그들은 예수님 말씀 외에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으며 평생을 독신으로 살겠다는 서약을 한다.
올해는 두 분의 사제 서품자가 나왔는데, 그 중 한 분이 산남 동성당 출신이다. 샛별초등학교 맞은편에 위치한 <산남동성 당>은 본당으로 설정된 지 만 12년 만에 사제 한 분이 탄생한 셈이니,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신생 본당에서 사제 배출이 되어 사제서품식을 전후로 모든 신자들은 그 기쁨을 서로 나누며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새해를 맞이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교구에서 지정해준 성당으로 사가와 본당 출신의 연을 뒤로 한 채 파견되어 어린 양들을 바른길로 인도하는 목자의 삶을 위해 떠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사제로서의 첫 걸음이다.
날이 갈수록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위해 또다시 책상 앞에서 싸워야 하는 ‘취준생들’, 자녀들이 교육을 다 마치기도 전에 이른 은퇴를 하게 되는 부모들, 그리고 자식들만 바라보고 모든 것을 다 쏟아버린 어르신들의 빈곤하고 고독한 장수의 삶. 둘러보면 어려운 이웃들을 쉽게 만나게 되고 금세 우울해 지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나 아닌 다른 이들을 섬기며 돌보겠 다는 이런 사제들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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