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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퀘이산
김태식(수곡중 교사)  |  jangki11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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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호]
승인 2019.09.05  1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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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퀘이산

텐트 치고 그들 캠핑카를 부러워하다
구글도 잘못 구글하는가
시내에서 되돌아 나오다
표지판 보고 우연히 오르게 되었다
까글막한 경사 구불텅 지나고
흔한 계곡 색다른 나무도 없이
차 몇몇 듬성 세운 중턱 어름께
따라 잠시 차를 세우게 되었다
돌무더기 울타리 삼아 쳐져 있고
봉긋하고 넓은 야생화 무리
그 끝 높은 벼랑 햇볕이 비추고
밴프 주변이 시야에 들어왔다
보우강이 부드럽게 흘러가고
휘어진 곳 머문 자리
숲과 마을 함께 모이며
가느다란 도로 이어지고
케이블카 높은 산 오르며
하얀 빙하 녹아 보우강으로 다시 흐른다
사진을 찍고 그늘에 앉아 깜박 졸았던가
눈이 맑아지며 몸이 가뿐하다
산 이름을 메모해 둔 이유 알 것도 같다
역사는 때론 이름을 얻고
여행객 쉼 없이 찾아오지만
네 눈은 그 사이에 있을 뿐
콧잔등 무수한 숨결 흘러가고
구름이 잠깐 꼈다 다시 환하게 밝아진다


방학을 맞아 캐나다로 가족 여행을 갔다 왔다. 큰 계획만 정하고 헐렁헐렁 형편이 되는 데로 보냈다. 노퀘이산은 여행 전 어디서 보곤 메모해 둔 산이었다.
밴프 시내로 들어가다 표지판에 노퀘이산(Mount Norquay)있어 ‘어, 노퀘이산이다’하고 간 것이다. 별 볼일 없는 산이다. 다만 중턱에 전망대 비슷한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보는 풍경이 좋았다. 밴프 시내의 올망졸 망한 집들, 부드럽게 시내를 감싸며 지나가는 보우강, 울창한 침엽수 숲 그리고 시내를 둘러싼 3,000미터 넘는 산들. 햇볕이 부챗살처럼 펼쳐지며 빛나고 있었다. 그러니까 노퀘이산은 자신이 멋진 산이 아니라 자신을 통해 보는 다른 모든 것을 빛나게 하는 산이다. 그런 사람이 있다. 세상의 모든 이름 뒤에는 설거지하고 냉골에 군불을 지펴주는 밤 같은 사람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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