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순(시인, 수필가, 문학평론가)님을 만나다.

네가 만약 외로울 때면~ 내가 위로해 줄께~ 네가 만약 서러울 때면~ 내가 눈물이 되리~ 당신에게는 위로와 눈물이 되어줄 누군가가 있는가?
살기 위해 일하는지 일하기 위해 사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내 존재 가치와 살아가는 이유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을 때, 우리는 한줄기 햇빛 같은 구원의 누군가를 목말라 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그 구원자가 당신에게 명쾌한 해답과 방향을 제시해 주었던가?

결혼은 힘든 현실이었다
경북 봉화 산골에서 6식구가 오글오글 자연이 좋았다 이유 없이 지금도 그것은 어느 때나 나를 숨쉬게 깨어나게 하는 존재 이다.
한 남자가 있었다.
내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모습에 덜컥 결혼을 신비의 동아줄로 여기진 않았지만 나는 혼자가 된 느낌이었다.
머나먼 타국 땅에서 오늘도 난 하루를 시작한다.
떠나온 것 중에서 유독 그리운 건 엄마의 반찬.
외롭거나 힘들 때면 나는 최면을 건다.
넌 잘 할 수 있어. 넌 최고야. 기운을 내.
오늘도… 내일도… 얼마동안이나 이렇게 한 걸까?
그 날이 오기는 한 단 말인가 사람들을 만나기가 두렵고 싫어진다.
지쳐간다.
이제 모두 그만 두고 싶다.
그곳으로 가고 싶다 무작정 짐을 싼다. 여보, 얘들아 엄마는 간다.

▲ 전영순님의 저서

 

살기 위해 되돌아오다
타지에서 15년. 어느덧 삼십 중반이 되었다.
조이던 내 숨통이 실타래를 탈출한 연처럼 자유로움을 느낀 다.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헤매다보니 나는 글을 쓰고 있었 다. 그토록 바라던 길이 이것이었단 말인가?
글을 쓸 수 있는 모든 곳을 찾아다녔다.
전가은또 다른 나의 모습이 태어나는 순간이다.

 

▲ 봉사활동은 즐거워

 

문학이 운명이었음을 알게 되다
‘들길’이란 에세이집을 시작으로 시집, 산문집, 평론에 이르기까지 쓰다 보니, 살다 보니 지금의 내 모습이다.
내 곁에 가족, 내 주변의 사람들이 그래~~ 이게 내가 원하던 삶이었구나.
나는 지금 행복하다.
지독한 열병을 이겨내고 새롭게 태어난 아기 같다.
아기에겐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롭고 재미있다.
전국을 누비며 하는 모니터링, 봉사활동 사람 속에서 사람을 알아가니 점점 더 사람다워진다.

 

▲ 청주 서원노인복지관에서의 문학수업

 

나를 키우는 건 부단한 나만의 노력뿐이다.
불완전한 둘이 만나 완전한 하나가 되는 건 결혼이 아니다.
어느 것도 나를 완전하게 만들어주진 못한다.
나만이 할 수 있고, 또 원한다면 해야 한다 누가?
바로 당신이 빙빙 에두르지 말고, 핑계대지 말고, 그냥 말해라 원하는 것, 바라는 것, 꿈꾸는 삶, 때로는 원치 않는 삶이라도 적극적으로 찾으란 말이다.
거기가 출발점이다.
그리고 행동하라. 부딪쳐라.
그러지 않으면 당신은 평생그 자리다.
뭐 거창한 자아발견, 자아성 찰이 아니다.
후회를 남기지 말자.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행복한 일을 찾아라.

타인이 주는 행복도 행복이지만 내가 만들어 가는 행복은 너무 행복하니까.

 

 

▲ 문학동호회 회원들과의 모임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기에 나는 행복하다.
지금의 나의 활동들은 현재의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지 만, 미래의 나를 만들어 줄 또다른 무엇이 될 지도 모른다.
치밀하게 계획하고 행동하진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나를 조급하게 만드는 무기가 될 지도 모르니까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천천히 지치지 않고 길게 가고 싶다.
지난 몇 달 동안 한국어 강사 교원 자격증을 따느라 힘들었다.
이것을 들고 나는 어딘가로 훌쩍 떠날지도 모른다.
내 나이 50중반, 이제는 나에게 닥쳐올 어떠한 도전도 나는 더 이상 두렵지 않다.

 

* 184호를 마지막으로 저는 두꺼비마을 신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2018년 3월부터 함께했던 ‘사람과 세상’이란 코너는 제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고 아름다운 분들과의 소중한 만남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셨던 모든 분들 그리고 독자여러분들 감사했습니다. / 서희욱 드림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