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5년전쯤 이웃집 토토로를 처음 설레며 보았다. 스무살 즈음이었다.
그로부터 15년후 쯤 시골 여행지 펜션에서 아이와 함께 보며 도란도란 행복하게 잠들 었던 기억... 그리고 세 번째 토토로는 두꺼 비생태관에서 마을 사람들과 구룡산을 떠올 리며 의미있게 보았다. 내 개인의 역사에 세번이나 등장한 영화. 눈치챘겠지만 난 이 영화를 심하게 사랑한다. ^^ 이웃집 토토로의 감독 “미야자키하야오” 는 자연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을 주로 만들었다. 각각의 영화 소재와 메시지가 예술 적이고 창의적이어서 영화, 예술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 감독이기도 하다. 아바타, 스타워즈, 늑대아이 등의 영화를 보다가 ‘앗! 저 장면은~‘ 할 정도로 감독들이 차용하고 리스펙하는 하는 감독이다. 기회가 되면 아이들과 미야자키감독의 애니메이션을 모두 보고 함께 토론 해보고 싶다.
영화 내용을 잠깐 소개하면 주인공인 사츠 키와 메이 가족은 자연에 둘러싸인 시골 마을에 이사를 온다. 온통 산과 들에 둘러싸인 시골로 이사를 한 이유는 병원에 입원중인 엄마가 퇴원 후 요양을 하기 위해서다. 그 곳에서 아이들은 숲의 정령 토토로를 만나 숲을 배경으로 재미난 일들이 벌어진다. 자연은 이렇듯 맑은 공기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동,식물을 통해 인간에게 몸과 마음의 치유를 해준다는 당연한 진리를 알려준다. 그런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과 메이 가족은 서로 어울려 도우며 살아간다는 따뜻하고 신나는 이야기다.
사츠키와 메이가 살아가는 곳이 토토로 마을이라면 우리 마을은 두꺼비 마을이다. 9
년전 이사올 때 온 마을에 두꺼비 상징물들이 있어서 신기했고 여름밤 문을 열면 개구리 소리 가득한 이곳이 너무 좋았다. 두꺼비 마을신문, 두꺼비생태공원, 두꺼비 그려진 아파트 등을 보며 생활했고, 두꺼비가 산다는 방죽, 다랭이 논, 구룡산을 아이들과 열심히 다니고 관찰하고 공부했다, 놀이동산이 없어도 워터파크가 없어도 아이들은 전혀 심심해하지 않았다. 숲을 따라 걸으면 만나는 새, 곤충, 나무, 식물들이 놀이감이었고 박물관이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야 기거리들을 만나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쳐 조잘조잘 이야기 나누었다. 그래서 두 번 째 감상한 이웃집 토토로는 감정이 이입되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더랬다.

 

 

 

 

 

 

 

 

 

 

 

 

하지만 그런 소중한 곳이 개발이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아마 숲과 자연이 좋아서 이곳에 이사 왔거나, 두꺼비, 맹꽁이, 사슴벌레, 부엉이, 야생오리 같은 생명을 아이들과 직접 보거나 이야기 나눴던 추억을 가진 엄마들은 나처럼 이 숲을 개발 한다는게 악몽처럼 느껴질 것 같다. 미세먼지 등등의 재앙으로 환경 이민을 가는 사람도 많다는데 이 험난한 인공환경을 개선하 기는 커녕 이를 막아주는 고마운 도시숲을왜 파괴 하려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래서 세 번째 토토로는 가슴 한켠 아픔을 느끼며 볼 수 밖에 없었다.
숲은 미세먼지를 40% 감소시킨다. 이산화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해준다. 도시의 소음을 75%나 줄여주고, 한여름 대낮의 기온을 1.5도 낮춰준다고 한다. 너무 많아다 쓰기도 어렵다. 지금도 산에 올라가면 몸이 불편하신 분들도 산을 찾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많은 주민들이 산에 오른다. 이밖에도 산이 지켜져야 할 이유는 너무 많다.
요즘 구룡산을 지키고자 애쓰는 마을 주민 들이 늘고 있어 참 다행이다. 자기 시간을 내어 자발적으로 서명도 하고 피켓시위도 하고 구룡산을 주민의 이름으로 사서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 트러스트 기금도 낸다. 심지어 아이들, 청소년들도 개발을 하지 말아달 라며 시장님과 대통령님께 편지를 쓰고 구룡산을 살리자는 예술 작품을 만든다. 아마 자연 속에서 고마움을 배우며 살아가는 두꺼비 마을 사람들이라서일 것이다. 그들을 통해 두꺼비와 구룡산이 지켜질 거라는 벅찬 희망을 본다. 이웃집 토토로처럼 이웃집 두꺼비가 영원히 우리 이웃으로 남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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