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에는 시험기간 동안에 학생들로 인해 긴장을 할때가 많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볼 때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오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특히 밤 9시30분에서 10시 사이에 독서실에 몰려다니는 학생들이 많아 들락날락 한다든가 시끄럽게 떠든 학생들이 있어 관리의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도서관 문을 닫고도 집을 못가고 독서실을 관리하는데 남학생들은 어떤 날은 학생인지 어른인지 모르는 큰 키와 덩치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 살짝 시정조치라도 할라치면 고분고분하 기보다는 소가 들이 받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번에 아주 모범적인 학생을 보면서 이런 자녀들로 자라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지면을 빌어 소개 하고 싶었다.


‘부부도 싸움을 하다보며 미운 정이 들 듯’ 학생들도 초창기에 많이 부닥치고 실랑이도 많이 했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정이 들고 가까운 사이가 되었는데 신규로 오는 학생들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번에 기분 좋은 학생을 만나게 되었다.
매일 도서관에서 예의 바르게 인사도 잘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눈에는 늘 부드러운 미소를 보내는 남학 생이다. 어느 날 밤 도서관을 마무리하고 시험기간이라 독서실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데 한 남학생이 독서실을 나가면서 사탕을 살짝 내밀며 인사를 한다.
“공부 다 했어” “네” “그래, 고생했네, 잘 가”
현관을 가던 학생은 갑자기 신발이 없어졌다고 했다.


“어떡하지?... 내일 확인해 볼 테니 실내화라도 신고 가” 학생은 친구한테 얘기하고 친구 신발을 신고 갔다가 신발을 갖다 주러 다시 왔다. 그러더니 초콜릿 하나를 또내밀었다.
“나는 신발이 없어져서 어떻게 하니?”
그 남학생은 “괜찮아요. 어차피 버릴려고 했어요.” 하며 나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말로 위안을 해 준다.


난 그 말을 들으면서 ‘참 심성이 고운 학생이구나!’ 보통의 남학생들은 그 상황이 되면 퉁명스럽게 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학생은 기분이 안 좋았을 텐테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아마도 사랑을 듬뿍 받은 학생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 남학생처럼 부드러운 학생들로 자라다면이 사회는 굉장히 밝고 명랑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누군지 모르는 그 남학생의 부모 님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진다. 밝고 부드럽고 배려하는 학생으로 키워 주셔서 감사하다고…… 아울러 시험기간이 끝나면 썰물과 같은 독서실이 되지만 이용자들이 많을 때 서로 간에 기본적인 질서를 지켜 주면서 조용한 가운데 학습을 한다면 최상의 쾌적한 독서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위의 학생과 같은 학생들이 많다면 관리의 어려움도 없어지고 기분 좋은 환경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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