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는 떠나고 ~ 오랜 가뭄 끝에 겨우 겨우 늦은 봄! 고마운 비가 내립니다. 이른 새벽 새끼두꺼비는 어미가 오른 구룡산을 향해 오릅니다. 이제야 두꺼비의 긴 삶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원흥이의 지붕인 구룡산, 훼손의 위기
2003년 사람의 욕심은 원흥이방죽 주변을 다 훼손하고 사람의 집을 짓습니다. 뒤늦게 원흥이가 두꺼비의 산란지란 것을 알게 되었고 구룡산의 구릉이 두꺼비의 삶터란 것을 알았지만 이곳은 이미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개발 하기로 계획 된 안타까운 곳이었습니다. 원흥이와 두꺼비의 삶터인 구룡산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2년 간의 싸움은 겨우 두꺼비생태공원이 남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실패의 싸움이었다고 하는 원흥이와 두꺼비지키기 운동. 그러나 그운동은 청주의 생태를 지키고 환경을 지키고자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들어 내었으며 여전히 원흥이에 남아 구룡산을 지키고 있습니다. 2020년, 이제는 원흥이의 지붕인 구룡산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 해제로 훼손의 위기에 놓였고 시민은 다시 들풀처럼 일어나고 있습니다.


개발 위주로만 달려 온 청주시 행정의 무분별하고 편파 적인 정책으로 위기에 닥친 도시공원
도시공원은 시민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할 공유재산입니다. 그러나 청주시를 비롯한 전국의 지자체들은 지난 20년간 국가가 기한을 준 준비의 기간(일몰제)을 허비하고 시민의 공유재산인 도시공원에 대한 보존의 책무를 소홀히 해왔습니다. 도시공원은 도시의 주요한 도시계획시설입니다. 도로, 주차장, 도서관, 보건소 등 시민의 편익을 위해 조성하는 주요한 기반시설 중 하나입니다. 도시계획시설은 그 용도가 매우 명확한데 도시공원의 목적은 도시자연 경관보호와 시민의 건강,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공간 조성이 그 목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주시는 지난 2000년부터 19년이 지난 지금까지 결정 된 도시공원의 면적 중 조성 된 비율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청주시의 다른 도시계획 시설 중 하나인 도로는 지난해 2018년에 이미 조성 비율이 95%를 넘었고 주차장 조성 비율 또한 90%를 넘었습니다. 이는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는 청주시는 관심이 없으며 토지소유주의 개인 재산권 보호에 대한 책무 또한 등한시 한 채 오로지 개발 위주로만 달려 온 집행부의 무분별하고 편파적인 정책이었던 것입니다. 청주시는 전국에서 최장기 ‘아파트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5년째 이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고 있으며 43개월째 아파트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공원 해결방안으로 내놓은 '1만 2천세대의 아파트'를 짓는 민간공원 개발사업은 더욱 심각한 아파트 대란사태를 가져 올 졸속행정입니다. 청주시의 녹지보유율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고 1인당 도시공원 보유면적도 최하 위입니다. 더 늘리고 보존해도 모자랄 판에 그나마 겨우 남은 도시공원의 30%를 아파트 개발로 사라지게 하는 것은 시민의 누려야할 건강권을 해치는 직무유기입니다.


꼭 지켜야 할 소중한 구룡산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인 구룡(매봉)산은 청주의 4대 대표 공원 중 하나입니다. 청주의 대표공원은 동쪽의 우암산, 서쪽의 부모산,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 그리고 우암산과 부모 산을 이어 광역 녹지축을 형성하고 있으며 더불어 무심천까 지의 수생태계를 연결하는 핵심 생태축인 구룡산! 입니다.
그중 구룡(매봉)산은 인구 최대 밀집 지역인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도시공원으로 청주 전역에서 30분 안에 이용이 가능하며 10분 안에 이용 가능한 수혜인구는 27만이 넘는 생활밀착형 도시공원입니다. 이렇게 청주시민들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구룡(매봉)산은 소중한 도심의 산이고 도시 숲이며 도시공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주시는 예산이 없다는 무책임한 이유로 일관되게 민간공원 개발사업으로 아파트를 지어 구룡(매봉)산의 일부를 훼손하려 하고 있습니다.


구룡(매봉)산은 도심 안에 위치한 해발 163m로 높지 않은 구릉형 산으로 1,289,369㎡의 매우 넓은 면적을 갖는 큰 산입니다. 또한 농촌방죽(농업용 저수지의 충청도 방언)과 다랭이논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습지가 풍부하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습지로 인해 구룡산은 생태적으로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게 유지되어 왔으며 맹꽁이를 비롯한 멸종위기야생 생물과 솔부엉이 등 다양한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도심 지역에 위치 한 산으로 식생이 매우 다양하며 특히 참나무류 6종이 다 분포하는 지역으로 양서류가 살아가기 좋은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양서류는 생태계 순환 고리의 중간 위치로 먹이(곤충) 계층과 상위 계층인 천적의 먹이 공급원이 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양서류의 생태적 습성인 변태 전의 물 속 생활과 변태 후의 땅 위생활을 통해 환경의 변화와 오염도를 알 수 있는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민감한 환경오염의 변화에 즉각 반응하여 사람 에게 그 위험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청주시는 시민들의 환경권과 건강권을 무시하고 구룡(매봉)산의 생태적 서비스조차 감안하지 않은 채 아파트 6천 세대를 짓는 무리한 개발 행위를 하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청주 도시공원 지키기 대책위원회’를 꾸려 지난 2016년부터 청주의 도시공원을 지키 고자 노력해 왔으며 청주의 허파인 구룡산을 지키기 위해 ‘구룡산 살리기 시민 대책위원회’를 별도로 조직하여 현재 가열 차게 청주시와 싸워오고 있습니다. 1인 피켓시위를 38 일째 이어가고 있으며 민간공원 개발 반대 현수막 설치하고 시민 청원 서명 인원이 13,858명으로 청주 시민 스스로가 구룡산을 지키고 도시공원을 지키고자 거리로 나섰습니다. 또한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지키고자 ‘청주 도시공원 트러스 트’ 운동을 시작하였으며 283명의 시민과 기업의 동참으로 3천 4백 4십 여 만원의 모금액을 모았습니다. 청주시민은 이번 운동을 통해 우리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공유재산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고 도시공원을 보존하는 것을 현실화 시키 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3년 원흥이와 두꺼비를 지켰던 시민은 이제 2019년 구룡산을 지켜 낼 것입니다. 더 이상 청주시장 독단의 정책 결정으로 개발위주의 도시계획이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이제 시민은 거리로 나섰습니다. 기업과 개발업자 중심의 도시계 획에서 시민 중심의 도시계획으로 바꾸고 시민의 삶의 질향상이 최우선 되는 녹색복지, 환경복지 정책을 강력하게 제안 할 것입니다. 도시공원을 지키기 위한 운동은 녹지보 존만을 위한 것이 아닌 시민 주도의 정책 참여 운동입니다.
우리는 이 운동을 통해 시민이 시에 정책을 제안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민의 주권을 되찾을 것입니다.
3년 후, 4년 후, 먼 미래까지 어미가 되어 원흥이방죽으 로, 농촌방죽으로 다시 돌아와야 할 새끼두꺼비의 긴 삶의 여정에 우리의 미래세대도 함께 할 수 있는 삶의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청주 도시공원지키기 대책위원회와 구룡산 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 그리고 청주시민들은 앞으로도 지속 적으로 청주의 도시공원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고 결국엔 지켜낼 것입니다..

▲ 신경아(청주도시공원지키기 집행위원장, (사)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

 

 

 

 

 

 

 

 

 

*이 글은 월간지 ‘함께사는 우리’에 기고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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