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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테크노폴리스 지구 유적보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후기
조현국 기자  |  johku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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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호]
승인 2019.03.25  2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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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9년 3월 25일 청주시 도시재생허브센터 2층 대회의실
○주관: 충북참여자치 시민연대
○사회: 강태재 충북참여연대 상임고문

  청동기 시대부터 마한에서 백제로 이어지던 시기의 문화 유적이 파괴되거나 훼손될 위기에 있는 가슴 아픈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두 시간 넘게 들었다.

   

  노병식 박사(충청북도 문화재연구원)는 청주테크노폴리스 개발 현장에서 발굴된 청동기 시대 유적부터 마한에서 백제로 이어지던 시기의 유적을 사진 자료로 생생하게 들려주었다.
황평우 소장(한국문화정책연구소)은 만약 외국의 고고학자들이 청주 테크노폴리스 지구에서 발견된 유적을 보면, ‘어메이징’・‘환타스틱’이란 말을 되풀이 했을 거라는 말로 운을 띄었다. 청주의 송절동 테크노폴리스 개발 지구의 유적은 그리스 아테네의 위상과 같은데 어떻게 이런 ‘어메이징’한 유적지가 개발 인허가를 받고 개발이 한창인지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성정용 교수(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는 송절동 테크노폴리스 현장에서 발굴된 유적은 ‘청주 지역의 역사 뿌리’라며, 마한이나 백제 전문가들이 문화재 조사를 맡았다면 테크노폴리스 1차 지구에 대한 개발이 현재처럼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성 교수는 지금부터라도 테크노폴리스 2차 지구만큼은 보존방안도 마련하고, 이를 자원화하여 청주를 더욱 훌륭한 역사문화도시로 키워나가자고 제안했다.
  박완희 의원(청주시의회)은 청주 테크노폴리스 개발 사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청주 테크노폴리스 사업은 2008년도 산업단지 간소화법 제정에 따라 민관 합동 개발 방식으로 착수되었다. 그래서 조직된 것이 ‘청주테크노폴리스 자산관리’인데, 충청리뷰의 보도에 따르면, 이 자산관리의 대표이사를 청주시의 전직 도시국장들이 역임했다는 것이다. 또한 박완희 의원은 지금부터라도 문화재 보존 계획을 세워 인근 미호천과 무심천과 연계되는 '에코뮤지엄'으로 송절동 유적지를 보전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남규 교수(한신대 한국사학과)는 방문객 2백만 명이 넘는 일본 사가현의 요시노가리 유적을 송절동 유적지와 비견했다. 사가현의 요시노가리 유적지가 발견되어 이 터에 공장을 짓기로 한 계획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구석기시대-마한-백제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구한 역사와 넓은 범위의 유적지를 보유한 송절동 유적지의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언급했다.
 
  토론회 내내, 구석기 시대부터 마한-백제 시대를 거치면서 송절동 지역에 선조들이 어떠한 공동체를 이루면서 살아왔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테크노폴리스’라는 희한한 이름으로 행해지는 개발로 우리는 청주의 고대 문화에 대한 상상력을 펼칠 근거를 잃어 간다.
  테크노폴리스 개발의 심각성은 현재 그곳에서 대대로 살던 주민 공동체도 파괴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토론회 청중 발언을 자청한 강서 2동에 산다는 한 주민, 그는 그 지역에서 오백년 동안 살고 있는 토박이 중의 토박이였다. 청주시는 그 지역주민들에게 청주의 백년대계를 위해 개발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희생을 강요하고 있지만 실제 행태는 유치원 학생들 수준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개발 현장이 ‘무법천지 그 자체’라고 주민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개발 행위에 분노를 토해냈다. 2008년 산업단지 간소화법 제정에 따른 ‘민관 합동 개발’ 방식이 결과적으로 실제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원성만 산다는 걸 확인한 순간이다. 
  도대체 청주 테크노폴리스 개발의 문제의 근원이 무엇일까? 이 문제와 관련하여 청주 테크노폴리스 유적지 매장문화재 조사 실태를 연구한 어느 논문의 한 대목이 눈을 찌른다. “특히 중립을 지켜야할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시행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은 가장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는데, 인・허가권자인 지자체가 문화재의 보호나 보존 보다는 지역경제활성화의 측면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문제가 생겨나게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라도 청주시 관련 공무원들(퇴직하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 포함)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개발지상주의에서 벗어나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관점에서 테크노폴리스 개발 정책을 되돌아 볼 일이다. 아울러 ‘문화재도 공공의 재산’이라는 시민의식의 전환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문화재보호법 개정을 비롯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걸 오늘 이 토론회가 일깨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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