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마을신문
편집 : 2019.6.19 수 00:25
> 생활문화 > 행복한 시 읽기
행복한 시 읽기
시인 정학명  |  riverflo@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180호]
승인 2019.03.11  13:56:3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네이버밴드 구글 msn

샐러리맨 예찬

함 민 복


쥐가 꼬리로 계란을 끌고 갑니다 쥐가 꼬리로병 속에 든 들기름을 빨아먹습니다 쥐가 꼬리로 유격 훈련처럼 전깃줄에 매달려 횡단합니다 쥐가 꼬리의 탄력으로 점프하여 선반에 뛰어 오릅니다 쥐가 꼬리로 해안가 조개에 물려 아픔을 끌고 산에 올라가 조갯살을 먹습니다 쥐가 물동이에 빠져 수영할 힘이 떨어지면 꼬리로 바닥을 짚고 견딥니다 30분 60분 90분 - 쥐독합니다 그래서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살아가는 삶은 눈동자가 산초 열매처럼 까맣고 슬프게 빛납니다

<읽기>
함민복 시인은 충주 노은사람입니다. 지금은 강화도 허름한 집에서 삽니다. 시인의 집엔 쥐들이 많은가 봅니다. 쥐를 아주 많이 봐야만 쥐가 꼬리를 저렇게 쓰는지 관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쥐를 바라보면서 놀라거나 호들갑떨지 않고 쥐의 행동을 관찰하는 시인의 자세나 태도도 재밌습니다. 쥐가 놀라서 달아나지 않도록 숨죽이고 쥐를 관찰하는 시인의 표정이 눈에 선합니다. 시인은 쥐의 생태를 주의 깊게 바라보고 그걸 씁니다. 쥐가 꼬리를 써서 어떻게 삶을 도모하는지를 써내려가다가 그것이 쥐꼬리만한 월급이라는 데서 문득 서민의 삶에 생각이 가 닿습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두 사실을 병치하고 보니 서민의 삶이 곧 쥐의 삶과 닮아 있게 됩니다.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계란을 굴리고 들기름을 빨아먹고 전깃줄에 매달려 횡단하며 선반에 뛰어오르고 조개에 물려 가며 끝내 조갯살을 발라먹는 것이 쥐와 서민이 서로 다르지 않게 된 것이지요.
그러한 발견은 슬프고도 애잔합니다. 쥐나 우리나 동시대에 이세계를 건너가는 중생이란 데서는 별 차이가 없지 않겠습니까. 둘다 제가 지닌 조건과 재주를 한껏 이용하여 최선을 다해 위험과 어려움을 견디며 살고 있는 존재 아니겠습니까.
거기서 스며 나오는 페이소스를 가만히 느껴 보는 오늘의 시읽기입니다.

   
▲ 시인 정학명(가람식물원)

 

 

 

 

 

 

 

 

 

< 저작권자 © 산남두꺼비마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네이버밴드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가장 많이 본 기사
1
성화동에서 구룡산 민간개발 반대 촛불 든다!
2
5월 27일 월요일, 청주시가 민간공원 사업자 사전 참가 의향서를 제출 받는 날
3
충북지방변호사회, 청주지방검찰청과 간담회 개최
4
구룡산 개발저지 ‘제4차 촛불문화제’
5
4월 29일 월요일부터 현재까지 구룡산 및 청주 도시공원 트러스트 운동
6
이웃과 함께 사는, 장애와 비장애가 더불어 사는, 마을이 하나 되어 모두가 함께 나누는 것이 제가 원하는 삶입니다.
7
“시민들은 이제 2019년 구룡산을 지켜 낼 것입니다!”
8
항거
9
이미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한 대처방법
10
마음이 있는 로봇 장관식 관장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청주시 서원구 산남로 70번길 34 305호  |  대표전화 : 070-4112-3429  |  Fax : 043)294-3429
등록번호 : 충북아00197  |  등록연월 : 2018. 05.08.  |  발행인 : 김동수  |  편집인 : 조현국  |  편집장 : 조현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동수
Copyright 2011 두꺼비마을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ubi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