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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 읽기
시인 정학명  |  riverfl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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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호]
승인 2019.03.11  13: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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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예찬

함 민 복


쥐가 꼬리로 계란을 끌고 갑니다 쥐가 꼬리로병 속에 든 들기름을 빨아먹습니다 쥐가 꼬리로 유격 훈련처럼 전깃줄에 매달려 횡단합니다 쥐가 꼬리의 탄력으로 점프하여 선반에 뛰어 오릅니다 쥐가 꼬리로 해안가 조개에 물려 아픔을 끌고 산에 올라가 조갯살을 먹습니다 쥐가 물동이에 빠져 수영할 힘이 떨어지면 꼬리로 바닥을 짚고 견딥니다 30분 60분 90분 - 쥐독합니다 그래서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살아가는 삶은 눈동자가 산초 열매처럼 까맣고 슬프게 빛납니다

<읽기>
함민복 시인은 충주 노은사람입니다. 지금은 강화도 허름한 집에서 삽니다. 시인의 집엔 쥐들이 많은가 봅니다. 쥐를 아주 많이 봐야만 쥐가 꼬리를 저렇게 쓰는지 관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쥐를 바라보면서 놀라거나 호들갑떨지 않고 쥐의 행동을 관찰하는 시인의 자세나 태도도 재밌습니다. 쥐가 놀라서 달아나지 않도록 숨죽이고 쥐를 관찰하는 시인의 표정이 눈에 선합니다. 시인은 쥐의 생태를 주의 깊게 바라보고 그걸 씁니다. 쥐가 꼬리를 써서 어떻게 삶을 도모하는지를 써내려가다가 그것이 쥐꼬리만한 월급이라는 데서 문득 서민의 삶에 생각이 가 닿습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두 사실을 병치하고 보니 서민의 삶이 곧 쥐의 삶과 닮아 있게 됩니다.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계란을 굴리고 들기름을 빨아먹고 전깃줄에 매달려 횡단하며 선반에 뛰어오르고 조개에 물려 가며 끝내 조갯살을 발라먹는 것이 쥐와 서민이 서로 다르지 않게 된 것이지요.
그러한 발견은 슬프고도 애잔합니다. 쥐나 우리나 동시대에 이세계를 건너가는 중생이란 데서는 별 차이가 없지 않겠습니까. 둘다 제가 지닌 조건과 재주를 한껏 이용하여 최선을 다해 위험과 어려움을 견디며 살고 있는 존재 아니겠습니까.
거기서 스며 나오는 페이소스를 가만히 느껴 보는 오늘의 시읽기입니다.

   
▲ 시인 정학명(가람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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