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놀이터가 만들어져 있고, 주택가에도 놀이터를 겸한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네와 철봉, 미끄럼틀까지 웬만한 시설은 갖춘 놀만한 공간입니다. 처음 아파트가 들어서고 한동안은 밤늦게까지 아이들 노는 소리가 끊이지 않아 놀이터를 끼고 있는 집에서는 신경이 쓰였고, 때로는 주민의 민원거리가 되기도 했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놀이터에 아이들의 발걸음이 뜸해지더니 이제는 아이들이 나타나 주기라도 하면 그저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출산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 하나의 원인이겠지 만, 아침에 아이들 학교 가는 소리가 들리고, 오후에 아이들을 실어 나르는 학원버스가 수시로 드나드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동네의 모습이 많이 변한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요?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보는 기회와 시간 속에서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고민에서 행복교육 지구는 출발했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미래를 잘 준비하라고 합니다. 나중에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지금은 잠시 미뤄두어야할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성공할 때까지 놀이, 친구, 이웃, 여행, 웃음은 공부와 학원 뒤로 놓으라고 말이지요. 입시 위주 경쟁교육 시대를 살다보니 친구는 곧 경쟁 상대라고 가르치기도 합니다. 이러한 우리의 삶은 행복한 여정일까요?
 아이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삶터에서 인간관계를 잘 맺고, 아는 것을 서로 나누고 익히는 행복한 배움터를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학교에서 배운 것을 마을에서 같이 익히고 적용해보며,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보는 기회와 시간 속에서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고민에서 행복교육 지구는 출발했습니다.
 행복교육지구는 아이들이 마을과 지역의 너른 품에서 건강하게 자라며 배움을 익히고 실천하는 더 큰 배움터를 만들어가기 위한 일입니다. 그것은 지자체, 교육청과 학교, 지역사회가 ‘교육’이라는 큰 틀을 갖고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배움을 위해 함께 협력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아이들을 위하는 따뜻한 지역사회, 행복한 교육환경을 만들어가는 일에 이제 다 같이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청주행복교육지구는 2019년 2년차를 맞이하여 더욱 큰 호흡으로 다가가려고 합니다. 학생들이 마을에서 함께 어울려 성장하고 꿈을 가질 수 있는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너도 나도 높게 쌓아놓은 성(城) 속에서 고립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이웃들과 즐겁게 교류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배움을 나누는 행복한 마을공동체, 청주행복교육지구와 함께 만들어가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뿌린 씨앗이 아이들의 꿈으로 움트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청과 학교, 지자체, 지역사회가 아름다운 동행을 함께했으면 합니다.

▲ 정문희 청주교육지원청 행복교육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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