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공디자인 ‘이즘’(~ism)의 허진옥 대표

▲ 공공디자인 이즘 허진옥 대표

 충북의 사회적 기업 육성사업으로 배출된 최초의 회사 공공디자인 ‘이즘’.
 2013년 3명의 디자이너로 시작하여 현재는 10여명의 식구를 거느린 주목할 만한 회사로 성장 중에 있다. 작년 산남동 두꺼비생명 한마 당에서 ○○○○ 없는 축제를 선보이며 환경과 사람을 생각하는 행사의 새로운 패러 다임을 제시하였는데 그 뒤에는 이즘의 기획력이 숨어있었다. 이곳의 수장인 허진옥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축제나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현수막 같은 디자인 결과물이 쓰레기가 되어 돌아오더라고요. 폐기물로 처리하는데 비용도 많이 들고 썩지 않아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고민 끝에 현수막으로 장바구니, 가랜드, 텐트 등을 만들었어요.”

 외국에서는 이런 작업들이 많고 대중에게도 잘 알려져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대중화된 회사를 보지 못한 듯 그렇다면 이곳은 리사이클링(재활용) 제품을 만들어 내는 회사인가 싶기도 했다. 그러나…


공공디자인 ‘이즘’ 어떤 회사인가요?

▲ 이즘에서 만든 재활용 소품 (리사이클링 횟수에 따라 번호를 넣는다

 

▲ 이즘의 패널로고

 “공공디자인 ‘이즘’은 디자인의 공공성을 가지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회사입니다. 간판 디자인부터 낡은 골목의 벽화와 조명을 다는 환경 개선 사업, 소규모 매장을 위한 제품 패키지,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한 캠페 인, 다문화 가족을 위한 시민 축제 기획 및 진행 등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통해 행복한 지역 사회를 만들어가는 공공디자인 스튜디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공의 가치를 끊임없는 소통으로,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출발. 여기에 각종 사회문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더해지면서 디자인으로 변화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공공디자인은 사실 생소한 말인데 혹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의미일까요?
“좁은 의미에서 공공디자인(Public design)이란 누구나 그 사용 목적을 쉽게 이해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간판, 버스 정류장, 가로등, 벤치, 휴지통 그리고 보도 블록 등의 공공시설이나 공간을 미적·기능 적으로 꾸미는 일, 혹은 그 결과물을 일컫습 니다. 그러나 단순히 환경을 디자인하는 것을 넘어 사회 구성원들과 미적 감각을 공유 하고 소통한다는 개념으로 본다면 넓은 의미에서 공공디자인은 개인의 삶과 가치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의미는 협의의 의미였군요.


사회적 기업의 가치는 지키되 스스로 증명 하여 경쟁력과 존재감을 가지고 싶다.(?)
 “사실 처음 사회적 기업으로 시작하게 된계기는 다양한 제도와 혜택으로 쉽게 창업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힘들 줄 모르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어요. 그러나 일을 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사회적 기업이라고 하면 실력은 부족하나 그 취지가 좋아 지자체나 정부의 돈으로 사업을 한다는 인식이 강하더라고요. 또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회사의 매출이 늘어나고 제대로 운영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 기업이 아니니 회사가 감당해야 할 비용과 운영비가 많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운영 비에 집착하여 정부나 지자체의 공모사업에 참여하거나 지원을 받다보면, 오히려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문제에 집중한 디자인을 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굶어 죽을 각오를 하고 3년 정도 공모사업 참여를 하지 않기로 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우리 힘으로, 우리 디자인으로 기업을 운영할 힘을 키워야 한다고 판단이었습니다.
앞서 말한 사람들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편견은 디자인이란 기본에 충실하고, 실력을 입증했을 때 자연스럽게 깨진다고 믿습 니다. 한마디로 기업을 오랫동안 유지 발전 시키려면 결국 자신과 조직의 기술, 능력이 변화에 발맞추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할 것은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나 재능을 바탕으로, 관심 가는 사회적 문제와 가치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라는 것입니다.”


공공디자인은 지역의 사람들과 함께해야만 가치 있고 빛을 발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공공디자인 사업’ 인 간판 개선 사업은 사업의 대부분이 1년반 정도면 원상복구가 된다고 합니다. 다수의 가게 주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 아닐뿐더러 임대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주인의식도, 공간의 소속감도 부족하기 때문이죠. 이처럼 매년 일회성으로 끝나는 고질적인 공공디자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관과 기업 지역단체와 주민이 함께 모여 의견을 수렴하고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아가야 합니다. 주변의 재능기부를 통한 관계 맺기와 철저한 협업 시스템으로 공공의 가치를 더한 디자인을 만들어 내야만이 모두가 만족하는 오래 지속하는 스스로 가꿔가는 디자인이 되는 것이지요.”

'이즘' 사무실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은 종이로 만든 여러 가지 제품이었다.


공공디자인 ‘이즘’ 종이 제품
“아직 준비 단계지만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로 의자, 테이블, 선반 등 제품을 만들어 판매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재활용이 가능 하고 튼튼한 종이가 없어서 자체 제작을 해야 하고, 크기가 큰 제품도 생산하려면 큰 기계가 필요했어요. 그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LG소셜캠퍼스를 만나게 됐습니다. LG소셜캠퍼스는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가치와 윤리, 지속가능성을 검토해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는데 거기에 우리가 친환경분야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어 1억 원의 자금을 무이자 대출받아 친환경 잉크로 찍은 종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발판으로 우리가 원하는 재료를 스스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행사에 쓰였던 현수막이나 종이 패널은 다시 수거하여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쓰레기 없는 산남동 그것이 ‘이즘’의 아니 우리 모두의 목표에 첫발이 될 것입니다.
“청주 산남동은 급격한 발전이 이뤄지면서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진 곳이라고 하더군요. 작년 산남동상가번영회, 지역주민, 두꺼비 신문, 두꺼비생태관 등과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체 발대식을 진행했어요. 올해는 실질적으로 쓰레기양을 어떻게 줄일지 꾸준히 회의하고 로드맵을 짤 계획입니다. 깨끗한 마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쓰레기양을 줄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운동이 좋은 시발점이 되어 청주 시내는 물론 타 지역까지 동참하는 거국적인 캠페인으로 확산되기를 거기엔 언제나 이즘이 함께 있겠습니다.”


 공공디자인 ‘이즘’의 캐치프레이즈는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용기 있는 목소리’이다. 단어에~ism이란 어미가 붙으면 하나의 의식이나 주의로 의미가 탈바꿈 한다. Public design이 Korea populism이 되는 그날까지 이즘의 행보가 무척이나 기대되고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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