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마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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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좀 맘껏 쉬고싶다
박선주(산남대원2차 주민)  |  sunshi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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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호]
승인 2019.03.11  12: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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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분다. 바람은 건조하고 칼칼하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아파트와 건물들 뿐. 산쪽으로 아파트들이 점점 치고 올라와 이제는 위태롭게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흡사 뼈만 남은 채 마지막 숨을 들이 쉬는 애처로운 짐승처럼… 사람들은 자기가 사는 집이 자연과 가까울수록 좋단다. 그래서 산이고 바다고 강이고 모두 깍아내고 다듬어 그 자리에 아파트와 전원주택이 점령해 버렸다. 자연의 혜택도 돈을 내야 누릴 수 있는 사치품으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 그런 이유로 손바닥만큼 남은 구룡산도 북극곰처럼 이젠 멸종 위기에 처해버렸다.
 어릴 적 바람에선 향기가 났다. 어디에서 불어오든 바람은 산을 거치지 않는 바람이 없었다. 3월엔 진달래 향기가, 6월엔 아카시아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내 머리칼을 스쳐갔다. 유년 시절의 바람은 먼지 하나 없이 꽃향기, 풀향기를 가득 실어 오는 향기로운 그것. 눈을 감고 욕심껏 들이마시면 기분 좋아지는 그런 바람이었다.
 산은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주었다. 나무와 땅, 흙을 다 내주고 이제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 지금도 최선을 다해 먼지 바람을 보듬어 날려 보내고 향기 바람으로 바꾸어 선물하려 애쓰고 있다. 나무뿌리가 다 드러나도록 사람들이 찾아와도 그루터기에 앉아 휴식하고 기꺼이 발에 밟혀 지나가길 허락한다. ‘맑을 청’의 청주, 숲이 가득해 물이 맑았던 청주는 난개발로 현재 공기질이 전국적으로 최하위의 도시다.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넘어와서 또는 소각장에서 나오는 분진으로 또는 자동차 매연으로… 원인은 다양하다고 한다. 하지만 산이 있으면 그 먼지를 그러안고 산이 만드는 바람길을 따라 멀리멀리 보내어 준다.
 그럼에도 계속 산을 없앤다면 여기에 터전을 잡고 사는 사람들을 더욱더 혹독한 환경에 내모는 결과를 가져오리라. 그나마 남은 구룡 산이라도 도시자연공원으로 조성하기를 희망하는 바이다. 강 건너 불구경 하다 초가산간 다 태운다는 옛말이 있다. 남은 구룡산이나마 좀 그만 파내고, 숨 좀 맘껏 쉬자고 간절히 외쳐 본다.

   
▲ 박선주(산남대원2차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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