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중국발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미세먼지가 앞으로도 수 십년간 지속적으로 이어 진다고 하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발암물질 등 중금속을 포함한 미세먼지가 기관지에 쌓이면서 호흡기 질환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가래가 생기고 기침이 잦아지면서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므로 감기에 쉽게 걸리고 폐렴과 같은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도 증가하게 됩니다.
  기침과 가래는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이 폐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중요한 신체 방어 기능의 하나로써, 흡입된 이물질이나 기도의 분비물을 밖으로 배출해주어 항상 기도를 깨끗하게 유지해 주는 작용을 합니다. 건강한 사람은 기관지 점막에서 하루 100cc 정도의 점액이 분비되는데, 이 분비물을 무의식적으로 삼켜버리기 때문에 보통 때는 의식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기관지의 염증, 과도한 흡연, 미세먼지와 같은 이물질로 인해 기관지가 자극되면 정상보다 더 많은 양의 점액이 분비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분비물이 100cc이상으로 넘쳐나면 저절로 삼킬 수 없이 자꾸만 고이게 되는데 이것이 가래입니다. 이 가래가 기관지를 자극하면 기침이 나게 되고, 기침을 통해 가래가 밖으로 배출되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기침을 해(咳), 가래를 수(嗽)라고 하며, 일반적으로는 기침과 가래가 같이 발생하므로 이 두 가지를 합쳐서 해수(咳嗽)라고 합니다. 한방에서 해수의 원인은 폐(肺), 비(脾), 신(腎) 세 장기의 기능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인체의 기(氣)를 순환시키는 폐장(肺臟)과 수분 대사와 관련된 비장(脾臟)의 기능이 고장나면 기침과 가래가 발생하며, 이것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인체 기운의 원동 력인 신장(腎臟)까지 이상이 생기면 만성적인 해수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기침과 가래 증상에 일반적으로 소청룡탕, 맥문동탕, 필용방감길탕, 삼소음 등의 한약을 처방합니다.
  기침 가래 같은 증상에 좋은 한약재로는 길경을 꼽을 수있는데요. 동의보감에서 ‘길경(桔梗)은 폐로 들어가서,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는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나오는데, 길경(桔梗)이라는 한약재가 바로 도라지입니다. 도라지는 기관지의 점액 분비를 촉진시켜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미세먼지로 기관지가 약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도라지, 맥문동, 오미자로 차를 끓여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도라지 20g 맥문동 오미자 각 10g 감초 5g에 물 2리터와 배 반개를 조각내어 넣고 은은한 불로 약 1-2시간 가량 달여서 수시로 복용하면 기관지와 폐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기침과 가래 증상이 심하거나 기타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 기침 가래가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후비루증후군, 폐렴, 폐암, 기관지천식, 위식도역류증, 결핵, 심장병, 약의 부작용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한의사의 진찰이 필요합니다.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 등 예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국내외 대기 환경이 개선되어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하늘이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 안현우 원장 (산남동 나비솔 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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