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마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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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알려 준 나의 길산남 대원칸타빌2차 작은도서관 이선자님을 만나다
서희욱 마을기자  |  dub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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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호]
승인 2019.02.07  10: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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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자 산남대원2차칸타빌 작은도서관장

 ♬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이 망까지 말타기 놀다 보면 하루가 너무도 짧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본 곡일 것이다. 그러나 정작 가수나 노래 제목을 아는 이는 적다. 자전거가 탄 풍경의 ‘보물’이란 노래이다. 오늘의 주인공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노래가 생각나고 눈앞에 그 모습이 그려졌다.
 충남 공주시 의당면 태산리. 지금 현 주소는 세종시 장군면 태산리, 김종서(조선시대) 장군의 묘가 안치되어 있는 곳이 주인공의 고향이자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다. 말 그대로 '깡 시골', 초등학교 5학년이 되어서야 전기가 들어왔다는 그곳에서 친구와 자연이 놀이터이자 동무였던, 아침부터 밤이 어스름 할 때까지 지치도록 즐겁게 놀던 유년시절이 지금 생각해도 너무 행복한 추억이었다고 말한다. 움집을 지어서 또래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나무타기, 냇가에서 물고기잡기, 수영하기, 사방치기, 달빛 아래에서 오징어 놀이, 놀다가 추워지면 지푸라기를 묶은 짚동거리 아래에서 친구들과 몸을 부비며 남은 햇빛으로 찬 기운을 녹이던 시절. 한편의 풍경화같은 모습이 이선자 관장님의 실제 모습이었다고 한다.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는 정말 꿈같은 일이 아닐 수없다. 청주에서 대학 시절을 보내며 지금의 남편을 만나 캠퍼스 커플로 연애를 하였고, 남편이 군대를 제대할 때까지 고무신 한번 거꾸로 안 신고 지조를 지켜 결혼에 골인. 어려서부터 꿈인 현모양처가 되어 한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로 성실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의 인생이란 어떠한 기회를 만나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법. 2007년 산남동 대원 칸타빌 2차에 입주하여 조용한 삶을 계속 영위하고 있었는데, 부녀회가 운영하던 도서관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도서관을 맡아 줄 사람을 찾게 되고, 이선자 관장에게 제의가 들어오게 된다. 한 두 권을 책을 빌려보던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집에서만 있었던 가정주부인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이 일을 2013년에 맡게 된다.

도서관을 맡고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요?
 “막상 들어와 보니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다른 도서관에서는 여러 가지 좋은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해 고민하고 있었어요.
 제가 평소 손으로 꼼지락거리는 일을 좋아하는 지라 청주 평생교육원에서 역사와 구연동화를 배우게 되었어요. 거기에서 너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 분들이 재능 나눔으로 우리 도서관에 오셔서 수업을 해주시기 시작했어요. 너무 감사한 마음에 저도 미약하지만 저의 재능을 나눠 드리려고 더 열심히 배우게 되었지요. 양말공예, 손뜨개, 전통놀이 지도자 자격증도 따면서 지금은 격주로 한 번 혜원복지관에서 수업을 가르치고 있어요. 세상에 내 말을 이렇게 경청해 주는 사람들이 또 어디 있을까 하며 전 감동받고 있어요. 요즘 그 시간이 저에게는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랍니다.”


 이선자 관장님의 사람 됨됨이와 재능을 익히 들어왔던 터라 호탕하고 일 벌이는 추진력이 높은 분, 한마디로 쾌활하고 활동적이며 외향적인 분이지 않을까 미루어 짐작했었는데 실제로 만난 그녀는 낙천적이고 초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소녀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분이란 느낌을 받았다. 또한 이러한 감성은 유년기 자연과 함께했던 그 감성이 그녀를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도심에서 자란 나에게는 그런 모습이 호기심과 동경의한 장면으로 여겨졌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이 특히 어린 시절은 이렇게 덜 문명화되고 자연을 충분히 즐길 수있는 환경이야말로 평생의 감성을 만들어주는 자양분이 될거라는 확신이 점점 많이 들어가고 있던 차였다.


도서관은 관장님에게 어떤 곳인가요?
“한 마디로 나만, 내 식구만 챙겼던 나를 위한 삶에서 다른 사람과 마을에 관심을 가지는 의식이 깨어나는 사람으로 변하게 해 준 곳이지요. 나의 첫 사회생활을 하게 해 준 직장과도 같은 곳. 도서관 일을 통해서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아지면서 내 삶은 활력을 찾았고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꽃차 만드는 수업을 듣고 있는데 다음 달 자격증을 따게 됩니다. 사찰음식 만드는 것도 배우고 싶고 커피, 차 너무너무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웃음이 묻어나는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 이선자 관장의 양말공예작품

관장님은 앞으로도 쭈욱 도서관에서 일하고 싶으세요?
 “아뇨. 몇 년 후면 남편이 정년을 하게 되요. 그 때 고향 가까운 곳으로 가서 공방을 곁들인 찻집을 열고 싶어요. 또 남편이 난 키우는 것을 좋아해서 그 일도 함께 해보고 싶네요.”
 

 그녀의 예상을 빗나간 대답에 오히려 난 기분 좋아짐을 느꼈다. 꿈꾸는 그녀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자라고 있음을 그런 그녀를 보면서 나의 시들었던 꿈도 다시 되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젊음과 늙음은 외관상의 모습이 아니라 꿈꾸고 있는지 꿈꾸고 있지 않은지로 구분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도서관을 통해 꿈을 꾸고 꿈을 찾은 이선자 관장.
 새해를 맞이하며 한 쪽에 묻어 두었던 자신의 꿈을 조심스레 끄집어내어 밖으로 활짝 펼쳐본다면 2019년 마지막 즈음 에는 꿈을 이룬 나를 만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그녀가 요즘 푸욱 빠져있다는 시 한 편으로 마침표를 대신하고자 한다.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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