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활동가 10명의 이야기 한마당

두꺼비마을공동체와 ‘나’ 마을활동가 10명의 이야기 한마당

지난 12월 6일 두꺼비생태문화관 2층에 두꺼비마을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름하여 ‘마을활동가 역량강화’ 사업. 우리는 ‘역량 강화(empowerment)’를 ‘외부로부터 받는 것’이라는 의미가 아닌 ‘자기 자신이 가진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것’으로 해석했고 서로 모여 내면의 ‘소리’를 나누기로 했다. △‘나’는 왜 마을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가 △‘나’의 참여로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된 것은 무엇인가 △마을 활동을 하면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는 △마을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사례, 혹은 자랑하고 싶은 내용 등등 다섯 가지 질문에 답을 하면서 말이다. 지 면 관계상 이들의 이야기를 모두 실기 힘들지만 발표회때 인상 깊었던 몇 대목과 사회자의 소감을 요약하는 방식으로 이날 좌담회의 분위기를 전한다. 두꺼비마을공동체 단체 소개도 간략하게 덧붙였다.

정리_조현국 편집장 사진_피원기 명예기자, 김동수 편집위원

황경옥 산남동작은도서관협의회장

▲ 황경옥 산남동작은도서관협의회장

산남동작은도서관 협의회는 산남동 8개 아파트 작은도서관관 두꺼비생태문화 관의 생태도서관 자원활동가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주요 활동가들은 각 작은도서관 관장님들이다.
2014년에 협의회를 결성하여 지금에까지 이르고 있다.
인상 깊었던 대목 : “마을에서의 구체적인 활동이 저를 조금 더 성장시키는 힘이 되었습니다.”
“누군가 무엇을 요청하면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잘 알지도 못하고 (마을 에서 직책을 많이 맡았다.) 그래서 제대로 하는 것도 없이 한 달에 한 번 돌아오는 회의는 얼마나 많은지, 게다가 성당에 서도 몇 개의 단체 활동과 임원을 맡고 있어 밤, 낮으로 바쁘게 뛰어 다니니, ‘남편은~ 독립운동 하러 다니냐? 밤이슬, 새벽이슬 맞고 왜 돌아 다니냐? 의원 출마는 안하냐?’ 하고 가끔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은 죄인이라 빚을 갚고 있는 중이라고 응수 하면서 계속 활동했다. 한 번은 통로에 사시는 분이 직업이 뭐냐고 항상 바쁘게 왔다 갔다 해서 궁금했다고. 그냥 제가 웃으며 논다고 했더니, 많이 의아해 하더라 구요. 그 이후에 마을신문에 종종 사진이 실리니, ‘좋은 일 많이 하신다’고 칭찬을 해서 쑥스럽기도 으쓱하기도 했답니다.”
사회자의 소감 : 황경옥 회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라디오 프로그램 ‘싱글벙글쇼’보다도 더 재미 있었다. 마을에 팟캐스트라도 있으면 함께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영이 산남행복교육공동체 대표

▲ 김영이 산남행복교육공동체 대표

산남행복교육공동체는 2018년 2월 6일 정식으로 출범식을 갖고 활동 시작하였고, 행복교 육공동체는 현재 31명의 마을 선생님이 활동하고 있다. 자발적 참여로 봉사를 위해 모인 분들이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2018년에 두꺼비마을신문과 함께 청주 행복교육지구 사업인 꿈자람 청소년동 아리, 지역인프라 사업을 진행했다.
인상 깊었던 대목 : “활동은 자긍심만을 가지기에는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거의 봉사로 이루어진다. 직업이 아닌데 직업인 처럼 일해야 하는 것이 힘이 든다.”
“마을공동체가 진통제 역할을 한다.
저는 올해 개인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 다. 우울불안으로 발전할 수 있었는데 마을 일을 벌려놓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참여했다. 시간이 갈수록 이 활동들이 위로와 힘을 주어 어려운 시간의 터널을 넘어 올 수 있었다.”
사회자의 소감 : 김영이 대표는 솔직한 마을활동가이다. 김영이 대표를 ‘보살’이라고 불렀다.
현실에 회향하여 대중을 위해 공덕을 쌓는 보살처럼 크고 작은 마을일에 활동을 하고 있다.

박미라 산남두꺼비생태마을아파트협회의 (산남부영사랑으로 입주자대표회장)

▲ 박미라 산남두꺼비생태마을아파트협회의 (산남부영사랑으로 입주자대표회장)

산남두꺼비생태 마을아파트협의회는 2008년 1월에 산남3지구 8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 모여 발족한 주민조 직이다. 발족후 마을의 현안을 공동으로 대응해 왔으며 마을공동체 형성에 노력했다. 그 고민의 하나가 바로 두꺼비마을신문 창간이었다. 현재 산남동 5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 모여 활동하고 있다.
인상 깊었던 대목 : “외로웠습니다. 갈등조정 프로그램을 듣고 해결책을 찾고 위로 받고자 했지만 그것마저도 시간이 안됐습니다. 좋아하는 만큼 버텼지만 버틴 만큼 초라해지고 그렇게 몸과 마음은 지쳐갔습니다.”
“마을공동체 일을 하면서 힘들었지만 행복한 때도 많았습니다. 새로운 세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 때문에 한동안 푹 빠져 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개인의 나로 있을 때는 엄두도 못 냈을 일들을 마을신문 일을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한테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했습 니다. ”
사회자의 소감 : 박미라 부영사랑으로 입주자대표회장은 마을공동체 전체에 걸쳐 있다.
두꺼비마을공동체가 하나의 씨앗에서 잎을 피우는 과정으로 봤을 때, 그녀는 두꺼비마을공동체가 한겨울을 보내는 시기 동안 온몸으로 견딘 주민활동가라고할 수 있다. 지금은 과연 봄을 맞이했는 가는 별도의 문제이지만 말이다.

김동수 산남동상가번영회 산남오너즈 대표

▲ 김동수 산남동상가번영회 산남오너즈 대표

산남동상가번영회 산남오너즈는 2014년 7월에 창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창립 발족식 후 초창기 에는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2016년 김동수 사무총장(현 대표)이 합류하면서 조직을 재정비하여 현재 186명(자문위원 포함)의 회원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인상 깊었던 대목 : “이익집단이라 불리며 영업목적에만 신경쓰는 기존 상인회의 이미지를 과감 하게 탈피한 산남오너즈가 차근차근 봉사활동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마을주민 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고 나아가 상인 들을 위해 주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 다. 상인들이 마을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것에서 상인과 주민들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 다.”
“산남오너즈를 재창립한 2016년 4월 이후인 그 해 여름철부터전 회원확보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신입회원 모집(?)에 혈안(?)이 되어 있었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회원 확충을 위해 매장을 방문하면 외판원 취급당 하며 문전박대를 당할 때도 있었어요.”
사회자의 소감 : 김동수 산남오너즈 대표는 상가회를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로 탈바꿈 시켜나가는 마을활동가이다. 상인회에 ‘봉사’ 와 ‘마을공동체’를 융복합하는 ‘조직의 달인’이 다. 그가 있어 산남오너즈는 친목단체에서 벗어나 상인의 눈과 마음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공익단체가 되었다.

이수영 (사)두꺼비친구들 교육간사

▲ 이수영 (사)두꺼비친구들 교육간사

(사)두꺼비친구들은 2003년도 청주 산남3지구 원흥이 마을에서 시작된 두꺼비살리기 운동을 계승하고, 두꺼비와 사람의 공존을 위한 녹색실험의 성공을 위해 청주 산남3지구 두꺼비생태공원과 주변 시가지 및 구룡산 일대의 생태환경 보전과 생태성 제고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며, 두꺼비생태공 원을 기반으로 한 생태교육의 체계화와 대중화를 실현함으로써 자연을 존중하는 가치관과 건강한 시민문화를 확산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건설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단체이다. 2007년에 창립되었으며 현재약 2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인상 깊었던 대목 : “두꺼비친구들은 청주시의 위탁을 받아 두꺼비생태공원과 문화관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두꺼비친구들은 2003년 청주 산남 3지구 원흥이마을에서 시작된 두꺼비살리기 운동을 계승한 환경단체로서 두꺼비와 사람의 공존을 위한 녹색 실험을 계속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두꺼비친 구들은 구룡산과 원흥이방죽 일대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청주시 나아가 대한 민국의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지속적인 운동을 꾸준히 계속 해야 한다.”
사회자의 소감 : 이수영 두꺼비친구들 간사는 ‘두꺼비를 닮은’ 젊은 활동가이다. NGO 활동가로서 결혼도 하고 생활도 해야 할 그가 ‘청주시 로부터 위탁받았지만 위탁연장에 연연해 하지 않고 구룡산과 원흥이방죽 일대의 자연환경을 보존해야 한다’는 말이 용감 하게 들린다. 사회변혁의 주체로서 환경 NGO 활동가들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김남운 두꺼비살림 이사장

▲ 김남운 두꺼비살림 이사장

두꺼비살림은 2014년 5월 30일에 설립된 마을의 로컬 푸드 매장이다. 지역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취지 로, 지역 먹을거리를 통한 마을공동체 실현이 목적이다. 조합원 108명과 네이버밴드 1600명이 공동 구매 형태로 도농교류를 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지역농산물 유통, 먹거리 체험, 지역사회 농산물 기부 등이 있다.
인상 깊었던 대목 : “청주시가 그 동안 지원해오던 전세보 증금 2억 5천만원을 회수하게 되어 매장이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가 찾아왔다. 여기저기 호소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산남동 지역주민과 농민, 시민사회가 7,000만원이라는 거금을 모금하였고 2016년 12월 지금의 자리로 확장 이전할 수 있었다. 두꺼비를 살리고자 노력했던 운동들이 조직된 소비자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자의 소감 : 김남운 이사장은 “몸은 문의면에 있지만 마음은 산남동 두꺼비마을에 있다” 라고 말했다. 고마운 말이다. 마을공동체 형성에 있어 중요한 건 적어도 두 가지, 즉 교육과 먹을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문의에서 영글어 가고 있는 마을공동체의 꿈을 두꺼비마 을과 나누고 있는 도-농 융복합 마을활동가이다.

박은경 두꺼비마을신문 청소년기자단장

▲ 박은경 두꺼비마을신문 청소년기자단장

두꺼비마을신문 청소년기자단은 2009년에 처음 시작한 제1기 어린이 기자단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산남 동작은도서관협의 회가 청주시 평생학습관, 교육부, 청주시 교육청 등과의 민관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더욱 활성화되었다.
인상 깊었던 대목 : “살기좋은 동네를 찾고 아이들 교육에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을 찾아왔는데 아이 들이 뛰어놀아야 할 운동장이 어른들의 이익논리에 희생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화가 났던 것이다.”
“마을의 변화된 모습은 어디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을까? 거리, 건물, 자연환 경?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이들의 성장 모습이다.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마을활동가로서의 어려움과 보람을 동시에 느끼며 두꺼비생태마을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온 동네 어른들이 나서서 아이들을 이끌고 있지만 언제부터 인가 그 아이들이 스스로 동네 어른들을 이끌고 있다.”
사회자의 소감 : 박은경 이사는 외유내강형 마을활동가 이다. 박 이사는 청소년 기자단 활동의 어려운 조건을 꿋꿋하게 버티면서 아이들을 위한 좋은 기획을 많이 제시하는데, 그원천은 아이들과 마을에 대한 사랑에 있는 것 같다. 박 이사는 마을의 ‘선생님’이 다. 온 마을의 아이들을 키워준다.

황은준 도시숲구룡산 클린마운틴 공동 대표, 산남동 통장협의회장

▲ 황은준 도시숲구룡산 클린마운틴 공동 대표, 산남동 통장협의회

산남동에는 39명의 통장들이 있어 마을공동체 분위글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산남동 통장협 의회는 쓰레기 무단 투기 지역을 아름다운 공원과 벽화로 만들어 청주 시민 실천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있다.
인상 깊었던 대목 : “항아리를 모으면서는 옹기 장사가 되어야 했고, 화분을 만들면서는 목수가 되어야 했다. 동산(공원)이 조성되기까지 많은 소품이 필요 했기에 소품을 모으는 과정에서 필요한 소품에 맞춰 내 자신도 변해야 했다.(……) 폐 항아리를 찾으러 관내 마을 구석구석 돌아다닐 때는 어떤 분이 고물장사냐고 말한 적도 있어 한바탕 웃은 적도 있었다.”
“이제까지는 통장님들이 하지 않았던 일들이었기에 말할 수 없는 아픔도 상처도 많았다. 통장님들이 각자 통에서의 역할에서도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 사업을 하면서 통장님들과 마찰도 있었다. 그렇 지만 누군가는 시작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내가 앞장설 수밖에 없었다.”
사회자의 소감 : 황은준 통장협의회장이 합류해준 건 두꺼비마을공동체로서 대단히 의미심장한 일이었다. 황 회장을 통해 구 산남동과의 관계 형성에 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 화답으로 산남동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내년 신년인사회 때는 오늘 참석했던 마을활동가들 모두 참석하기로 했다.

이명주 두꺼비마을신문 부편집장

▲ 이명주 두꺼비마을신문 부편집장

두꺼비마을신문은 2009년 1월에 창간되어 현재까지 발행되고 있는 전통있는 마을 신문이다. 두꺼비마을 공동체간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 현재 매호 7,000부 발행되어 마을의 아파트, 상가, 기관 등지에 배포되고 있다.
인상 깊었던 대목 : “저는 그저 마을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누군가의 희생으로 탄생된다는 것을 알았고 힘들다는 말에 덥석 한 꼭지를 맡았을 뿐이었죠. 편집회의를 참여하면서 ‘우리도 퀴즈 만들어요~ 독자들 이야기 들어봐요’ 라는 아이디어를 내며 또 한 꼭지를 맡게 되었습니다. 마을신문으로 보내오는 파이팅! 문자들과 6년간 상품권을 전해주며 만났던 애독자들의 응원이 또 나를 버티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사회자의 소감 : 이명주 두꺼비마을신문 부편집장이 공식석상에서 발언한 건 ‘6년 동안의 마을신문 활동 중에’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이 부편집장은 특유의 ‘감성’으로 마을신문 구성원들의 관계를 풀어주는 감성적인 주민활동가이다.

이은자 도시숲구룡산 클린마운틴 공동대표

▲ 이은자 도시숲구룡산 클린마운틴 공동대표

‘도시숲 구룡산 클린마운틴’은 2018년 5월에 발족한 신생 주민조직이다. ‘사회적 협동조합 두꺼비마을’이 마을공동체 활성화 및 마을의 생태 환경 보존을 목적으로 민관협력 프로젝트로 출범을 주도했다. 현재 3명의 공동대표와 2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제4 회 충북 공익활동 사례발표회에 참가하여 ‘협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인상 깊었던 대목 : “만나는 사람마다 본업은 언제하느냐는 질문을 받을때 난처하면서도 재밌다.”
“구룡산 청소와 복원에도 힘쓰고 있으며 두꺼비마을신문·산남오너즈와 쓰레기 문제에도 신경쓰고 있다.”
사회자의 소감 : 이은자 공동대표는 봉사왕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니는 주민활동가이다. 묵묵히 봉사에 앞장서 올해 마침내 상복이 터졌다.
이 대표는 자신의 이야기에서 ‘유관순 열사’를 언급했다. 생각해보니 유관순 열사의 시대정신이 ‘독립’이었다면 지금의 시대정신은 이대표가 추구하는 ‘마을공동체’와 ‘환경’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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