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반찬김밥

혼밥, 혼술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밥 먹겠다고 혼자서 무슨 청승인가 하는 시선으로 본다면 당신은 이미 기성세대(The old generation).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갖춰서, 남들의 시선은 개의치 않는다. 내가 좋아하고 원한다면 그것이 바로 나의 라이프 스타일. 이것이 2018년 신인류의 모습이다. 엄마들도 변했다. 외식은 특별한 날 특별한 음식을 먹기도 하지만 한 끼 편하고 쉽게 먹으려는 쪽이 더 주를 이룬다. 게다가 집밥 하면 상징되는 여러 개의 소박하지만 질리지 않는 반찬들 멸치볶음, 계란말이, 각종나물, 잡채, 쇠고기국 등등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속하게 우리 식탁에 대령할 수 있다. 그러나 반찬이라고 다 같은 반찬은 아니다. 좋은 재료와 양념, 신선하고 위생적인 공정, 거기에 먹음직스러운 비주얼과 맛깔 나는 맛까지 보장한다면 제 아무리 주부9단이라도 현관문을 박차고 나갈 것이다.

 

 

맛깔반찬김밥에 대한 나의 소문과 첫인상은 반찬가게야? 김밥집이야?

취재의 기회가 생겨 처음으로 맛깔의 문을 두드렸다. 김대현 박은옥 부부 사장님이 환하게 웃으면서 맞아 주시는데 그분들의 선한 첫인상에 난 이미 반해버렸다.

동탄 신도시에서 6년이 넘게 맛깔반찬김밥가게를 하신다. 상당히 장사가 잘 되는 소위 대박집. 그전에는 뭘 하셨냐구? 대현사장님은 카센터. 은옥사모님은 10년 동안 학교급식 조리장. 남편분의 갑작스런 목디스크 진단과 수술을 앞두고 아내와 집안의 생계가 걱정되어 아내가 잘하는 요리 능력을 살릴 수 있는 가게를 덜컥 계약하시고, 부부가 함께 새로운 동업을 하게 된다. 음식에 문외한 이였던 대현사장님은 은옥사장님의 가르침에 장을 보시고 김밥을 싸시면서 목디스크가 자연 치유되시고 반찬과 김밥에는 베테랑 전문가가 되셨다. 문득 고향이 그리워 2018년 4월에 동탄의 가게를 접고 6월 이 곳 산남동에서 같은 상호 같은 메뉴를 가지고 맛깔반찬김밥을 오픈하신다. 공기가 맑고 오며가며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어 너무 행복하시다는 사모님의 수줍은 미소. 고향의 푸근함이 좋고 지인 분들이 있어 이곳에 자리 잡는 게 어색하지 않았으나 아무래도 예전 상권 같지 않아 매출을 걱정이 된다고 하시면서도 얼굴의 미소는 여전하신 바깥사장님. 인간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다. 희로애락(喜努哀樂)이 롤러코스터처럼 우리 인생에 펼쳐져 있다. 우리는 그저 매순간 최선의 방법을 찾아 헤쳐 나간다. 이 또한 지나가리 그리고 좋아지리라 하는 희망을 가지고……

 

 

진미채와 꼬막무침 고등어조림이 맛깔의 베스트반찬. 취재 중에 어떤 손님이 꼬막무침을 싹쓸이 해 가신다. 육개장을 사가야지 하고 여쭤보니 오늘은 다 나갔단다. 그러면 어떠랴 다음에 다시 오면 되지. 매일 7시 문을 여시고 9시에 문을 잠그신다. 연중 휴무는 없다. 단 명절은 문을 닫으신단다.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반찬 가짓수, 명절날 전은 불티나게 팔리니 미리 예약 선점하시길 대보름 오곡밥과 묵은 나물들 내년을 꼭 기약해 본다. 아참 김밥이 짜지 않고 단백 하니 맛 참 좋았다.

두 분 사장님이 산남동에서 오래오래 머무르시길, 산남동 속 가게 사장님들 힘내시라 응원해본다.

위치: 청주시 서원구 산남로 45(산남동840) 103호 // 연락처: 043)298-0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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