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일 가수 박상민씨가 우리동네에 있는 청주서원노인복지관에서 주최한 ‘노인의 날’ 경로행사에서 노래를 불러 화제 다. 어떤 사연일까 궁금했다. 알고 보니 박상민씨의 모친이 산남부영사랑으로 아파트에 살고 계신데 모친이 회원으로 있는 노인 복지관에서 주최한 행사에 재능기부로 노래 했던 것이다. 훈훈한 뒷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가수 박상민씨의 모친 송병인 여사를 만나러 갔다.

▲ 박상민씨 모친 송병인 여사(가운데, 81), 좌측이 이명자(81) 어르신, 우측이 박복례(83) 총무님

10월 26일, 오전 산남부영사랑으로 아파 트 경로당 문을 열고 들어가니 어르신들이 반겨주셨다. ‘박상민’이라는 이름을 꺼내자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는 분, 바로 모친 송병인 여사였다.
“상민이는 어려서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 했지. 지 아버지를 닮은 것 같아요. 상민이 아버지가 음악을 어찌나 좋아했던지 집에 장구가 세 개나 있었어. 남들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해서 별명이 ‘풍류 박’이었어요.

그리고 지 아버지가 남을 조용하게 돕는 걸좋아했는데 그것도 닮은 것 같아. 주례를 100쌍 이상 서 주었는데 돈은 절대 받지 않았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경로당 어르신들이 맞장 구를 치신다. “맞아요. 박상민씨가 아파트올 때마다 경로당에 와서 인사를 하고 과일 같은 걸 잔뜩 사 가지고 와서 회원들에게 나눠줍니다. 얼마나 착한지 몰라요!” 어머님 말씀으로는 박상민씨는 부산이나 대구 등남쪽으로 공연 갈 때는 청주를 들려서 가는데 경로당도 빼놓지 않고 다녀간다고 한다.
어머니에게 아들 박상민은 ‘조용하게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사람’이었다. 이번 복지관 공연도 그런 박상민씨의 품성에 기인했 다. 어머니와 친구분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 주고 싶었으나 쑥스러워서 노래할 기회가 없었던 박상민씨. 그런 그에게 ‘노인의 날’ 행사는 자기의 효심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훈훈한 소식. 청주 오면 경로당에 들려 인사하던 가수 박상민씨가 노인의 날 공연한다는 소식을 들은 산남부 영사랑으로 경로당 회원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그를 위해 현수막과 피켓과 꽃다발을 준비해서 공연날 선보였던 것. ‘효자 가수 박상민’이라는 문구는 어르신들의 진심이었 다.

노인의 날 노인복지관에서 벌어진 훈훈한 풍경은 인심 좋고 사이좋고 서로 배려하는 마을공동체가 일구어 낸 풍경이 아닐 수 없다.(산남사랑으로 경로당 분위기는 화목한 가족 분위기다!) ‘반의지희(斑衣之戱)’, ‘부모 님을 기쁘게 해주려고 나이 든 자식이 색동 옷을 입고 재롱을 피운다’는 뜻이다. 인심 가득한 산남동에서 가수 박상민씨는 ‘반의지 희’의 효도로 모친뿐만 아니라 마을 어르신 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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