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어마어마한 폭염은 인류에 대한 지구의 엄중한 경고가 본격화되었음을 알리는데 충분했습니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 위기에 처한 북극곰을 살려야 한다는 그동안의 메시지들이 머나먼 북극의 문제가 아니라 곧 우리의 문제로 가깝게 다가오고 있음을 비로소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기후과학자들은 말합니다. 북극과 남극을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빙하가 거의 다 녹는다면 해수면은 약 7m 상승할 것이고, 해안가에 거주하는 인류의 1/4은 그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그리고 바다 수온 상승으로 해류 순환이 바뀌며 태풍과 허리케인의 빈도와 강도는 더 심해질 것이고, 이번 여름과 같은 폭염은 갈수록 심해지고, 겨울의 한파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기후안정 성이 무너져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사태, 그리고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안타깝 게도 기후과학자들은 그 시기를 2030년으로 내다보고 있습 니다. 지금으로부터 12년쯤 후의 일입니다. 코앞에 다가온 미래이지요.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메시지에 이제 진지 하게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동안 첨단과학과 문명의 이기에 의존하며 살아온 우리 사회의 패턴에 근본적인 변화가 와야 함을 인식할 때입니다.
기후변화 못지않게 원전의 문제도 심각합니다. 7년 전인 2011년 터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아직도 수습이 안 되고 있습니다. 방사능 오염을 수습하는데 앞으로 몇 십년을더 보내야 합니다. 원전은 한마디로 말해서 전기를 만드는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세계 5대 원전 보유국인 우리나라는 그동안 은폐된 크고 작은 원전사고만 해도 수십 건이 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무사한 것은 하늘이 우리를 돕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 니다. 단 한 번의 사고로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원전은 우리가 손쉽고 풍요롭게 쓰는 전기의 참혹한 이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에너지의 문제는 미래사회를 좌우하는 중요한 키워드입니 다. 우리 삶에서 에너지는 편리함과 윤택함의 의미를 넘어서야 합니다. 그것은 안전해야 하며, 지속가능해야 하고, 정의 로워야 하며, 모든 생명에게 이로워야 합니다. 그래야 지속 가능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 에너지다소비 지역인 서울은 원전도 화력 발전소도 없지만 서울시 차원의 원전하나 줄이기 운동을 5년 넘게 꾸준히 전개한 결과 100여개의 에너지자립마을이 만들 어졌습니다. 에너지자립마을은 내 집 지붕에 태양광을 올려 놓는 게 전부가 아닙니다. 에너지 저소비, 즉 절약을 기본으로 해야 하고, 에너지효율을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합니 다. 이것이 에너지전환을 갖추는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합니 다. 그런데 이것은 나 혼자만의 의지로는 어렵습니다. 집단의 힘, 마을 주민들의 의지들이 계속 확인되고 모아지는 과정에서 비로소 조금씩 정착되는 것입니다.
태양광 설치도 전기요금에 보탬이 되려고, 또는 전기를 펑펑 쓰려는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어떤 방향과 목적으로 태양광을 설치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의논이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에너지자립마을은 공동체의 힘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두꺼비마을에서 시작한 ‘친환경 마을만들기’ 5회 분량의 강의와 체험, 워크숍은 이런 두꺼비마을 공동체의 또 다른 도전과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친환경마을이란 깨끗하고 생태적인 것을 넘어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공간, 그것의 가치를 심어주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두꺼 비마을 공동체는 이 모든걸 거뜬히 해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에너지전환은 즐거워야 하고 가능하다는걸 보여주어야 합니다. 10월 9 일 태양열조리기로 여는 해바라기식당 에서 우리 즐겁게 만납시다.

▲ 정호선(환경강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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